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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밥도둑, 고등어구이

2017-02-06

맛집 상당구


겨울철 밥도둑, 고등어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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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둑어둑하게 해가 지면 도시의 뒷골목에는 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한참 배고플 때, 그 고등어 구이냄새는 강렬한 유혹이었다. 냄새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즐비하게 늘어선 고등어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약 10년 전, 충무로 뒷골목의 고등어구이집들은 유명했다. 대부분 가게 앞에서 연탄불을 피워놓고 석쇠에 구웠다. “청주에서 그래도 고등어구이는 최고야.” 맛있는 고등어구이라고 극찬한 선배는 정작 애매하게 위치를 가르쳐줬다. 그래서 몇 번이고 지나쳐왔다. 이유는 자명했다. 고등어구이 집 간판이‘고향뼈다귀(찜)백반 해장국’이라고 되어 있으니 고등어구이집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손님들은 뼈다귀해장국과 생선구이를 주로 주문하고 있었다. 굳이 간판에 내세우지 않아도 생선구이백반을 먹기 위해 오는 손님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알음알음 입소문이 난 탓이리라.



상상했던 것보다 커다란 고등어구이를 한입 베어 물었다. 뜨거운 고등어 육즙이 입속으로 스며들면서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헤엄쳤다. 행복한 맛이었다. 뜨겁고 짭조름하던 고등어구이는 오늘과 같이 매서운 추위에 가장 어울리는 음식이 아닐까. 가장 간이 맞는 음식이란 생각도 들었다. 정성스럽게 구운 고등어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먹으면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밥상은 없다.



‘겨울 고등어는 며느리도 안 준다.’ 제철 고등어는 지방 함량이 높아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짭조름하고 구수한 고등어의 기름진 살과 만나면 부드러운 맛이 한층 풍부해진다. 고등어는 예로부터 대량으로 어획이 가능해 값싸고 흔히 먹을 수 있는 서민 생선의 대표 주자였다. 고등어와 같이 기름진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전체의 60%가 지방으로 이뤄진 뇌에 오메가3는 필수적인 성분이다. 감정과 기억, 집중력을 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원활히 생산될 수 있게 한다. 그 밖에 염증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 된다. 특히,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어는 연어나 참치 같은 다른 기름진 생산보다 수은이 적으므로 더욱 먹기 좋은 음식이다.

 

이 집 고등어구이백반은 단출하게 차려내니 가격도 저렴하다. 그렇다고 부족한 밥상인가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3~4가지 기본 찬과 국, 그리고 된장찌개가 고등어구이와 함께 나온다. 고등어구이도 맛있지만, 토속적인 된장찌개가 별미다. 시원하면서 들척지근한 맛도 인위적이지 않아서 좋다. 밑반찬도 어묵볶음, 파래무침, 시금치, 말린 호박무침, 멸치볶음, 김치 등이 나왔다. 요 근래 들어와 가장 든든하게 먹었던 밥집이었다. 용암동 롯데마트 뒤쪽 상가 쪽에 위치한‘고향뼈다귀(찜)백반 해장국’집은 생선조림백반이 6천원, 생선구이백반 6천원, 김치뼈찜백반 7천원, 뼈해장국 7천원, 닭찜이 6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