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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생을 풀고 춤속에서 꿈을 꾸는 사람 강민호

2018-11-08

문화 문화놀이터







춤으로 생을 풀고 춤 속에서 꿈꾸다
    어머니와 충주 성서동 재래시장을 걷던 중학생(3학년) 강민호는 도라지 무용학원에서 흘러나오는 우리 음악에 빠져든다. 어머니 따라 시장바구니를 들고 가던 어린 나이에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고 무용학원에 바로 등록한 뒤로 춤꾼의 삶 32년이 도도한 강물처럼 흘렀다. 무용학원 누나들이 우리 가락에 맞춰 춤을 추던 순간에 매료되어 무용을 시작하면서 그가 맞닥뜨린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무용학원에 등록을 할 때도 집안의 반대가 심했지만 정작 청주 서원대학교 무용학과(1기)에 입학하면서도 다른 것에 대한 갈망이 심했고 자신 안에 있는 끼를 주체치 못해 다양한 인생을 살았다. 그때가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라 국가적으로 분주하고 예술적으로 재능이 필요했던 시기여서 개막식, 폐막식 행사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1학년 마치고 휴학계를 내고 서울로 올라가 KBS에서 ‘젊음의 행진’,‘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같은 프로그램에 보조춤꾼으로 오락 무용을 하게 되었어요. 무용과에 대한 환상이 걷히면서 제 안에 끼가 많이 발동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일본에 가서 2년 이상을 살면서 가부키 공연을 보고 내가 진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어요. 가부키라는 정적인 무용을 몇 시간이나 한 동작으로 보여주는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느끼면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던 것이죠.”




    방황 아닌 방황은 춤꾼 강민호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얻는 소중한 시기였다. 일본 생활을 끝으로 다시 무용과에 돌아온 강민호는 청주시립무용단의 창단 멤버로서, 청주의 몇 안 되는 남자 무용수로서의 삶을 달구게 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남자 무용수로서는 조상이나 다름없다.
    "95년도에 졸업하고 청주시립무용단을 창단하고 활동을 거듭하면서 세종대학교 석사과정을 다녔어요. 3년 동안 서울과 청주를 오가면서 열심히 공부했죠. 사실 무용단에서 개인 작품을 발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예요. 열정과 능력이 모두 필요한 일이죠.”
    강민호의 예술적 감성은 남다르다. 주로 ‘꽃’에 대한 생각이 무용수로서의 삶을 변별력 있게 만들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꽃이 피고 지고 하는 것이 인간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요. 희로애락, 생로병사가 다 들어있잖아요. 꽃이 피고 지는 것 안에 인간의 내면이나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면 데뷔작 <꽃 섬> 시리즈, <처용 살>, <심청>, <풍화>, <붉은 눈물>, <눈먼 새의 노래> 들도 꽃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춤꾼 30년 삶을 기념하는 공연 <길마중>(2013년)이라는 공연도 자신에게 바치는 꽃이었다. 남자 무용수로서 척박하고 어려운 환경일 수밖에 없는 춤판에서 열정적으로 견뎌낸 의미 있는 해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길마중은 ‘30년 걸어온 길’이자 ‘30년 걸어갈 길’에 대한 선물이었다.
    다행히 <길마중>은 한국춤비평가협회 베스트 작품상을 받았다. 강민호의 춤이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그런 수상의 결과는 그의 춤 정신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는 그는 춤 공연의 대본을 스스로 써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자기의 감정과 사상을 보여주는 공연에 스스로 표현하는 것을 우선으로 할 만큼 완벽한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춤의 고백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삶속에 진심이 묻어나는 춤꾼

    “춤은 전통에 바탕을 두어야만 창작 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틀의 바탕이 아니라 정신의 바탕이기 때문이죠. 춤에 정신이 없다면 한국적인 깊은 호흡과 내면의 울림을 보여줄 수 없어요. 요즘 관객들도 춤꾼이 한 자락만 추어도 다 알아요. 어느 정도 공력이 있는지 다 알만큼 관객들의 수준이 높거든요. 앞으로도 전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전통을 바탕에 둔 창작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3년간 대전을 오가면서 대전무형문화재 15호 승무 보유자인 법우 스님의 승무를 이수하였고 지금은 처용무를 배우고 있다. 여러 스승의 춤을 바탕으로 강민호만의 춤을 만들어내는 철학이 되었다. 끝이 없는 외길이다. 공부를 거듭해서 먼 길이자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춤으로 생을 풀고 춤 속에서 꿈을 꾸는 젊은 무용수로서 삶 속에 진심이 묻어나는 춤꾼이 된다고 믿는다.
    “2018년에는 전국무용제가 청주에서 열려요. 무용계가 바빠져요. 전국 16개 도시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거죠. 한마디로 대한민국 무용의 향연이죠. 지역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연구와 홍보를 하고 있어요.”  
    그런 꿈을 실현하기에 청주라는 환경이 척박하다. 대학교에 무용과가 없어지면서 좋은 인재들을 서울이나 외부로  뺏겨버리고 있고 공연장 등의 인프라가 부족하므로 무용협회 부회장으로서의 고민도 깊다. 지치고 나태해질 때마다 춤을 배우고 있는 일반들의 열정에서 배우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제대로 알려주고 정성으로 알려주면서 어린 학생들에게서 느껴지는 원초적인 에너지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내년에는 무용수로서, 무용협회의 임원으로서 다시 한번 정점을 찍는 해가 되길 강민호는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