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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식 정통 오꼬노미야끼를 만나다

2017-07-27

맛집 상당구


오사카식 정통 오꼬노미야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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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 곳곳에 사연이 많다. 수저통에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낙서들이 빼곡하다. 내용을 읽어보면 저절로 웃음과 애틋함이 묻어 나온다. 흐린 봄날 저녁, 석교동 오꼬노미야끼 전문점 ‘단뽀뽀’를 방문했다. 매장 안은 수시로 주변 학생들이 드나들고, 때로는 30대 여성들도 내 집처럼 친근하게 문을 연다.   “여기 내 추억이 묻어있는 곳이야. 고등학교 다닐 때 먹던 맛이 그대로 인지도 궁금하고!”  옆 테이블에 앉아 스마트폰에 사진을 찍고 있는 여성들은 일신여고 졸업생들이라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들은 기억을 되살려 맛과 추억을 찍어 시간과 공간을 보관하는 것이다. 이 집 주인장은 “여기는 용돈 받는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다보니 계산할 때 더치페이죠. 그러다보니 단체손님이 많은 날은 가게에 잔돈이 넘쳐나죠.”라고 활짝 웃는다.


‘해물야끼우동’은 국물보다는 걸쭉한 스프가 음식의 풍미를 받쳐주는 볶음우동이다. 특별한 것은 카레를 넣어 느끼한 맛을 잡아냈다.

    단뽀뽀를 열게 된 사연은 12년 전, 우연히 친언니가 추천해준 음식 ‘오코노미야끼’를 맛보고서다. 원래 주인은 재일교포가 운영하던 것을 지금의 주인이 인수해서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다.  문을 열고 자리에 앉으면 주방이 훤하게 보이는 구조다. 단무지와 김치 그리고 물은 셀프다. 해물야끼우동과 오꼬노미야끼를 주문했다. 먼저 나온 해물야끼우동은 홍합을 띠처럼 두르고 가쓰오부시를 듬뿍 얹었다. ‘야끼(구운 것)’란 말처럼 ‘해물야끼우동’은 국물보다는 걸쭉한 스프가 음식의 풍미를 받쳐주는 볶음우동이다. 특별한 것은 카레를 넣어 느끼한 맛을 잡아냈다. 양파, 홍합, 오징어, 카레, 파인애플, 가쓰오부시 등이 들어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화관처럼 토핑된 가쓰오부시는 작은 공기의 흐름에도 일렁일 만큼 날아갈 듯 가볍다. 해물야끼우동에 녹아들면서 새로운 향과 맛을 내면서 스스로는 산화한다.


오코노미야끼를 피자를 자르듯 귤 모양으로 자른 후, 입안에 넣자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맛들이 친근하게 혀를 감싼다. 전체적으로 촉촉하면서도 부드럽다

     이어 등장한 일본식 빈대떡 오꼬노미야끼다. 부드러운 반죽 위에 해물 고기 야채를 푸짐하게 얹은 뒤 얇게 저민 가다랑이 포인 가츠오부시를 팔랑팔랑 뿌려 먹는 별식이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타코야끼와 함께 자주 먹게 되는 대중 음식이기도 하다. 피자를 자르듯 귤 모양으로 자른 후, 입안에 넣자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맛들이 친근하게 혀를 감싼다. 전체적으로 촉촉하면서도 부드럽다. 바싹 부친 전이라기보다 흐물흐물한 전 같다. 양배추의 아삭한 식감을 기대했다면 실망했겠지만, 씹는 도중 오징어와 새우 같은 해산물이 들어가 있어서 쫄깃하게 씹는 맛이 괜찮다.
 <단뽀뽀>의 오꼬노미야끼는 오사카식에 가깝다. 야채와 고기 등을 따로 얹힌 후 밀가루반죽을 붙는 히로시마식과 달리 모든 야채와 해물, 고기를 밀가루에 버무려서 한 번에 익혀낸다. 일본식 부침개라고 설명한 것처럼 부드러운 부침개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그러나 역시 먹다보면 조금은 느끼하다. <단뽀뽀> 메뉴는 ‘야끼’란 말처럼 볶아낸 음식이 주를 이룬다. 치즈해물야끼우동 1만원, 치즈오꼬노미야끼 1만원, 해물야끼우동 7천5백원, 오꼬노미야끼 6천5백원, 메밀소바 5천5백원, 가쓰오우동 4천원, 치즈샌드 1천5백원, 후리초밥 5백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