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해졌다, 술 마시러 가자 마포이모네

2017-01-24

맛집 청원구


해졌다, 술 마시러 가자 마포이모네
''







    포장마차의 전설이 살아있다. 무려 35년을 이어온 포장마차의 손맛과 인정이 그대로 뭉근하게 남아있는 곳. 세월의 흔적이 차분하게 묻어 있는 아지트가 있다. 수만 번의 비를 맞고 바람을 맞아 녹슨 것처럼 자연스럽게 빛바랜 매장의 풍경은 그대로 박물관처럼 보였다. 바로 내덕동에 위치한 <마포이모네>다. 세월의 흐름이 그대로 정지된 듯한 이곳에 마포이모 윤영화(60) 대표가 여전히 바람처럼 찾아오는 오랜 단골들을 반긴다. 마포이모네의 대표적인 메뉴는 매운 만두전골과 닭발이다. <마포이모네>의 만두는 충청도 특유의 삭힌 고추를 넣었다. 고추의 알싸하면서도 탁 퍼지는 향이 온 몸을 파고들어 마침내 머리까지 짜릿해진다. <마포이모네> 윤 대표는 “충청도식 고추만두는 되도록 많은 속을 집어넣어야 된다.”라고 말한다. 그 말처럼 만두는 통통하다. 그 만두를 갖은 양념과 두부, 파, 어묵 등을 넣고 보글보글 끓여내면 <마포이모네> 고추만두전골이 완성된다.
 


겨울, 속 풀이로 최고인 만두전골 “겨울에는 속 풀이 할 때, 최고입니다. 소주 한 잔과 함께 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죠.” 10년 단골이라는 K(53·봉명동)씨는 <마포이모네>마니아다. 그는 “이곳은 기본적으로 맛도 좋지만, 언제나 반겨주는 이모의 모습을 통해 삶의 위안을 느낍니다.”라며 “쉽게 변하는 세상에서 바위나 나무처럼 한곳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주셔서 고맙고 행복합니다.”라고 말한다. 뭉근하게 끓여낸 고추만두전골이 침샘을 자극한다. 만두는 앞 접시에 꺼내 숟가락으로 딱 반을 잘라 먹어야 제 맛이다. 그렇지 않으면 입천장을 데기 쉽다. 살짝 국물을 얹어 먹으면 알싸하게 씹히는 맛과 함께 매운 기운이 온 몸을 점령한다. 겨울, 뜨끈한 만두 한 접시는 행복하다. 속 꽉 찬 복주머니다. 어머니의 손맛이 몽글몽글 생각하는 추억을 돋구어 매운 기운과 함께 눈물도 찔끔 난다. “고추만두전골에 매운 닭발 한 접시면 소주 안주로 이만한 것이 없어요.” 음식을 먹는 중에도 단골들은 끊임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일상을 함께 지낸 가족처럼 스스럼없이 안부를 묻고 농담을 건넨다. 특별히 주문을 하지 않아도 무얼 시킬지 안다. 알아서 안주를 척척 낸다. 똥집, 닭발, 오징어볶음, 어묵탕, 계란말이, 고등어구이 등 천 가지 만 가지 안주다. 벽면은 붉은 마대자루로 된 포장마차 덮개가 장식되어 있다. 깨알 같은 글씨부터 커다란 매직글씨까지 다양하다. 자세히 보면 사랑의 맹세부터 우정, 삶, 낭만, 슬픔, 원망 등의 인간사 희로애락의 사연들이 세월의 흔적을 담아 화석처럼 켜켜이 쌓여 있다.
 


이모가 해주는 것은 무조건 맛있다 이곳 <마포이모네>의 역사는 15년이지만, 그 전까지 거슬러 가면 무려 35년 야식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맨 처음 구 MBC 방송국 앞에서 포장마차를 할 때, ‘청풍명월’이라는 이름으로 했어요. 딱 우리가 가운데 있었죠. 양 옆은 ‘못잊어’와 ‘추억집’이었어요. 메뉴는 홍합, 닭갈비, 메추리, 국수, 우동, 김밥, 꽁치구이, 고갈비 등이었지요. 지금 여기 메뉴는 모두 그때의 그 맛입니다.” 술꾼들 사이에 소문이 난 <마포이모네>는 지금의 내덕동 매장에서 15년째 운영하고 있다. 과거 포장마차 <청풍명월>에 이어 다시 <후포횟집>으로 이어진 맛의 명맥이 결국 <마포이모네>로 이어진 것이다. <마포이모네>의 시작은 무심천 둑길에 밀집되어 있던 포장마차 촌(村)에 입주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단골들이 윤 대표를 알아보고 다시 입소문이 나면서 정겨운 ‘이모’가 되었다. 그러다 비로소 현재의 내덕동 <마포이모네>가 되었다. 단골손님이 느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그것은 사람 마음의 맛이기도 하다.



<마포이모네>는 맛과 사람이 있어 찾아온다. 그래서 늘 이모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다. 맛과 정으로 이어 온 삶이다. 그래서 단골들은 말한다. “이모가 해주는 것은 무조건 맛있다.” 이 절대적 신뢰는 음식의 맛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맛있는 음식이란 다분히 주관적이다. 다만 여기에 사람의 정(情)이 듬뿍 들어갈 때, 주관적 맛을 뛰어 넘어 절대적 음식으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마포이모네>의 대표적 메뉴는 고추만두전골과 닭발이다. 여기에 국수와 주먹밥도 단골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명품 메뉴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여기저기에서 4천원짜리 국수 한 그릇 먹기 위해 음식 값의 두 배의 택시비를 지불하고 기꺼이 찾아온다. “우리 <마포이모네>문지방 세 번만 넘으면 단골이 된다.” 오랜 세월이 안겨준 마포이모의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메뉴 구성도 정겹다. 큰이모세트(뼈 없는 닭발+똥집+주먹밥+계란말이) 3만2천원이다. 작은이모세트(닭발 2인+주먹밥+계란말이) 2만5천원, 막내삼촌세트(어묵탕+군만두) 2만2천원이다. 조카세트(오징어볶음+군만두)는 2만원이다. 곱창전골 2만원, 낙지볶음 1만8천원, 오징어볶음 1만8천원이다.

-마포이모네 / (043)255-4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