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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

2018-04-18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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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음식, 패션, 코스매틱, 전자제품, 심지어 우리의 일상 속 어디에든 함께하는 요소들까지도. 이러한 브랜드 중에서도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나만의, 나를 위한, 나에게 부여하는 브랜드입니다. 나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든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실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모두에게 브랜드 네임이 있습니다. 바로 이름이죠. 이름이 나를 대신하는 하나의 대표적인 상징입니다.
    하지만 이름은 나 스스로가 만들었다기 보다는 태어남과 동시에 주어진 것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 이름 석자를 정말 좋아하지만, 그래서 늘 어디에든 이름과 관련된 닉네임을 만든다거나 메일 주소를 만들어 함께하지만 창작활동을 하고, 제품을 제작하며 판매를 하기 시작하니 뭔가 나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서 의미가 담긴 이름을 갖고 싶었습니다.
    이에 저는 ‘드리밍 몬스터즈’라는 다양한 몬스터들이 존재하는 세계관이 담긴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와 저에 대한 소개를 해드렸다면 그와 이어지는 연장선에서 브랜드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알려드리려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틀이 정해진 입시미술을 공부하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지만 짜여진 그림을 그리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며 그리는 그림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 낮았습니다. 그래서 도망쳐 보기도 했다가 그게 답이 아닌 걸 깨닫고 열심히 노력을 하여 그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고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본격적인 첫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졸업 작품이었습니다. 졸업 작품 특성상 주제나 컨셉, 방향성은 오로지 본인 몫이었기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 작품을 찾아서 보기도 하고 스토리를 짜보기도 했는데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때에 제가 유독 정말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이 있었는데 그 애니메이션은 픽사의 ‘몬스터 주식회사’였습니다. 몬스터라는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의 컨셉아트북에서 보았던 다양한 재미있는 그림들에서 크게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몬스터와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우리가 아는 몬스터는 '겉으로 보기엔 무섭지만 사실 유쾌하고 다정하면서 나쁘지 않다' 라는 설정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면서 그에 따른 동경하던 작품처럼 다양한 스타일로 작업한 스케치를 필두로 영상에 들어갈 자체 작업 이미지 소스를 제작하고 수 장의 포스트잇으로 스토리보드도 짜면서 이야기를 다듬으며 작업의 발판을 만들어가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졸업 작품에는 짧은 애니메이션 영상과 미니 게임을 혼자 제작해서 출품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말 해야 할 것과 공부할 것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스스로 원하는 작업을 한다는 생각과 당시 함께 동고동락을 하며 지낸 친구들이 있었기에 아직까지도 제일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언제 두려워했느냐는 듯이 말이죠. 그렇게 이때의 컨셉이 저의 첫 브랜드를 만드는데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브랜드는 앞서 말했듯 하나의 나를 대표하는 상징이라 생각했기에 저의 브랜드인 드리밍 몬스터즈의 모든 캐릭터들은 모두 저의 성격에서 비롯 되었습니다. 그래서 드리밍 ( 꿈꾸는 = 상상하는 )+ 몬스터즈 ( 몬스터즈 = 성격들 ) 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몬스터들을 무조건적으로 나 (본인)로 제한하지는 않습니다. 저의 성격의 부분들이 읽고 계시는 분들의 성격의 일부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브랜드 모토는 '몬스터들은 눈에 띄지 않을 뿐, 언제나 우리의 곁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친구이며 또 다른 나이다. ' 입니다.



이다솔작가의 '숲의 요정 수푸'

    예를 들면 ‘숲의 요정 수푸’ 라는 캐릭터는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의지가 되어주는 친구입니다. 이 캐릭터의 이야기를 들려드리자면 ‘수푸는 지구에서 가장 숲이 우거진 곳에서 태어납니다. 태어나자마자 다른 나무들과 다른 모습에 외로움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어디엔가는 자신을 받아줄 곳이 있겠지라는 생각에 떠나게 되었습니다. 걷고 걷다 잠시 쉬기 위해 멈춰 선  도시에서 한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아이는 수푸에게 힘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이야기를 마친 아이는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고 아이는 수푸에게 함께 떠나자고 합니다. 하지만 수푸는 이내 거절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곁에 잠시라도 있어주는 것만이라도 힘이 생기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아이는 한참을 아쉬워하다 떠나고 수푸는 또 다른 위안이 필요한 이를 기다립니다.’ 라는 내용입니다.
수푸는 제가 한때 너무 힘들어 아무 말이 없어도 좋으니 그냥 내 곁에 누군가가 있어줬으면 내 편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엔 아무도 없었기에 그 감정을 비롯해 창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만드는 캐릭터는 저의 감정과 아마 글을 읽으시고 비슷하게 느꼈던 감정을 또는 성격을 바탕으로 창작됩니다. 사실 이렇게 확고한 이념이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항상 꿈꿔오던 생각이었지만 흐릿한 안개가 낀 듯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본격 작업을 진행하면서 스타일이 자리잡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선명히 정리가 되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