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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화 활동가 신수진 작가

2019-01-03

문화 문화놀이터







얇고 글 적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게 그림책… 세상 모든 이치 있어
   관련 카테고리에 그림책이라고 적혀있어서 처음엔 인터뷰 대상자가 그림책 작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약속 장소에서 만난 신수진 씨를 작가님이라고 불렀더니 대번 손사래를 친다. “저희 자체적으로는 ‘책문화 활동가’라고 불러요. 출판돼 있는 그림책을 가지고 관련 문화 활동을 하죠. 작가는 아닙니다.”
    책문화 활동가가 상대하는 대상은 기본적으로 전 연령층이다. 책이라는 매개를 가지고 엄마에게는 어떤 책이 아이들에게 좋을까 하는 부모 교육을 할 수 있고 아이들에겐 책으로 할 수 있는 놀이를 가르칠 수 있다. 일반 성인들에게는 책을 모티브로 하는 인형극이나 전시·기획 등을 유도하고 노인 대상으로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줄 수 있는 교육을 한다. 신 씨의 현재 공식 직함은 (사)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의 이사이자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청주의 회장이다. (사)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은 2014년 만들어진 단체다. 시작은 2013년 가진 준비모임이었고 처음 진행한 것은 시민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였다. “사람들은 그림책을 전문 작가가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넘어 시민들이 자기 이야기로 그림책을 만들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어요.”



    전주가 고향인 신 씨는 전주대학교에서 가정교육학을 전공했다. 졸업하자마자 결혼하고 남편의 직장 때문에 청주에 왔다. 그때까지도 신 씨의 삶은 문학과는 관계가 없었다.
    “태교로 책을 읽어주다 보니 그림책을 만나게 됐죠. 그림책은 글이 적고 얇아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적은 글 속에 세상 모든 이치가 들어있어요. 보다가 울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그림책을 더 잘 알고 싶어졌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부터 여유가 생겨 공부를 시작했어요.”
    당시 평생교육원에서 독서지도사 붐이 일었던 터라 거기에 가면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등록을 했다. 그렇게 (사)어린이도서연구회도 알게 됐고 회원이 되면서 그림책도 더 많이 보게 됐다.
    “제가 작가는 아니고 그림책을 향유하는 시민 입장에서 어떤 책이 좋은가, 대중과 소통하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 책 소개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등을 연구하죠. 그렇게 활동하다 보니까 당장 가까운 일본만 해도 그림책 작가인 이와사키 치히로를 기념하는 치히로미술관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나 그림책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에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을 만들게 됐습니다.”
    보는 시선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림책은 아직도 문학 장르에서 하위로 친다. 전문적으로 그림책을 공부할 수 있는 과정 역시 많지 않다. 당시 지역에는 아예 없었고 성균관대의 단기 학부 과정이 유일했다.
    “두꺼운 책은 호불호가 확실하잖아요. 그런데 그림책은 내용의 심도 등을 일단 차치하고라도 얇고 그림이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보고 나면 ‘이 정도 글에 이렇게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을 줄이야’하며 놀라게 돼요. 충남 부여군 송정리에서 그림책 마을 만들기를 3년 계획으로 진행 중인데 올해가 2년째네요. 그 마을 분들 연령이 평균 70이에요. 처음엔 낯설어하시던 분들이 지금은 경로당에서 2∼3권씩 빌려 가시곤 하죠. 그걸 손주들에게 읽어주고 그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고무돼 더 열심히 책을 보세요. 지금은 그 분들이 그림책을 하나씩 내셨어요. 책 형태로 편집하는 과정이 남았는데 내년2월 서울에서 전시를 할 예정입니다.”





“의미 있고 즐겁게 책을 만날 방법 고민 필요”
    나고 자란 고향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세월을 청주에서 보내고 있는 만큼 지역의 도서 관련 환경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누구보다 관심 있게 지켜봤을 그다.
    “청주에서 오래 책문화 활동을 하면서 느낀 건 도서관이 늘어나는 등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는 겁니다. 그렇게 누구나 책을 접할 수 있는 분위기는 됐는데 책을 매개로 서로 향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부족해요. 어떻게 의미 있고 즐겁게 책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시민들도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전달보다 책 안에서 삶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어떤 것을 찾는 게 필요해요. 마음 속 문제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책이거든요. 학교 정책도 책을 멀리 하게 만들면 안 돼요. 꼭 어떤 결과를 도출하도록 강제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전 그래서 독서퀴즈 같은 것도 싫어해요.”
책문화 활동가로서 신 씨는 자신 주변은 물론 지역의 시민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책문화 활동 경험자와 향유자가 많아지면 좋겠죠. 지역에서 책을 매개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져서 책으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더 많이 공유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꼭 책문화 활동이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더라도 엄마들의 경우 책을 읽어야 아이와 더 많이 소통할 수 있음을 잊으시면 안 되고요. 책을 볼 때도 제대로 읽었다면 책 속 주인공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진정한 독서이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