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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은 구가 아니다?

2018-04-24

교육 교육학원


축구공은 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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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세계적인 스포츠 빅 이벤트가 많은 한 해입니다. 우리나라 평창에서 있었던 동계 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이 스포츠 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매번 월드컵 때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월드컵 공인구에 관심을 갖습니다. 어떤 이름으로 어떤 디자인과 기능을 갖게 될지 집중합니다. 점점 최첨단 기술이 더해지면서 공인구는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 축구공에는 입체도형과 관련한 수학원리가 숨어 있답니다. 오늘은 이 축구공에 관련한 수학원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축구공은 겉보기에 동그란 공인 구 모양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 축구공은 그냥 구가 아닙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오각형과 육각형이 반복되는 패턴으로 덮여 있죠. 정확히는 정오각형 12개와 정육각형 20개, 총 32개의 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각형의 변 각각은 육각형과 접하며, 육각형의 변은 오각형과 또 다른 육각형을 교대로 접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패턴은 정이십면체를 닮았습니다. 그렇다면, 축구공은 처음부터 이런 입체도형과 유사한 구조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월드컵에서도 1966년 잉글랜드 대회까지 배구공처럼 생긴 공을 사용했죠.



역대 월드컵 공인구

    축구공이 지금의 모양을 가지게 된 것을 알아보려면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멕시코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텔스타'라는 이름의 공이 현재 모습을 가진 최초의 축구공이었습니다. 이 무늬를 개발한 곳은 일본의 볼 메이커 모르텐 사였으며, 1965년에 특허를 취득하였습니다. 아디다스 회사와 계약하여 전 세계에 판매하게 되었죠. 그렇다면, 왜? 왜 굳이 정오각형 12개와 정육각형 20개로 이루어진 입체도형의 형태로 만든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입체도형에 있습니다. 축구공은 완전한 구 모양으로 만들어야 했죠.
    하지만 선수들은 이 공을 발로 차야 했기에 모양이 쉽게 변해서는 안 되고, 헤딩을 해야 했기에 너무 단단해서도 안 되었습니다. 따라서 탄력이 있으며 부드럽지만 힘이 가해져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 완전한 구여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수학자들은 이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축구공을 만들기 위해 정다면체에 대하여 연구하였습니다. 정다면체란,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진 입체도형을 뜻하는데요. 정다각형은 모든 변의 길이와 내각의 크기가 같은 다각형입니다. 정다각형은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오각형, 정육각형, 정칠각형 등 무수히 많지만 이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진 입체도형은 오직 다섯 가지뿐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18세기, 스위스의 오일러라는 수학자가 밝혀낸 사실인데요. 정사면체는 정삼각형 4개로,정팔면체는 정 삼각형 8개, 정육면체는 정사각형 6개, 정이십면체는 정삼각형 20개, 정십이면체는 정오각형 12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오각형 12개와 정육각형 20개로 이루어진 축구공의 전개도

    수학자들은 정오각형으로 만들어진 정십이면체가 구 모양과 가장 유사하다는 것을 알아내어 꼭짓점이 더 많은 정육각형으로 정다면체를 만들어 보려고 하였으나, 이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러자 한 수학자가 "정육각형과 정오각형을 섞어서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하였고, 이 정육각형 2개와 정오각형 1개를 한 꼭짓점에서 만나게 하자 다면체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것이 완전한 구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내었죠.
수학자들의 발견으로 마침내 정오각형 12개와 정육각형 20개를 붙여서 완벽한 형태의 구를 만들 수 있게 된 거예요. 이때가 바로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이 열리기 전의 일이랍니다. 공인구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텔스타가 등장합니다. 천연가죽으로 만든 텔스타는 가볍고 탄성이 뛰어나 현대적 축구공의 효시로 인정받고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공인구로 채택됩니다. 서독 월드컵에서의 텔스타는 공의 디자인만 바꿔 '칠레'라는 이름으로 경기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탱고'는 탱고를 형상화시킨 삼각 무늬를 삽입해 시각적 효과를 더했는데요. 탱고의 이 디자인은 무려 20년간 월드컵 공인구의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합니다.
    그 이후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다가 2002년에 들어서부터 탱고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특색 있는 공인구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2002한일 월드컵의 피버노바를 시작으로 8개의 정육각형과 6개의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깎은 정팔면체' 모양의 팀가이스트 (2006년 독일 월드컵), 우루과이의 포를란 선수가 가장 잘 다루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자블라니,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브라주카로 월드컵 공인구의 변천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월드컵 공인구는 수차례 성능이 발전되었는데요. 공 표면에 특수 돌기를 배치해 골키퍼를 배려한 자블라니를 제외하고는 월드컵의 흥행을 위해 공격축구의 흐름을 따라 발전해왔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은 높은 성능 때문에  A매치를 진행한 여러 국가의 골키퍼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공의 성능이 발전될수록 골키퍼에게는 그만큼 막기 힘든 공이 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스페인 국가대표의 레이나 골키퍼는 인터뷰를 통해 많은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중거리 슈팅으로만 적어도 35골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볼과의 거리를 판단하기 어렵다. 텔스타 18은 겉면이 플라스틱 필름으로 덮여 있어서 꽉 쥐는 게 쉽지 않다. 골키퍼 입장에서는 문제가 많은 볼이다.” 이쯤 되면 골키퍼에게는 난감한 공 '텔스타 18'이 궁금해지지 않으세요? 텔스타 18은 '텔레비전 스타'라는 뜻으로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사용된 최초의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입니다.디자인 역시 텔스타의 흑백 블록 모양을 본떠 검은색 블록의 끝을 흐릿하게 보이도록 모자이크 형식의 문양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1970년 월드컵 당시 텔스타의 움직임을 연상시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델스타

    패널 역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2014년 브라주카에서 사용된 패널보다 더 발전시킨 6개의 다각형 모양의 패널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각형 모양의 패널 덕분에 역대 공인구 중에서 가장 완벽한 구의 모습을 갖추고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했습니다. 이 다각형의 패널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통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역시 많은 원더골들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리고 텔스타 18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공 내에 NFC 칩을 내장했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축구공에 탭 하면 아디다스 이벤트 페이지로 연결되어 다양한 이용자와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NFC기능이 더 발전한다면 슈팅 속도나 회전 수 등의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를 더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이제 두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