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인성교육 어떻게 해야할까요?-②

2018-09-11

교육 교육학원


인성교육 어떻게 해야할까요?-②
''


 




    옛날 옛날에 혼자 사는 총각이 있었습니다. 혼자 밥먹고, 혼자 일하며 외로움을 느낀 총각은 어느 날 농사일을 하면서 혼잣말을 합니다. “이렇게 농사지어서 누구랑 먹고 사나”하구요. 그러자 어디선가 “나랑 같이 살지”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그 목소리가 들리던 곳에는 빛이 나는 우렁이 한 마리가 있었고, 총각은 외로웠던 차에 신기한 금빛이 나는 우렁이를 데리고 집에 갑니다. 그 날부터 일을 하고 들어오면 밥상이 잘 차려져 있었죠. 그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다보니 너무 궁금해진 총각은 몰래 숨어서 지켜보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우렁이가 있던 독에서 어여쁜 각시가 나와 총각을 위해 맛있는 밥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 거에요.  



    우리나라 전래동화인 ‘우렁각시’중 일부인데요, 세계명작동화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두장이와 요정들’이라는 동화책인데요, 여기에서는 가난하고 늙은 노부부가 등장합니다. 할아버지는 구두 짓는 일을 하고 사는데, 어느 날은 딱 구두 한 켤레 만들 재료만 남고 돈도 다 떨어져서 한숨만 푹푹 쉬다가 잠이 들죠. 아침에 일어나보니 꼼꼼하게 바느질이 잘 된 근사한 구두 한 켤레가 탁자위에 놓여 있었어요. 그 구두는 비싼 값에 팔렸고, 할아버지는 그 돈으로 다시 재료를 사다 놓았죠. 그 다음 날에도 또 그 다음 날에도 멋진 구두들이 만들어져 탁자위에 놓여 있었고 구두장이 할아버지는 금세 부자가 되었어요. 구두장이 할아버지도 ‘우렁각시’ 이야기에 나오는 총각처럼 밤새 무슨 일이 있어나는지 너무나 궁금했어요. 잠을 안 자고 지켜보았더니 어디선가 작은 요정들이 나와서 각자 맡은 일을 하며 구두를 만들고 있는 것이었어요.
    ‘구두장이와 요정들’은 독일에서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그림형제’가 쓴 책들 중 하나 입니다. 세계 여러나라의 동화들을 읽다보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이렇게 비슷한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요, 전래와 명작동화를 읽을 때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비교해보거나 전하고자 하는 가치관이 비슷한 이야기들을 연결지어서 읽어주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문화와 세계 여러나라의 문화에 대한 흥미를 가지도록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가치관과 그러한 글이 쓰여지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가지게 되죠. 그렇게 하다보면 각 나라의 문화를 일방향적이고 경직된 자세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고유의 문화를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연성이 생기게 됩니다.




   주제로 묶어서 책을 읽어주는 방법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문제해결력과 지혜’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전래동화에서는 ‘토끼와 자라’, ‘활 잘 쏘는 총각’ 등이 있고, 명작동화에서는 ‘헨젤과 그레텔’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권성징악을 주제로 한 전래동화에는 ‘콩쥐팥쥐’, ‘흥부와 놀부’등이 있고, 명작동화에는 ‘신데렐라’, ‘크리스마스 캐롤’등이 있죠. 문화적 차이로도 구분을 할 수가 있는데요, ‘형님 호랑이’, ‘의좋은 형제’ 등과 같이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는 가족애와 효, 형제애를 다룬 작품들이 많은 반면, 명작동화는 ‘행복한 왕자’ 처럼 주로 박애주의의 관점에서 씌여진 책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래는 좀 더 서민적이고 소박한 배경이 많은 반면, 명작동화에는 화려하고 귀족적인 배경이 훨씬 더 많이 등장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어쩌면 초라해보이기까지 하는 주인공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명작동화에서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주인공들이 성격도 좋고 착한 것으로 가정되어지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런 주제와 관련하여 아이와 대화하며 자녀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책을 읽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속담이나 사자성어 등과 연결지을 수도 있는데요, 앞서 소개한 ‘우렁각시’ 이야기의 경우, 어떤 속담이 생각나시나요? ‘짚신도 짝이 있다’ 라는 속담과 연결시켜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구두장이와 요정들’에 나오는 요정 외에도 서양의 이야기에는 많은 ‘요정’들이 등장하는데, 피터팬에 나오는 ‘팅커벨’, 아라비아 이야기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 ‘지니’, 아프리카 이야기에 등장하는 작은 원숭이만한 ‘아사마누크파이’라는 요정 등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의 신화와 연결지어 융합독서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 세계의 역사와도 또 그 역사 속에 살아 숨쉬는 인물들과도 연결지을 수 있습니다. 융합독서란 이렇게 ‘지식의 그물망’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전래와 명작동화를 읽는 시기는 아이들이 평생 가지고 살아갈 가치관이 만들어지고 완성되는 시기입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사고를 할 수 있어야 바람직한 도덕성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아직은 자신 밖에 모르고,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며 떼를 쓰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백마디 잔소리로 훈육하는 것보다 어쩌면 선조들의 선한 가치관이 잘 녹아 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분별력을 키워준다면 부모와 자녀의 관계뿐 아니라 나아가 또래와도 좋은 우정을 나눌 수 있습니다. 남을 이해하는 마음, 갈등을 해소시키는 지혜, 곤경에 처했을 때 이겨내는 힘.  이러한 것들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전래와 명작동화를 읽는 그 시간들이 모여서 하나의 아름다운 돌탑처럼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녀에게뿐 아니라 자녀와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소통하는 부모의 내면까지도 아름답게 물들여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