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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특선의 재발견 ‘얼큰 내장탕’

2017-05-04

맛집 서원구


점심특선의 재발견 ‘얼큰 내장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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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남동에 위치한 ‘구박사’는 한우곱창구이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평소 저녁시간대에 술 한잔과 함께 한우곱창구이를 즐기던 단골집 구박사의 재발견은 점심시간에 먹었던 특선메뉴 ‘얼큰 내장탕’에서였다. 내장탕은 돼지나 소 등의 내장으로 끓여낸 탕 요리로, 고기의 종류에 따라 돼지내장탕, 소내장탕, 닭내장탕 등이 있다. 그러나 흔히 여성들은 내장탕이라고 하면 그 비쥬얼과 이미지 때문에 꺼려하고 혐오스러워 하기 마련이지만 막상 내장으로 끓여낸 깊은 맛을 느껴보면 생각이 달라 질 것이다.


구박사의 내장탕은 술먹은 다음날 해장용으로 좋을만한 얼큰함과 시원한 육수의 맛, 거기에 다양한 내장들로 쫄깃한 고기의 식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돼지와 소는 허파, 간, 염통, 창자 등의 부위를 활용하며, 닭은 모래주머니, 창자, 간, 염통 등의 부위를 사용한다. 내장탕은 다양한 부위의 내장이 함유된 음식이기 때문에 식감이 다양하고 오래 끓여내기 때문에 맛이 구수하면서도 깊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살코기 부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어 기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고기의 내장 부위에는 단백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근육 형성,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식재료이며, 일반 살코기보다 칼슘 성분이 월등히 많아 어린이의 성장부진 및 구루병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싼 고기 대신 값싼 내장부위를 활용한 음식은 우리나라의 내장탕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폴란드의 플라키라는 음식은 소의 내장으로 만든 전통 수프로 한국의 내장탕과 비슷한 맛을 낸다. 일본의 후쿠오카 3대 요리 중 하나인 모츠나베는 한국식 곱창전골과 비슷한 요리로, 우리나라 곱창전골 보다 국물이 맑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각종 고기에서 나오는 내장을 활용하여 제각기 다른 요리법으로 색다른 맛을 낼 정도로 고기의 내장은 하나 버릴 것 없이 훌륭한 식재료이다. 


곱창전골은 내장탕과 사용하는 재료는 비슷하지만 전골냄비에 끓여가면서 먹는 방식이라서 솥에서 대량으로 오랜 시간 끓이던 내장탕과는 맛의 차이가 있다. 

    ‘구박사’의 점심특선 얼큰 내장탕은 6,000원으로 간단한 밑반찬 4가지와 함께 내장탕이 뚝배기에 담겨 나온다. 내장탕은 육수의 시원함을 살리기 위해 각종 내장들과 함께 콩나물과 배추, 대파가 듬뿍 들어가 있다. 구박사의 내장탕은 술먹은 다음날 해장용으로 좋을만한 얼큰함과 시원한 육수의 맛, 거기에 다양한 내장들로 쫄깃한 고기의 식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점심특선 메뉴 중 또 하나인 곱창전골은 8,000원으로 2인 이상 주문가능하다. 곱창전골은 내장탕과 사용하는 재료는 비슷하지만 전골냄비에 끓여가면서 먹는 방식이라서 솥에서 대량으로 오랜 시간 끓이던 내장탕과는 맛의 차이가 있다. 흡사 떡볶이와 즉석 떡볶이의 맛의 차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구박사의 곱창전골에는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전골에 라면사리가 담겨져 나온다. 그래서 곱창전골의 특성상 즉석에서 가스불을 켜고 익혀내야 하는 조리법에서 내장과 국물의 맛이 우러나오길 기다리는 시간동안 살짝 익은 꼬들꼬들한 면발의 라면사리를 먹는 즐거움이 있다. 한우곱창구이로 유명한 ‘구박사’를 밤의 시간대에만 방문해 본 사람들에게는 환한 대낮의 낯선 가게 풍경과 내장탕의 맛이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