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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음식을 꿈꾸게 만드는 집

2017-03-02

맛집 상당구


신선한 음식을 꿈꾸게 만드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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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룽국’이란 말은 꽤 낯설다. 어린 시절 충청도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익숙한 말이라고 한다. 바로 ‘칼국수’를 충청도에서는 사투리로 ‘누룽국’ 혹은 ‘누른국수’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밀가루 반죽을 그대로 눌러 만든 충청도식 칼국수다. 용자(龍子)제면소에서는 충청도의 옛 전통방식을 그대로 전수해 만든 칼국수를 손님에게 내고 있다. 용자제면소의 입구와 간판은 절묘하게 전통과 현대를 잘 섞어 세련미가 돋보인다.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중앙에 위치한 작업실이 용자제면소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사방에 유리면으로 되어 있어 모든 손님들이 보는 가운데 요리사가 직접 밀가루로 반죽하고 칼로 써는 모습을 생생하게 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현장감은 손님들에게 묘한 신뢰감을 안겨준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모든 음식은 신선할 것이라는, 그리고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남다른 맛을 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집 만두는 근래에 먹어본 만두 중 최고였어.”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런 말을 듣고 달려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용자(龍子)제면소의 주요 메뉴는 칼국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워낙 만두에 대한 소문이 강렬했던 탓에 칼국수와 만두를 동시에 주문했다. 점심이라고 하기엔 이른 11시 경이었지만 의외로 손님들이 좌석을 메우고 있었다. 12시가 넘은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서 먹는다는 말이 결코 허황된 말이 아니었다. 칼국수에 앞서 만두가 나왔다. 둥근 채반에 담겨져 나온 만두는 나뭇잎 모양에 통통하게 살이 올라있었다. 뜨거운 김을 뿜어내는 만두의 반을 가르자 다양한 색의 만두소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입 베어 물자, 매운 기운이 입안을 감싸 안았다. ‘얼큰한 김치 만두’라고 하는 편이 적절해 보였다. 잘 숙성된 김치와 삭힌 고추가 조화를 이뤄 개운한 맛을 탄생시켰다. 느끼한 맛이 없어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맛이다. 깔끔한 인테리어는 모던한 기운을 뽐내지만, 만두 맛은 전통의 맛을 고수한 느낌이다.



    만두는 원래 중국 음식으로 제갈량에 의해 생겼다. 제갈량이 남만 정벌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노수라는 강가에서 심한 파도와 바람으로 인해 발이 묶이고 말았다. 사람들은 노수에는 황신이라는 신이 사는데 그 신이 노한 것이니 마흔아홉 사람의 목을 베어 강에 던져야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억울한 생명을 죽일 수 없었던 제갈량은 밀가루로 사람의 머리 모양을 만들고 그 안을 소와 양의 고기로 채워 황신에게 제물로 바쳤다. 얼마 후 노수는 잠잠해졌다. 남만인들은 제갈량이 바친 음식 때문에 잠잠해진 것으로 생각하여 '기만하기 위한 머리'라는 뜻의 '만두(饅頭)'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만두에 이어 용자 칼국수가 등장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음식을 담고 있는 깔끔하고 세련된 그릇이다. 모든 용기에 ‘용자’라는 마크가 선명히 박혀있어 자부심을 드러낸 듯 했다. 쑥갓과 통깨가 칼국수 가닥의 화관인 양 머리에 얹었다. 진한 참기름 냄새가 강렬한 식욕을 자극한다. 가느다란 면발과 부드러운 칼국수의 식감이 신선했다. ‘용자’식 표현 그대로 ‘명태 대가리’로 낸 국물 맛도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칼국수 6천원, 칼만두국 7천원, 떡만두국 7천원, 찐만두 7천원이다. 오후 4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을 갖는다.
 -금천동 용자(龍子)제면소 / (043)225-0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