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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면서도 부드러운 한국식오카리나 매력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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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면서도 부드러운 한국식오카리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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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화장사’에서는 힘차면서도 맑고 경쾌한 오카리나 소리가 들려온다. 노래방의 18번인 ‘소양강 처녀’에서부터 팝에 이르기까지, ‘사찰’과는 좀 어울리지 않은 음악이지만 이곳에서 오카리나 소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산중에서 울려 퍼지는 은은한 오카리나 소리는 음악의 장르를 떠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10년째 오카리나 매력에 빠져

    청주지역 30~50대 주부 10명(준회원 3명 포함)이 만든 ‘아련나래’ 오카리나 동아리가 그 주인공이다. 아련나래 회원들은 지난 2007년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서 개설한 오카리나 강좌 수강을 계기로 만났다. 1년간의 강좌를 수료하고 현재는 7명의 회원 모두 한국식오카리나 지도자 과정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청주시에서 실시하는 ‘배움 나누기 사업’을 비롯해 각종 봉사활동(매월 1회씩 노인병원 등에서 공연)과 공연, 학교 및 지역아동센터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배현숙 씨는 “법인단체로 등록했고 회원들 모두 각 기관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악기가 좋아 배우기 시작했고 1급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돈도 벌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평범해 보이는 주부 같지만 이들은 이미 ‘평범한 아줌마’들이 아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는 봉사활동을 하고 공연을 하는 오카리나 동아리는 여럿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보자면 셀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아련나래가 청주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오카리나 동아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바로 이들은 전국에서도 몇 안 되는 한국식오카리나를 연주하기 때문이다.


   


청주선 유일, 한국식오카리나 연주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주하는 오카리나는 이탈리아에서 일본으로 전파된 것이 다시 한국으로 전해진 것이다. 그래서 소리와 연주곡 또한 일본풍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에 반해 한국식오카리나는 우리나라 악기인 대금과 비슷한 소리를 낸다. 바로 아련나래를 10년째 지도하고 있는 강사이자 오카리나코리아 김준모 대표가 직접 흙으로 빚어 개발한 악기라고. 양숙희 씨에 따르면 기존의 오카리나가 라에서 높은 파까지 연주할 수 있다면 한국식오카리나는 높은 솔, 라, 시, 도까지 2옥타브 이상의 연주가 가능하다. 또 운지법에 있어서도 기존 오카리나가 10개의 양쪽 손가락을 다 사용해 순서대로 올라가는 연주방식이라면 한국식 오카리나는 구멍 수가 적고 운지조합형 방법을 사용한다. 그래서 이들이 내는 소리는 기존의 오카리나와는 다르다. 악기의 흔들림이 없고 소리가 힘차면서도 부드럽고 감정표현이 잘된다.
    아련나래 회원들이 오카리나 매력에 빠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한국식오카리나 소리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식오카리나 공연의 무대장식으로 풍선아트를 해주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던 조지희 씨도 그 연주소리에 흠뻑 취해 그날로 오카리나를 배우기 시작했단다. 조 씨는 “처음 한국식오카리나 연주를 들었을 때 느낌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환상적이라는 말은 그럴 때 사용하는 것이죠”라며 웃었다. 특히 사찰에 연습실을 마련할 수 있었던 비결도 화장사 주지스님의 한국식오카리나 사랑 덕분이라고.



“아련나래 덕분에 달라졌어요!”

    아련나래 회원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식오카리나를 통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전업주부로 아이와 남편만을 위해 생활했던 과거와는 달리 ‘나의 일’과 ‘진로’를 모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준아 씨는 “전업주부로 살았던 시절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항상 무엇인가가 부족한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는 그 부족한 무언가를 찾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엄마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을 아이들도 좋아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식오카리나 연주를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안정숙 씨는 “공연 때문에 무대에도 많이 서고 강사로 활동하다 보니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아련나래는 회원들간의 ‘끈끈한 정’으로도 유명하다. 이은희 씨는 “나이 들어 만난 사이임에도 모두 맘이 통하고 동네에서 만나는 아줌마들과는 다르다”며 “이제는 가족처럼 느껴지고 너무 좋다”고 말했다. ’소양강 처녀’를 연주한 후 까르르 웃으며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이들의 모습이 오는 길 내내 오카리나 소리와 함께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