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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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핀 비빔밥

2017-09-14

맛집 흥덕구










    잘 알려지지 않는 음식점을 선뜻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그것도 내 고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적어도 어느 동네든, 하나 둘 정도의 맛 집 정도는 내장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도담>은 우연히 만난 음식점이다. 그래서 기쁨도 두 배다. 무엇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깔끔한 실내가 편안함과 신뢰를 안겨준다. 곳곳에 장식된 고풍스런 도자기와 잘 정돈된 식물들이 단단한 미적 감성을 불러 일으켜 준다. 이집의 대표메뉴는 아마도 1인분에 1만2천원하는 서울식 불고기 정식인 것 같다. 그러나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탓일까? 오랜만에 비빔밥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메인메뉴를 뒤로하고 주문한 돌솥비빔밥은 의외로 간결하다. 돌솥에 담긴 밥과 몇 가지의 나물이 전부였다. 그 흔한 계란 프라이도 올리지 않았다. 극단의 미니멀리즘이다. 너절하게 이것저것 채워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양으로 지고의 취향을 향해 단숨에 도약하려는 듯하다. 정갈한 콩나물국에 반찬 7가지가 가지런하다. 흰 도자기 그릇에 담겨 지극히 깔끔함을 보여준다. 돌솥밥에 담겨진 비빔밥은 김 가루가 소복하게 쌓였고 그 아래로 콩나물, 부추, 고사리, 도라지와 볶은 당근이 전부였다. 쓸데없이 복잡한 설명과 현란한 치장을 천하게 여기는 듯하다. 단순하나 힘 있는 결기마저 보인다. 이곳의 음식은 그저 한량하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한 숟가락 힘차게 입에 떠 넣자, 비빔밥 특유의 깊은 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일체의 탐욕을 뺀 정결한 맛이다. 먹을수록 배가 도로 고파지는 것 같은 묘한 기분도 안겨준다.



    
    <도담>의 비빔밥은 잘 가꿔진 화원을 옮겨놓은 듯 아름답다. 꽃밥으로 불러도 좋을 듯하다. 참기름으로 볶았는지 고소한 맛도 여운으로 남긴다. 비빔밥은 색과 맛, 계절과 지역, 자연과 인간이 한데 어울려 조화와 융합을 이룬다. 흰밥 위에 갖가지 나물과 고기볶음, 튀각 등을 올려 비벼 먹는 비빔밥은 우리와 외국인 모두 첫손으로 꼽는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이다. 비빔밥의 유래에 관해서는 세 가지 이야기가 전해 온다. 첫 번째는 우리의 독특한 제사 풍습에서 비빔밥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밥, 고기, 생선, 나물 등을 상에 올려놓고 정성껏 제사를 지낸 뒤 후손들이 음식을 골고루 나눠 먹었는데, 이때 밥을 비벼 먹었던 데서 비빔밥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는 한 해의 마지막 날 음식을 남긴 채 새해를 맞지 않기 위해 남은 밥에 반찬을 모두 넣고 비벼서 밤참으로 먹었던 풍습으로부터 비빔밥이 유래했다는 설이다. 세 번째는 들에서 밥을 먹던 풍습에서 비빔밥이 생겨났다는 주장이다. 예로부터 모내기나 추수를 할 때 이웃끼리 서로 일을 도와주는 품앗이라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때 시간과 노동력을 절약하기 위해 음식 재료를 들로 가지고 나가 한꺼번에 비벼서 나눠 먹었다는 것이다. 비빔밥은 각 지역마다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특히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이 유명하다. <도담>의 비빔밥은 돌솥에 낸다. 원래 돌솥밥은 극진한 마음을 담아 소중한 사람에게 대접하기 위해 지어내는 밥이다. 손님이 오면 불을 지펴 즉석에서 지어낸 밥이다. 갓 지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데다 뜨거운 밥을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어 예전부터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주로 지어 냈다. 거기에 그저 나물들을 얹어 낸 것이 도담의 비빔밥이다. 고추장은 별도로 나온다. 취향대로 섞어 비비면 <도담> 만의 비빔밥을 맛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