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꿈과 가죽공예 이야기 ②

2018-11-15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꿈과 가죽공예 이야기 ②
''








    내가 정말 내가 원하던 꿈을 이룬 건지에 대해 부풀어 오르던 의심은 기어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지긋지긋하게 계속되던 야근생활과 결코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일 더미 속에 나의 꿈, 내가 원하는 삶은 단 한 조각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나는 내가 그토록 원하는 패션디자이너가 되었지만, 정말 내 삶에 내가 없는 꿈을 향해만 달려 온 것이 아닌지 불안해졌다.
   평생을 이렇게 숨 쉴 새도 없이 일에 쫓겨 살 것만 같았다.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이었는지, 과연 내가 꿈을 이루고 있는 것인지 조차 생각해 낼 겨를도 찾지 못했다. 매일 커져만 가는 불안감은 기어이 변화를 갖아야겠다는 큰 결심을 먹게 하였고 나는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 그만두고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1년 동안 공부와 일을 하다 다시 중국 심천에서 직장을 1년을 다녔고 다시 영국 런던으로 떠난 나는 공부와 일을 늘 병행하며 5년여 간 나의 진짜 꿈을 찾아 길고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많은 문화적 차이와 언어의 장벽에 대해 부딪혔고 진짜 처음으로 느끼는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독립성도 많이 키우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과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가치’라는 단어 앞에 온통 흔들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 일에서 내가 얻는 가치와 남에게 주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고 그 생각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게 하였다. 많은 고민 속에 살아가는 방법을 바꾸고 싶었고, 시련과 깨달음을 반복하는 시간들은 나를 어느덧 가죽공예가 혹은 가죽을 소재로한 예술가로로써의 자리에 서있는 나를 바라본다. 한국공예관에서 꿈을 향해 귀를 기울이는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 중에는 가죽공예로 성공하고 싶은 친구도 있었고 작가 고은진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한국 공예관 ‘아름다운 쓰임’의 전시 연계 교육이었던 ‘꿈과 가죽공예 이야기’를 통해  나의 20대, 30대,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나의 꿈을 찾는 좌충우돌, 변화와 시련의 시간을 이야기로 나누며 많은 꿈을 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꿈은 직업적인 목표와 내가 원하는 이상의 삶이 함께 그려져야 한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상단 이미지 (左) 2005년 중국 브랜드 수주회에서 컨셉발표 / (右) 2006년 상하이 같은반 친구들과
하단 이미지 (左) 2008년 런던과 외로움 / (右) 2012 런던을 떠나며 송별회


    꿈과 삶의 이상적인 모습을 현실 속에서 조율하는 작업은 정말 중요하다. 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이에게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겠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 속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을 가장 많이 아는 것은 바로 스스로이다. 그런 나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때로는 처절하게 외로워지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다른 환경에 부딪혀보는 시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스스로와 대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솔직한 태도는 나를 찾는 과정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한다. 나는 지난 행복했던 순간, 내가 좋아했던 장소, 보람있었던 순간, 감사했던 순간, 내가 사람들에게 받은 좋은 영향들에 대해 곧잘 생각한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 내가 원하는 행복한 미래의 상을 꿈꾸고 있다. 시간이 없을수록 시간을 만들어 나를 바라보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내가 가야하는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左) 꿈과 가죽공예 이야기 (右) magnolia

     이제 나는 그토록 원했던 패션 디자이너의 꿈의 껍질 안에 숨겨있던 내가 진정 원했던  ‘가치를 담는’ 가죽공예가, 예술가로 꿈을 변화하고 새로운 삶에 도전해가며 꿈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그동안 겪은 수많은 시련과 아픔의 경험은 꿈을 대하는 나의 내공을 더욱 깊이 있게 한다. 나의 현재는 내 모든 고민과 결정이 이루어낸 가장 큰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공부 또는 일만 치열하게 하지 말고 치열하게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노력을 기기울인다면 자신이 원하는 삶 안에 꿈을 이루는 나를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한다. 자신만을 생각하며 꿈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순간은 현실과의 타협을 하며 잠시 스스로를 희생할 수도 있겠지만, 꿈을 잃지 않고 인내를 통해 열매를 키워 가는 것은 정말 커다란 보람을 가져다준다. 정말 그랬다. 나는 가죽공예가로써 나의 꿈을 이룬 듯 보이지만 나에게는 꿈의 도착지는 없다.늘 꿈을 발전시키고 키워가는 과정만이 있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이라는 삶에 또 힘차게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