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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입맛 다시다 -구이구이쪽갈비

2017-02-08

맛집 서원구


겨울, 입맛 다시다 -구이구이쪽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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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행에 민감 한 것은 패션만은 아니다. 음식도 유행을 탄다. 한때 돼지‘쪽갈비’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여기저기‘쪽갈비’를 메뉴로 음식점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신기할 정도로 바람처럼 왔다가 소식도 없이 자취를 감춘 매장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묵묵히‘쪽갈비’를 메인 메뉴로 3년 동안 한자리에서 여전히 인기를 구가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쪽갈비’매장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서원구 산남동에 자리 잡은‘쪽갈비’전문점 <구이구이쪽갈비>다. 주변 상가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다른 곳은 안차도 이 집에는 손님이 찬다.’ 이 집의 매력과 비결이 궁금하다. 산남동 <구이구이쪽갈비> 김민수 대표는“처음에는 지금처럼 장사가 잘 되지는 않았다. 처음 7개월은 고전했다. 고객이 늘어나게 된 원인은 정직한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뭘 쓰는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정직함으로 승부했다. 무엇보다 손님들이 맛을 통해 더 잘 안다. 우리는 조미료를 최대한 쓰지 않고 갈비 본연의 맛에 천연양념을 사용해 차별화된 맛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동장군이 한반도 전역을 점령했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든다. 퇴근 무렵, 시린 손을 비비며 사람들이 약속장소로 몰려간다. 저녁 7시가 되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가득하다. 이 집의 인기메뉴는 단연‘쪽갈비’다. ‘쪽갈비’는‘조각낸 돼지 등갈비’를 의미한다. ‘쪽갈비’는 뼈에 붙은 살을 발라먹는 것이 별미인 음식이다. 돼지 한 마리에 나오는 양이 1.2kg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같은‘쪽갈비’라도 여성들이 많이 선호하는 메뉴는 치즈가 얹어진‘치즈쪽갈비’다. 마치 눈 덮인 설원에 군데군데 박힌 노란 옥수수 알갱이들과 붉은 토핑은 미지의 발자국마냥 신비로웠다. 설원의 끝자락에 담장처럼 우뚝 선 형체는 먹음직스런‘쪽갈비’였다. 두 가지로 나뉜‘매운쪽갈비’와 일반‘쪽갈비’였다. 일반‘쪽갈비’는 잘 구워진 갈비 살이 갈비뼈에 의지한 채, 탐스런 과실처럼 침샘을 자극했다. 육즙이 잘 보존된 갈비 살이 입안에 들어오자, 화한 느낌의‘쪽갈비’특유의 맛이 매섭게 몰려왔다. 매운 맛이되, 시원하면서도 상쾌한 맛이었다. 거부감이 없는, 그러면서 먹고 나면 화학조미료 맛으로 개운치 않은 맛은 깔끔하게 제거된 느낌이었다. 반면‘매운쪽갈비’는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매웠다. 그럴 즈음 접시바닥에 펼쳐있던 치즈를 돌돌 말아 입에 넣으니 매운 느낌은 금방 가셨다. 치즈의 고소하면서 달콤한 맛이 매운 맛을 감싸 안아 조화로운 맛을 새롭게 창조해낸다. “진짜, 치즈와‘쪽갈비’가 이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다.”
함께 온 지인 P(42·남)씨는 그 맛에 빠진 듯, 손놀림이 바빠졌다.
 

   
    <구이구이쪽갈비>의‘쪽갈비’는 굽는 방식만 놓고 보면, 서양의 바비큐와 닮았다. 바비큐는 간접 열을 이용해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조리하고 훈연을 통해 고기에 스모키한 향이 배도록 하는 요리법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이 나무 그릴을 이용해 조리하던‘바바코아’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바비큐는 바비큐 피트(barbecue pit) 안에 고기에 직접 닿지 않게 불을 피우고 나무 조각을 태워 훈제향이 배도록 천천히 조리해 질긴 부위도 연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 남부 지역에서 특히 많이 먹는다. 바비큐소스와 훈제에 사용하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바비큐의 맛은 크게 좌우된다. <구이구이쪽갈비>의‘쪽갈비’를 익히는 연료는 특이하게 야자나무 압축 탄을 쓴다. 화학탄이 아닌 자연 탄이다. 특유의 스모키 향기가 좋다. 애초에 그릴에서 100% 익힌 고기를 다시 야자나무 숯불에 익혀 먹는다. <구이구이쪽갈비>에는‘쪽갈비’말고 또 다른 특별한 메뉴가 인기를 끈다. 바로‘김치손수제비’다.



     ‘쪽갈비’와 어울리는 메뉴가‘수제비’라고 제안하면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 집‘김치손수제비’는 의외로 손님들 사이에서 꽤 정평이 나있다. “손님들이 기본으로 많이 찾는다. 국내산 김치와 멸치를 원재료로 국물 맛을 낸다. 좋아하는 고객들은‘옛날 어머니가 해주시는 수제비 맛’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찰기를 위해 늘 직접 손으로 반죽을 한다.” 김 대표가 직접 반죽해서 낸다는 수제비는 의외로 쪽갈비와 궁합이 잘 맞는 느낌이었다. 얼큰한 국물과 함께 떠먹으면서 수제비 특유의 담백함이 기름진 고기의 느끼함을 적당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산남동 국민은행 뒤편에 있는 <구이구이쪽갈비>는 혼잡한 산남동 번화가에 위치해 있지만,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하다. 약 30대 정도 들어간다. 영업은 오후 4시부터 새벽2시까지 한다. <구이구이쪽갈비>의 쪽갈비(1kg)는 2만7천원, 매운쪽갈비는 2만8천원이다. 치즈쪽갈비는 2만9천원, 반반쪽갈비는 2만8천원이다. 김치손수제비는 5천원, 도시락은 3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