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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좋은 찻집 디플라워

2017-01-19

맛집 상당구


풍경 좋은 찻집 디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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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정말 좋은 곳을 알고 있는데, 한 번 가볼까?”도심의 풍경이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오랜만에 만난 선배와 차 한 잔을 마시는데 문득, 뜻밖의 제안을 한다. 선배의 그 말은 ‘지금도 좋은데, 다시 차를 마시러 갈 만큼 좋은 장소’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선뜻 따라간 곳은 의외의 장소였다. 이곳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숨겨진 카페였다. 청주에서 ‘효촌’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좌측 상가 방면에 ‘푸른 칼국수’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곧바로 좌회전해서 들어가야 했다. 공군사관학교 후문이 있는 뒷길로 가는 길은 좁고 험했다. 그렇게 한 10여분을 달려오니, 언덕배기에 아름다운 카페 <디 플라워>가 등장한다. 주변이 아직 개발이 덜 된, 삭막한 분위기 속에 유독 <디 플라워>는 군계일학의 풍경으로 빛난다. 그야말로 지저분한 연못 속에 고고하게 핀 한 떨기 연꽃처럼 고아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카페인지 디자인 사무실인지 분간이 쉽지 않다. 하얀 건물 옆에 꾸며놓은 작은 쉼터도 인상적이다. 그네와 안락의자, 원색의 파라솔 등은 이국적 풍광마저 상상하게 만든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누구나 감탄하게 되는 일성은 “정말 이름 그대로 플라워 카페네?”라는 것이다. 카페 천정에는 수천 송이 장미꽃이 방문하는 고객들을 환영한다.
커피 & 브런치 <디 플라워> 김혜정 대표는 “오시는 손님들이 많이 물어봐요. 이런 꽃과 연관된 장식품을 직접 만들었는지. 제가 미대를 나왔어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이런 소품들을 꾸미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며 “여기 있는 모든 장식품은 모두 손수 만든 것”이라고 말한다. 카페를 둘러보다보면, 구석구석 허투루 된 공간이 하나도 없다. 그만큼 섬세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흔히 놓치지 쉬운 작은 공간까지 꽃과 연결된 소품과 아이디어는 저절로 감탄사가 새어나온다.



그린티카페라떼(6천원)와 아메리카노(4천원)를 주문했다. 히말라야 산등성 위의 눈처럼 햐얗고 푸른 거품이 잔 위에 일렁이는 ‘그린 티’는 색상과 향기의 조화가 그지없이 고급스러웠다. 달콤한 맛과 쓴 커피의 조화는 아포카토를 연상시켰다. ‘천국과 지옥의 맛’이라고 했던 아포카토처럼 묘한 궁합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담백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눈을 들어 창밖을 보니 멀리 산들이 겹겹이 펼쳐져 있다. 풍경 좋은 장소에서 누군가와 차 한 잔을 나누는 것은 일상의 행복이다. 그만큼 공간과 맛이 엮어내는 관계는 또 다른 삶의 에너지를 안겨준다. 차 한 잔을 나누다보면 미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상대방의 눈을 보며 마음을 나누게 되기도 한다. 차 한 잔 마시는 것이 때론 밥값보다 비쌀 때가 있다. 하지만 주는 이로 하여금 아깝지 않고, 마신 이로 하여금 부담스럽지가 않다. 이런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에는 정(情)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디 플라워>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는 4천원이다. 카페모카, 바닐라라떼, 카라멜마끼야또는 5천5백원이다. 스페셜티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3만원이다. 점심때는 브런치도 한다. 목살스테이크 1만5천원, 프렌치토스트 1만3천원, 삼겹스파게티 1만3천원이다. 위 3가지 브런치를 시키면 아메리카노는 무료다. 닭가슴살 샐러드 1만2천원, 베이글샌드위치 1만1천원이다.

-디 플라워 / 010-5174-3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