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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찬바람을 이겨낸 황태의 맛 - 함흥냉면 전문점 대동면옥

2017-03-15

맛집 상당구


겨울의 찬바람을 이겨낸 황태의 맛 - 함흥냉면 전문점 대동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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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이고, 평양냉면은 물냉면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말은 거의 틀리지 않다. 공군사관학교를 지나 문의방면으로 자동차를 달리다보면, 작은 성처럼 시골벌판에 우뚝 솟은 건물이 하나있다. 옥상의 커다란 간판에는 붉고 강렬한 글씨로 ‘함흥냉면’이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들어가는 입구가 애매해서 선뜻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그 집은 함흥냉면이 좋아. 평양냉면도 함께 하지만, 전공은 함흥냉면이야.” 식도락가인 Y씨의 추천이 있었기도 하지만, 문의 쪽으로 오다가다 맞닥뜨린 붉은 간판의 유혹에 한번쯤 들려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참이었다. 문의로 가는 방향에서 두 번 우회전하니 ‘함흥냉면’이 보였다. 정확한 음식점의 명칭은 <대동면옥>이었다. 


오랜전 부터 함흥냉면 하면 비빔냉면이고, 평양냉면 하면 물냉면으로 전해진다. 대동면옥은 함흥냉면을 추천한다.

     문을 열자, 제일 먼저 들어오는 글귀가 이곳은 평양냉면보다는 함흥냉면 전문점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일행 중 한 사람은 “그래도 냉면집인데 평양냉면도 시켜봅시다.”라고 강력하게 추천해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그리고 황태냉면까지 다양하게 시켜보았다. 이 맛 저 맛을 서로 공유해보기로 묵시적 합의를 한 셈이다. 손님상에 먼저 가져다 놓은 주전자를 컵에 따르니 메밀향이 그윽하게 퍼져 나왔다. 제일 먼저 나온 평양냉면이 국물 맛을 먼저 보니,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정통 평양냉면의 ‘슴슴한 맛’은 아니지만, 오히려 대중의 입맛에 접근한 감칠맛이 있었다. 
  “함흥냉면 전문점이지만, 이 집 평양냉면도 괜찮은 걸?”
사실 정통 평양냉면은 대중적이지는 않다. 메밀가루를 반죽해 면을 뽑고 차가운 고기육수에 말아내는 평양냉면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어떤 이들은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밋밋한 맛’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그동안 우리는 짜고 매운 맛에 익숙한 탓이기도 하다. 평양냉면은 이런 맛의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전인미답의 개성강한 맛이기도 하다. 우리들도 그 맛에 길들여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까닭이다. 


겨울의 찬바람을 이겨낸 황태의 맛이 메밀면과 어울려 색다른 미감을 선사해 준다. 겨울상품인 사골우거지탕도 일품이다.

      ‘세 번은 먹어봐야 평양냉면의 맛을 안다.’  평양냉면에 관한 속담이지만, 사실 세 번 만에 그 맛의 진가를 알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다만 함흥냉면은 혀끝에서 있는 그대로의 본능의 맛이라면, 평양냉면은 본능이 찾아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의 맛인 것이다.  “확실히 이 집 함흥냉면은 개성이 강해.” 함흥냉면에 황태를 얹으니 맛의 영역이 확장된 느낌이었다. 함흥냉면은 일명 시중에서 비빔냉면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회를 무쳐 넣었다 하여 회냉면이라고도 한다. 홍어를 굵은 채로 썰어 식초에 담갔다가 매운 양념으로 무친 홍어회를 국수에 얹어서 내기도 한다. 원래 함경도 지역에서는 홍어보다는 참가자미가 많이 잡혀 이를 회로 하였다고 한다. 함흥냉면의 특징은 국숫발이 쇠 힘줄보다 질기고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매력이다.  이곳 대동면옥의 함흥냉면은 강원도 황태냉면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강원도 바닷가에서 말린 황태가 그대로 들어간 까닭일까. 입안에서 바다향이 물씬 풍겨나는 듯 했다. 겨울의 찬바람을 이겨낸 황태의 맛이 메밀면과 어울려 색다른 미감을 선사해준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사이에 두고 맛보는 겨울냉면의 매력도 봄이 오는 길목에 먹기에 좋다. 여름에 즐겨 찾는 냉면이지만, 겨울에 맛보는 냉면의 맛도 낭만이 가득하다. 대동면옥의 비빔냉면과 물냉면 6천원, 황태냉면은 7천원이다. 겨울에는 계절상품으로 사골우거지탕(7천원)도 한다. -대동면옥 / 043)288-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