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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모티브로 블로잉 기법을 활용하는 유리 공예 작가 김준용

2019-02-08

문화 문화놀이터


청주문화생태계 DB
자연을 모티브로 블로잉 기법을 활용하는 유리 공예 작가 김준용
'유리와 일상의 만남, 그 기억에 대한 공유'

    유리는 차가운 느낌을 준다고 하던가? 유리는 뜨거운 물질이다. 1200℃가 넘는 화염 속에서 몸을 온전히 녹인 후 작가의 생각에 순응한 결과물이 바로 유리 공예품이다. 유리 공예 김준용(45·청주대 공예학과 교수)작가는 작가가 불어넣는 숨의 양과 강도, 손의 움직임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유리 공예의 매력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에는 가족여행이 들어있고 지인과의 만남이 들어있다. 자신의 일상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그에게 작품 활동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자연을 모티브로 유리만의 특성에 주목한 작품

    김준용 작가의 공예작품은 꽃과 씨앗, 빛 등 주로 자연을 모티브로 하면서 블로잉(blowing) 기법을 활용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유리공예 방식 중 하나인 블로잉 기법은 뜨거운 유리 용해로 안에서 액체처럼 말랑말랑해진 유리를 블로우 파이프로 떠낸 뒤에 입으로 공기를 주입하면서 형태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작가의 호흡과 순간적인 손의 움직임으로 유리를 두껍게 만들기도 하고 깎아내기도 하면서 다양한 빛깔을 찾는 것인 만큼 섬세하고 유려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유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 중에서 투과성과 반사성에 주목한다. 작품자체에서 보여 지는 느낌을 비롯해 빛이 유리를 투과하며 만들어지는 그림자의 색감, 형태 그리고 작품을 놓는 주변 환경과의 어울림까지 생각해 작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유리 공예는 1년 내내 작품 활동을 하기는 어렵다. 바로 유리 용해로의 뜨거움 때문.
    “유리 공예는 1200℃~1500℃라는 높은 온도의 용해로 앞에서 작업해야 하는 고된 과정입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작품을 만들기 어렵죠. 평소에는 작품에 대한 구상을 많이 하고 겨울 몇 달 동안 작품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독창성과 작품성, 아름다움을 담는다

    김 작가는 어릴 적, 유리 공장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유리가 주는 아름다움이 인상 깊게 마음에 남았다. 고체의 성질을 버리고 액체가 되어버린 유리가 흐르는 듯 멈추고 멈추는 듯 흐르는 모양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았다고. 국민대 공예미술학과에 진학하면서 마음속으로 유리공예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아직 유리공예에 대한 수업이 많지 않아 그에게는 아쉬웠던 시간이었다.
    “그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유리 공예를 제대로 배울 곳이 없었어요.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했던 저는 로체스터 공대 유리학과로 유학을 떠났죠. 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가 생각납니다. 용해로의 문을 열자 모두 멈칫했어요. 뜨거운 화염 속으로 다가가 파이프를 집어넣고 유리를 말아야 했죠. 파이프를 어떻게 잡고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것을 보니 유리 공예를 평생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리 공예 작품에 끊임없이 새로운 기법을 시도하면서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던 그가 3~4년 동안 블로우 파이프를 잡지 않았던 일이 있었다. 도자기를 만들 때 흙을 말아서 붙이듯 뜨거운 유리를 말아 붙여 작품을 만들었다. 아무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였고, 내용도 탄탄하다고 생각했기에 자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전시회장에서 만난 그의 작품은 완성도가 떨어졌고 주변의 반응도 차가웠다.
    “그 때 알았습니다. 작품은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요. 좋은 작품은 독창성과 작품성, 그리고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움까지 갖춰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그 일이 있고 나서 한동안 작품 활동을 쉬었습니다.”





시간을 작업으로 꽉 채우고 싶다

   “앞으로의 소망이요? 제 작업할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에게 학문적인 지식을 가르쳐야하고, 진로를 모색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제 역할입니다. 그러다 보니 수업과 상담 등으로 제 작업 시간이 자꾸 줄어드네요.”
    청주대학교 공예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수업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강단에 서는 것이 학생들과 소통하는 좋은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작업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학들이 겨울방학을 앞두고 있다. 그가 1200℃의 용해로 앞에 설 수 있는 계절이면서 하루 종일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작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그에게 겨울방학은 선물 같은 시간이다. 아니 그의 작품을 기다리는 예술계에 주는 선물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