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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널리스트 02 조지오웰

2018-04-25

문화


더 저널리스트 02 조지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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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헤밍웨이, 기자 조지 오웰은 어떤 기사를 썼을까? 세기의 작가들이 구축한 비판적 저널리즘
     어니스트 헤밍웨이, 조지 오웰, 그리고 칼 마르크스는 시대를 대표하는 명저의 작가이자 뛰어난 저널리스트였다. 이들은 저널리스트로서 당시 사회상을 보도하고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기 위해 직접 전투 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리고 전쟁과 평화, 인권과 윤리, 자본과 가난 등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데 삶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놀라운 것은 당시 이들이 던진 의제들이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가난한 자의 아들’이 억울하게 희생되지 않는 사회를 이뤘는가? 언론은 대중이 정권의 선전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시리즈 <더 저널리스트>는 이들이 남긴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짚고, 시대를 좀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다.
    이 시리즈에는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기사와 칼럼이 다수 포함된다. 기사 모음집의 형태다. 작가의 가치관과 비판 의식은 저널리스트로서 작성한 글에서 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픽션과 달리 해석상 오해의 소지가 적고, 시대 배경에 관한 정보도 비교적 명확해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조지 오웰의 시각을 명료하게 담은 저널리즘 57편

    한빛비즈 <더 저널리스트>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이 출간됐다. 조지 오웰이 저널리스트로서 작성한 방대한 기사와 칼럼, 기고문 중에서 그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글 57편을 선별한 저널리즘 작품집이다. 오웰의 관점을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주제와 의미별로 묶어 정리했다. 대부분 국내 초역이다.
    오웰의 에세이와 칼럼은 몇 차례 국내에 소개된 바 있지만, 그가 남긴 작품 수에 비해 소개된 글은 적고, 관심사의 폭은 너무 넓다. 그 탓에 하나로 관통하는 주제가 명확하지 않았다. 글 하나하나에 오웰의 독특한 시각이 잘 담겨 있지만, 뚜렷한 관점을 갖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생각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 이 책은 명확한 주제에 집중했다. 지금, 여기의 우리가 다시 곱씹어야 할 이야기를 우선했다. 당시의 사건이나 인물을 설명할 때도 독자들이 궁금해할 내용을 먼저 고민했다. 오웰의 의도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 설명 등 필요한 곳마다 각주를 달았다. 가장 ‘오웰다운’ 생각을 담는 데 주력했다.




나는 나의 오늘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오웰은 글의 소재를 늘 현실의 삶과 사회문제 속에서 찾았다. 그의 대표작 《동물농장》과 《1984》는 당시 사회를 위협하던 전체주의의 풍토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에는 자신이 겪은 밑바닥 체험을 고스란히 담았다. 오웰은 말했다. “이런 시대에 살면서 전체주의나 민주적 사회주의에 대해 글을 쓰지 않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오웰은 영국 일간지 <트리뷴> 에 근무하며 매주 칼럼을 썼는데, 때로는 세 편이나 네 편이 한꺼번에 실리기도 했다. 그만큼 목소리를 내는 데 거침이 없었다. 오웰이 제1차, 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었다는 사실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에게 다행일지 모른다. 파시즘과 자본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뒤섞여 요동치던 시대에 태어나 오웰은 끊임없이 자국의 제국주의를 성찰하고 자본주의를 경계하는 글을 썼다.



인류애에서 비롯된 비판과 통찰

    오웰의 저널리즘에는 외국인 난민과 저소득층, 식민지 노동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오웰은 특히 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하려 애썼다. 정치, 외교 문제를 논하다가 금세 이들에게 화제가 돌아가곤 했다. 오웰에게 이들은 단순 객체가 아니었다. 기억에 남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얼굴과 말투, 행동을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면밀히 관찰했다.
    오웰이 다루는 전쟁과 전체주의, 프로파간다와 사회주의에 대한 논의는 모두 이러한 바탕에서 나왔다. 오웰은 피가 쏟아지는 전쟁터보다 인간성을 말살하는 거짓말과 독선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릇된 프 로파간다가 인간을 서로 말살하게 만드는 과정에 주목했다. 누군가의 굶주림과 사회주의혁명이 동일 선상에 있음을 강조했다.



주제와 맥락을 고려한 구성
    이 책을 묶어내기 위해 오웰의 기사와 칼럼, 사후에 발견된 방송 대본, 기고문까지 다양한 원고가 폭넓게 검토됐다. 오웰의 저널리즘 집필이 비교적 짧은 시기에 편중됐음을 고려해 각 작품을 연도순으로 나누기보다 주제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끼리 묶었다. 묶인 작품들은 ‘평등, 진실, 전쟁, 미래, 삶, 표현의 자유’라는 여섯 개의 키워드 아래 배치했다.
    제목 없이 게재된 칼럼 원문이 많아 주제가 잘 드러나는 제목을 따로 만들어 달았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세계대전 당시 몇 권의 지도책을 펴낸 J.F. 호라빈의 전쟁 지도를 추가로 삽입했다. 지도 제작자이자 정치인이었던 호라빈은 생전 오웰과도 친분이 있던 인물로, 그의 전쟁 지도들은 세계대전 당시의 영토 분쟁, 공습 상황 등을 파악하는 데 요긴하다.




저자소개 - 조지 오웰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1903년 6월 25일, 인도의 벵골주 모티하리에서 하급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갔으나, 상류층 아이들 틈에서 심한 차별을 맛본다.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스쿨에서도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다. 점차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작가 수업을 쌓았다. 유럽으로 돌아와 파리와 런던에서 부랑자 생활을 하고 잠시 초등학교 교사직을 지낸 뒤 영국 노동자들의 삶에 관한 조사 활동에 참여했다. 이를 토대로 1933년의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펴냈다.
    전체주의를 혐오했던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에도 참가했다. 그 체험을 기록한 1936년 《카탈로니아 찬가》는 뛰어난 기록 문학으로 평가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일약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그해 아내를 잃고 자신도 지병인 폐결핵의 악화로 병원 신세를 졌다. 그 와중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해 전체주의의 종말을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출간했다. 이 작품은 전체주의라는 거대 지배 시스템 앞에서 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1984》는 오웰을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만들었으나 악화되는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1950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김영진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주로 외국계 금융권에서 일해왔다. 무엇보다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다. 외신 인턴 경험이 있고, 19대 대선에서 한 정당의 외신팀 일원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 넓은 시야로 언론을 바라보게 됐다. 기회가 된다면 사회와 정치 분야의 글을 계속 쓰고 싶다. 옮긴 책으로 《맨박스》가 있다. 헤밍웨이의 칼럼 한 편에 매료되어 여러 작가의 저널리즘 작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은 이 연구의 두 번째 결과물이다. 이 시리즈가 우리 사회와 언론을 바라보는 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