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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군사부일체 그리고 무에타이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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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군사부일체 그리고 무에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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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청주제이킥짐 이상훈 관장입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라를 평화롭게 다스리는 임금님, 지식과 삶의 철학을 일깨워주는 스승님, 육신을 낳아주신 부모님은 세 존재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마찬가지로 똑같이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왕정시대에 왕에 충성하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가르쳤겠지만 국민이 권력을 가지는 현대에서는 사회와 공동체에 기여하라는 뜻풀이를 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해보고 싶은 주제는 현대 사회에 지도자의 역할입니다. 스승님(사=師)은 우리에게 영혼을 일깨워주고, 삶의 방향을 가르쳐주는 사람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스승님은 역시 학교에서 뵐 수 있는 선생님이지요.
    여전히 살신성인의 자세로 학생을 자식처럼 돌봐주는 이 시대에 참된 ‘스승님’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선생님의 위치는 학생을 계도하고 이끌기보다는 교과를 가르치고 시험문제를 내고, 성적을 관리해주는 역할에 더 가까워진 것 같아 아쉽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귀결되는 산업 환경에서 인간은 모든 상품을 집에서 간단하고 손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뭐든지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사회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다움’입니다. 시대정신, 구성원과의 조화, 사람간의 예의와 예절, 내면의 도덕성, 삶의 방향 같은 가치는 인터넷으로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로도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가치입니다. 이들 가치는 반드시 사람과 만나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4차 산업 혁명에서 스승의 가치는 단순하게 지식전달의 목적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 스승님 혹은 멘토는 인간 사이에서의 예절, 문제를 대하는 자세, 가치관, 약자를 보살피는 것, 주로 강자로부터 시작되는 부당한 행위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 등에 대해서 알려주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결코 혼자 살수 없는 세상에서 필요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바로 선생님, 스승님의 본연의 역할이죠.
무에타이에서는 전 세계 무술 스포츠 중에서 유일하게 스승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식을 시합 전에 합니다. 마치 춤처럼 보이는 이의식의 이름은 ‘와이크루’라고 합니다. 본지를 통해서 몇 번 설명 드렸듯이 ‘와이크루’는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무에타이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입니다. 무에타이에서는 왜 경기 전 의식을 거행하는 것일까요?
    무에타이에 처음 입문하면 서는 법, 걷기, 뛰기, 지르기, 차기 등 모든 것을 부모가 걸음마를 가르치듯 처음부터 하나씩 가르칩니다. 무에타이 체육관은 저마다 고유의 독특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스승의 수만큼 수많은 무에타이 스타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로 종종 자세와 폼을 보고 체육관이나 가르쳐준 관장님을 유추하기도 하지요. 때문에 체육관에서 관장으로서 만나는 학생, 제자들이 더욱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무에타이에서 스승님은 하나부터 열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없고, 정신과 철학 가치관도 함께 공유하는 사제이자 동료로 성장해나가는 아주 각별한 존재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제 간에 존경과 믿음으로 보내는 ‘와이크루’의식이 매우 중요한 것이지요. 점점 배움에 기계화 되어가고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교육에서 꼭 필요한 가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대에는 제자에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무술을 가르침으로서 나이든 스승은 제자의 보호를 받거나 생계를 해결하는 형태로 전통을 유지해왔습니다. 스승은 위엄이 있었고, 제자는 믿음과 충성을 보였으나 현대에서는 수강료로 대체되어 일종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원의 형태로 발전하다보니 최근에는 학원 강사 취급을 받습니다만 스승으로서의 자부심은 여전히 남아있어 여전히 무에타이 체육관을 운영하시면서 체육관을 학원 취급하는데 불쾌한 표정을 지으거나, 사장님, 원장님 보다 관장님의 직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무에타이 관장님이 아직도 많이 계십니다.
    사람은 달에 보냈지만 이웃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고, 휴대폰은 점점 더 좋아지는데 안부는 묻지 않으며, 격식과 절차는 알지만 예절과 예의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무에타이는 인간적인 무술입니다. 비록 형태는 사람을 치고 차는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무술로서 불의에 저항하고, 스포츠로서 동등한 사람과 기량을 겨루는데 사용하고, 거칠고 강한 모습을 약자에게 사용하지 않으며, 하늘을 무서워하고, 스승을 존경하고, 부모를 공경하며, 친구와 동료에게 믿음과 신뢰를 받고, 양심과 염치를 가지고 말합니다.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무에타이 지도자 뿐만 아니라 많은 무술종목의 지도자님들이 수고 하고 계십니다. 단순히 힘을 기르고,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세대에 가치를 전달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