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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향

2019-01-02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최근에 들른 한 편집샵에서 너무나도 따듯한 향기에 이끌려 향 한 묶음을 구입하게 되었다. 공방으로 돌아와 향을 태울 꽂이가 필요해 적당한 나무토막을 골라 가공을 시작했다. 간단한 모양으로 형태를 잡은 후 샌딩을 하자 향에 불도 붙이기 전에 은은한 나무향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지금처럼 태우기 편한 스틱 형태의 향이 나오기 전에는 향나무를 잘게 깎아 향로에 태웠으니 어찌 보면 매일 나무를 깎고 다듬는 나에게 이 향기가 은은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다루다보면 다양한 색상과 무늬만큼 여러 가지 나무 고유의 냄새를 맡게 된다. 향기라고 표현할 수준부터 정말 맡기 싫은 냄새까지 천차만별이다. 대표적으로 캄포나무 냄새가 정말 시원하고 좋다. 편백나무의 향도 잘 알려져있다. 로즈우드 계통의 나무들은 가공 시 달달하고 매력적인 장미향이 난다. 향기 뿐 만 아니라 목질 또한 단단하고 매끄러워 필자는 이 계통의 나무들을 가장 좋아한다. 초록빛의 나무, 유창목의 향기 또한 아름답다. 약재로 쓰였던 나무이니만큼 따듯한 아로마향을 맡을 수 있는데, 몇 가지 유명한 향수의 베이스로 첨가되기도 한다. 반면 느티나무나 오크에서는 구린내가 난다. 이 냄새 때문에 느티나무를 다루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마지막으로 향나무에서 나는 냄새는 익숙한 그 향의 냄새다. 물론 가공을 마치고 오일마감까지 하고나면 그 향기는 풍겨 나오지 않는다. 향기를 오래 느끼고 싶다면 오일작업을 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해야한다. 이것이 보통 편백나무에 마감칠을 하지 않고 사용하는 이유이다. 




    현대에는 취미로 즐길 수 있는 문화들이 다양해졌다. 그 중 목공이라는 분야도 분명 너무나 멋진 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나무를 고르는 일부터 디자인을 구상하고 다듬어 완성작이 되기까지 하나하나의 과정들이 모두 소중하며 고스란히 작품에 담긴다. 완성해놓은 작품들을 보면 그 것을 완성시키기까지 겪었던 일들이 머릿속에 생생하다. 그때의 감정들이 마음속에 나무향기로 남아있다면 그보다 뿌듯한 일이 더 있을까. 이것은 분명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을 더 소중하게 해준다.
    어느덧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루모스랩의 마지막 칼럼을 작성하고 있다. 그 동안 적어보았던 소소한 나무의 이야기들이 조금이나마 독자분들의 마음속에 뿌리를 내렸길 바라며 은은한 나무향기와 함께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