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도심 속의 텃밭 가꾸기는 일상의 힐링타임

2017-10-19

교육 교육인 사회교육


도심 속의 텃밭 가꾸기는 일상의 힐링타임
''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텃밭 가꾸기가 인기다. 농업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4년 새 전국 각지의 도시 텃밭 면적은 2배 가까이 늘었고 텃밭을 일구는 도시민은 16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558㏊에 불과하던 도시 텃밭은 2013년 564㏊, 2014년 668㏊, 2015년 850㏊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000㏊로 5년 동안 약 2배 증가한 셈이다. 청주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유휴지는 물론 주택옥상, 아파트 베란다를 이용한 텃밭, 화분 등 작은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직접 채소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청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분양하고 있는 텃밭은 청주지역 도시농민들에게 큰 인기다. 1993년 시작 초기에는 50여명만이 참여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2000여 명의 시민들이 텃밭 가꾸기에 참여했다.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키우는 과정에서의 기쁨 등 많은 사람들이 ‘나만의 작은 텃밭 가꾸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리포터도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아이들과 함께하는 ‘농사의 재미’를 누리고자 지난 1월 청주시농업기술센터 텃밭분양에 신청, 텃밭 가꾸기에 참여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30년 이상 흙 한줌 없는 서울에서 살다보니 어릴 적부터 푸릇푸릇하고 싱싱한 채소가 자라는 텃밭을 가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농약 채소를 맘껏 먹고, 덤으로 식물이 커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되고 ‘친환경적인 사람’이 된 듯하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며 교육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기회로 느껴졌다.  그래서 청주시농업기술센터가 분양하는 텃밭 가꾸기 신청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아이들과 재미나게 채소를 가꾸고 자연의 소중함도 맘껏 누려보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이것은 씨앗 한번 뿌려보지 않은 도시민의 착각이었다. 6월의 날씨임에도 한낮에는 밭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고 가끔씩 ‘그냥 사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농사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얼마 안 되는 채소지만 시시때때로 잡초도 뽑아주어야 하고 가뭄으로 2~3일에 한번 씩은 꼭 들러 물도 듬뿍 주어야 했다. 특히 옆의 밭에는 근대며 아욱 열무 깻잎 호박 옥수수 오이 고추 등 갖가지 채소가 심어져 있는 것과 달리 오로지 상추와 방울토마토만 심어져 있는 ‘나의 밭’을 보고 있자니 심란한 생각마저 들었다. 몸에 좋고 싱싱한 채소를 맘껏 먹을 수 있는 특권은 ‘노동의 댓가’를 치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 셈이다.




자연의 소중함 알 수 있는 기회

    리포터가 텃밭 가꾸기를 일종의 ‘일’로 여기고 있을 즈음, 초등학교 6학년 3학년 7살 세 아이는 ‘농사짓는 기쁨’에 푹 빠져 있었다. 벌레가 먹어 구멍이 숭숭 난 상추 잎사귀, 꽃이 핀 후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파란 방울토마토가 가지마다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는 모습에 아이들은 감탄했다. 밭에 오면 시키지 않아도 각자 호미를 들고 잡초를 뽑고 상추를 뜯고 수돗가로 가 물을 받아 와서 채소에 듬뿍 물을 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수확한 채소를 맛있게 먹을 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텃밭 가꾸기를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내년에는 정말 ‘제대로 된 농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십이 넘어 처음 해본 텃밭 일이 서툴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재미도 쏠쏠했다. 좁쌀만 했던 씨에서 싹이 나고 단 몇 일만에 얼굴을 가릴 만큼 커져버린 상추 잎을 보고 있자니 새삼스레 자연의 위대함과 신기함마저 느껴졌다. 텃밭 농사꾼이 된지 어언 50일. 주위 사람들로부터 “그렇게 하면 채소 다 죽어요~” 또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처음 하는 거죠?”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듣기는 했지만 그만큼 자연의 신기함과 흙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텃밭농사 지으려면 어떻게 하나요?

    청주시 농업기술센터는 매년 1월경 녹색체험 텃밭농원 희망자를 모집한다. 선정된 가구는 1가구당 5만원을 부담하고 상추, 열무, 아욱 등 8종의 종자와 종묘, 비료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호미, 삽 등 영농자재와 도구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텃밭농원은 상당구의 주성동 외평동 산성동 용정동 등 4곳이 있고 흥덕구에는 원평동(문암생태공원 인근) 휴암동 석곡동 등 3곳에서 농장을 운영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농업기술센터를 직접 방문해 신청서를 제출하거나,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cheongjuatc.go.kr)의 서식을 다운받아 우편으로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