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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 시원한 동네 동태찌개집이 최고다

2017-07-27

맛집 서원구


얼큰 시원한 동네 동태찌개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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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니, 속이 허해졌다. 이럴 때는 따뜻한 국물이 저절로 생각난다. 그것도 얼큰한 동태찌개라면 밥 한 그릇은 뚝딱 해치울 것 같았다. 외부간판은 ‘숯불닭갈비’가 강조되어서 그랬을까. 다른 부메뉴인 동태찌개는 어떨지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유명한 맛 집을 찾아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을 헤집고 한 그릇 먹고 나오는 것은 평범하다. 자연스럽게 밥 때가 되어 이리저리 식당 간판을 찾다 그런대로 그럴싸한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 우연히 발견해낸 맛 집의 쾌감은 아는 사람만 안다. 


포슬포슬한 명태포로 시작해서 열무김치와 호박무침까지 담백하면서도 순수한 맛이 반가웠다. 이윽고 커다란 전골냄비에 내온 동태찌개는 푸짐하면서도 먹음직했다.

    개신동 방송통신대 맞은 편 골목길에 자리 잡은 ‘숯불닭갈비’집은 그렇게 뜻밖에 만난 음식점이다. 메뉴판을 보고 고민하다 봄비가 내리는 기운 탓에 뜨끈한 동태찌개를 선택했다. 함께 온 지인도 선뜻 동태찌개를 시키자는데 동의했다. 동태찌개에 앞서 먼저 내온 밑반찬을 먹어보니 은근한 기대감이 생겨났다. 포슬포슬한 명태포로 시작해서 열무김치와 호박무침까지 담백하면서도 순수한 맛이 반가웠다. 이윽고 커다란 전골냄비에 내온 동태찌개는 푸짐하면서도 먹음직했다. 사실 동태찌개가 2만원에 공기 밥이 별도이니, 가격이 조금은 비싸다고 여겼던 것이 사실이었다. 아주머니는 커다란 전골냄비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동태찌개를 담아왔다. 찌개는 구수한 냄새를 내며 시장기가 한창인 우리의 입안에 절로 침이 고이게 했다. 국물을 떠 넣었다. 콕 찌르는 감칠맛이 매우면서도 구수했다. 쓴 기운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담담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났다. 한 국자 떠서 앞 접시에 올려놓으니 동태의 씨알이 제법 굵었다. 토막 난 두 개의 덩어리가 생각보다 꽤 양이 많게 느껴지는 것이다. 동태찌개에서 빠져선 안 될 곤이도 풍성했다. 거기에 길쭉하면서도 두툼한 두부도 한 몫 했다. 국만 하더라도 내장을 모두 모조리 들어낸 것을 끓이게 되면 담백한 맛이 나지만, 내장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알과 곤이, 창자를 넣어 끓이는 것은 색다른 맛이 난다.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요리다. 두툼한 살 발라 먹는 재미와 시원한 국말 맛이 제대로인 동태찌개를 만나는 것도 소박한 기쁨이기도 하다. 

     “와, 집에서 먹는 동태찌개에서 쓴 맛이 나는데 이 집은 깔끔하면서도 구수해요. 비결이 뭡니까?” 그러자 아주머니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아마도 동태의 쓸개가 터져서 그럴 겁니다. 다른 내장은 모두 넣어도 되지만, 동태찌개를 끓일 때는 반드시 쓸개를 꺼낸 후 끓여야 해요.”라고 친절하게 응대해준다. 동태는 명태를 잡아서 얼린 것을 말한다. 단백질, 비타민 B2, 인등이 함유되어 있어 감기몸살에 효과가 있으며 간을 보호하는 메치오닌, 나이아신 등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생태보다 저장 기간도 길고 얼렸기 때문에 신선도도 조금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대한민국 대표메뉴이기도 하다. 요즘과 같은 으슬으슬한 환절기에 먹으면 딱 어울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요리다. 두툼한 살 발라 먹는 재미와 시원한 국말 맛이 제대로인 동태찌개를 만나는 것도 소박한 기쁨이기도 하다.  동태찌개 20,000원, 갈치조림 1인 8,000원, 청국장 6,000원, 비지장 6,000원, 참숯 닭한마리 30,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