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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②

2018-07-19

교육 교육학원


창작동화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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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와 함께 그림책을 읽기 전, 엄마는 그 책을 먼저 읽어보아야 합니다.  엄마가 책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기존의 내용에 살도 붙일 수 있고, 아이가 책의 재미를 느끼는 정도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아이들은 작가의 호흡으로 씌여진 책을 엄마가 줄줄 읽어주는 것 보다는, 익숙하고 편안한 엄마의 호흡으로 재구성된 이야기에 더 흠뻑 빠져듭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창작동화를 읽어줄 때에 제목을 먼저 크게 읽고 얼른 본문으로 넘어가곤 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알아야 할 점은, 책의 재미와 흥미도를 반감시켜줄만한 제목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영화로 치면 제목에 이미 ‘스포일러’가 새나가는 내용도 있다는 것이죠. 경우에 따라 제목을 먼저 읽어 주는 것보다 표지의 그림을 활용하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이 더 좋을 수 있다는 거죠. 
    이러한 것을 ‘독서 전 학습’이라고 하는데요,  그림을 그린 사람은 누군지, 글은 어떤 사람이 쓴 것인지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 누군가가 이렇게 예쁜 글을 쓰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는 점을 잠깐 동안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창작 동화를 제대로 읽고 있는 것입니다. 책표지는 그 책을 대표할만한 그림으로 만듭니다.  그 책의 주제라고 할 수 있죠. 간혹 앞표지와 뒷표지가 연결되는 그림으로 되어 있는 책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앞표지를 보여주고 뒷표지의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표지의 그림으로 궁금증을 이끌어 낸 후에 본문으로 넘어가면 아이는 책읽기를 할 준비가 됩니다.  이미 아이의 머리 속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죠.




    표지읽기가 끝나면 본문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책의 간지에 그려진 그림으로 어떤 상황인가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아이가 하는 말은 현재 아이의 심정을 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간단한 질문 하나로도 아이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말을 못하는 아이의 경우라면 간지의 그림 하나 하나도 설명해주고 넘어가는 것이 책읽는 좋은 습관을 들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부터 본문의 텍스트를 읽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어가며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어서 이야기를 꾸며 보기도 하고 그림을 본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3세의 아이들은 글과 그림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글보다 그림으로 흥미를 유도하는 이유는 그림책에 등장하는 사물을 알아볼 수는 있지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아직 부족한 시기이기 때문이죠. 3~4세 이상 되어야 그림책에 나오는 사물들을 하나씩 이해하기 시작하고 그 특성들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합니다.
책을 읽어줄 때에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책을 읽는 주체가 ‘아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을 모르는 아이라 하더라도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그냥 듣게 하는 것은 좋은 독서법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줄줄 읽어 주는 것 보다는 그림을 이용하여 전체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잘 알만한 그림들에 대해 간단하게 질문하고, 아이가 대답을 함으로서 그 작은 일 하나에도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러한 작은 성취감이 모이면 아이는 여러 번 성공경험을 하게 되고, 그런 과정이 결국 자존감도 굳건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아이는 엄마가 읽어 주는 책을 수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책을 읽고 있다고 느끼게 되며 그 자체를 즐길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책 한권의 ‘그림읽기’가 끝나고 나면 잠시 다른 놀이를 해도 괜찮고, 아이가 더 몰입해서 읽기를 원한다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텍스트를 읽어주며 더 자세한 내용을 들려주면 됩니다. 그 후에 책의 권말부록에 실려 있는 독후활동 자료를 이용해도 좋고, 수수께끼, 스무고개, 끝말잇기, 몸으로 표현해서 단어 알아맞추기 게임 등등의 놀이를 통하여 생각을 확장시켜주도록 합니다. 책을 읽고 난 후에 독후활동을 하는 것은 책읽기에서 정말 중요한 과정입니다. 다양한 독후활동으로 인해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재생산하게 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사고력 확장과 기억력 촉진으로도 이어지게 됩니다.




   서점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비문학읽기 방법에 대해 잠깐씩 코칭을 해줄 때가 있습니다. 30분 정도만 같이 읽어보면 이 아이가 지금까지 창작동화를 얼마나 읽었는지, 아니면 얼마나 읽지 않았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문학읽기의 기본은 언어이해력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교과서에서 지식·정보글의 비중이 교과개정 이후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7세 이전까지 창작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더 정확히 말해 창작동화를 ‘제대로’ 읽은 아이들은 비문학 글을 읽을 때에 어려운 단어의 의미만 설명해 주면 그 맥락을 잘 이해합니다. 그러나 창작을 많이 읽지 않은 아이들이나, 많이 읽었더라도 아이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읽지 않은 경우에는 어려운 단어를 설명해주어도 그 글의 주제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사실, 자기가 어떤 글을 읽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문자만 읽고 책 한권을 다 읽었다는 포만감만 느꼈던 것이죠.
    지금 창작동화를 올바르게 읽으면, 7세 이후에 전래나 명작동화를 읽으면서 주제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으로 연결되고, 그 단계를 잘 거치고 나면 문학을 읽고 등장인물이나 시대상을 한꺼번에 떠올리며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력이 생깁니다. 고차원적인 문학의 이해, 그것은 어린 시절 창작동화를 어떻게 읽었고,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은 새로운 지식이 들어올 때 컴퓨터처럼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에 새로운 지식을 재구성하여 저장합니다. 이것은 기억을 저장하는 것 뿐 아니라 인출할 때도 중요한 핵심입니다. 창작동화를 읽으면서 표현력이나 이해력을 기를 뿐 아니라 좋은 기억력까지 획득할 수 있습니다. 좋은 기억은 좋은 이해력 뒤에 오기 때문이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억지로 외우는 것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좋은 독서법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책을 읽는 그 과정을 즐길때에 비로소 그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