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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춤, 잇고 다듬어 관객과 더욱 가까이

2018-08-03

문화 문화놀이터


전통춤, 잇고 다듬어 관객과 더욱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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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에는 충북의 무용계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무용가 박서연씨가 ‘제16회 무안승달국악대제전’의 무용부문에서 종합대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것. 중요무형문화재 제 27호 승무이수자인 그는 무엇보다 한영숙류의 살풀이춤으로 큰 상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우리 춤의 정통성을 이어가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이야기 한다.


춤은 내 삶이 성숙해지는 길

    공연장을 벗어난 무용가의 모습은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민낯에 가까운 맑은 얼굴에 꾸밈없는 차림새. 의외라는 이야기에 무용가는 외모보다 마음가짐과 행동을 가꿔야 한다는 은사님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학창 시절에는 은사님의 가르침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춤 이외의 것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한다. 공연이 있으면 온종일 연습실을 떠날 수 없고, 연습이 없는 날에는 안무 구성을 위해 책을 읽고, 공연을 관람하는데 집중한다고. 



   “우연히 펼친 책에서 마음을 울리는 글이 있으면 메모해 두었다가 춤으로 표현합니다. 공연을 구성하고 안무를 만들면서 생긴 습관이에요.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작품으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생각해요.”
    이렇듯 그에게 있어 춤은 자신의 삶이 성숙해지는 길과 같다고 말한다. 예전에 알지 못한 스승님의 가르침을 하나씩 깨달으며 춤에, 그리고 삶에 녹여내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창작 작품 ‘황진이’ 유일하게 전수받아

    초등학교 시절, 부채춤을 추며 무대에 섰던 것이 무용가 박서연의 시작이었다. 부모님은 무용을 배우고 싶어 하는 딸의 바람을 알고 있었지만 승낙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무용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고, 이 때부터 부모님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셨다.
    청주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한 그는 숙명여자대학교 전통문화예술대학원에서 살풀이, 산조, 승무 등 전통무용을 익히며 한국무용가로서 범주를 넓혀갔다.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인 (故)벽사 정재만 교수로부터 전통 창작 작품 ‘황진이’를 유일하게 전수받은 제자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6분 정도의 분량인데 춤으로서 어려운 내용을 많이 있어요. 아직도 조심스럽지만 멈추지 않고 연습해서 관객들에게 꾸준히 선보이는 것이 스승님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어

    오는 12월, 그는 단독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태평무부터 살풀이, 산조, 황진이 까지 네 가지 작품을 혼자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박서연 씨의 춤을 한 눈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대공연장이 아닌 소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이색적이다.
    “앞으로 전통춤을 친숙하게 여겼으면 해서 일부러 소극장을 선택했어요. 소극장은 공연자의 숨소리까지 관객에게 들릴 정도로 가까워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한국무용을 통해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싶었습니다.”
    안무를 비롯해 음악, 무대구성, 소품까지 스스로 준비하는 이번 공연은 그간의 무용가 박서연이 걸어온 길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관객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아쉬움주지 않기 위해 당분간 그의 연습실은 불이 꺼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