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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가져보는 소소한 행복

2019-03-07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아인공방 소확행 시리즈 ④
그림으로 가져보는 소소한 행복
'반고흐, 여전히 그가 전하는 메세지'

    고흐는 자살일까 타살일까?“ 고흐의 죽음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러빙 빈센트> 백명이 넘는 아티스트들이 약 10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만든 애니메이션 형식의 영화입니다. 실제로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위해 실제 고흐의 화풍으로 직접 유화를 그렸으며 영화에는 우리가 아는 고흐의 명작들이 배경이 되어 나옵니다. 상영관이 많지 않았음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고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또 다시 한번 감동했지요.
    그러나 이 영화에선 단순히 그의 유명한 작품들을 나열하지만은 않습니다. 훌륭한 영상미에 더해지는 이야기는 반 고흐의 자살 1년 뒤, 그가 죽기 전에 쓴 편지를 동생 테오에게 전달하기 위해 그의 동생 가족을 찾아가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고흐의 흔적을 찾아가면서 듣고 느끼는 그의 인생은 이 영화의 스토리보드가 됩니다.




    “당신은 고흐의 죽음에만 관심이 있군요,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궁금하지 않나요?”
동네 한량인 르네가 고흐의 타살 가능성을 제기할 때 고흐를 추적하게 된 우체국장의 아들 아르망이 이렇게 말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추적하는 스토리로 진행이 되지만 사실 이 영화는 그가 살아온 삶을 말하고 싶었다는 아주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대사이지요.
    “나는 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 나의 작품에 감회를 느낀 사람이 나를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그는 마음이 깊고 따듯한 사람이구나” 불운하고 자신의 무능력으로 인한 극단적인 자살을 택하는 미치광이 천재 화가로 그리기 보다는 그가 동생 테오에게 썼던 편지를 인용해 그가 진짜로 하고싶었던 말을 재조명시켜줍니다.



    고흐는 약 40여점의 자화상를 그리며 자신이 죽기 직전의 모습까지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리가 많이 아는 고흐의 그림이라고 하면 첫 번째 그림이겠지요. 그러나 고흐도 초기 사실주의적 자화상에서부터 자신만의 기법을 가진 후기의 작품까지 다양한 변화를 거치게 됩니다. 첫 번째 작품은 1889년, 두 번째 작품은 1886년으로 사실 3년 차이밖에 나지 않는 그림이지만 같은 작가 것이라고 믿기 힘든 전혀 다른 화풍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두운 색채에서 밝은 색상으로 그림 전체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며 원색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매끈하고 부드러운 붓질이 아닌 짧게 끊어진 선을 사용하면서 고흐만의 특징적인 화필법을 점점 구성해나가기 시작하며 자화상을 넘어서 모든 그림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등 작품들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요.
    그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왜곡된 형체와 강한 색채들을 정신분열증의 증거로 나타나며 그의 격앙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그림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나 고흐는 자신의 비사실적인 그림이 직접적으로 사실을 그린 그림보다 더욱 진실되게 보이게 하고 싶다고 말했지요. 사견으로는 고흐의 그림에서 남들과 다른 그만의 특유한 감정이 보였다면 그것이 고흐가 의도하고자 했던 것이 제대로 표현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칠까. 보잘 것 없는 사람, 괴팍스러운 사람, 비위에 맞지 않는사람, 사회적 지위도 없고 앞으로도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갖지도 못할, 한마디로 바닥중에 바닥.... 그런 보잘 것 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여주겠다.
    고흐는 스스로 귀를 자른 후에 귀가 잘려 붕대를 하고 있는 부끄러운 자신의 치부까지도 그림으로 그려냈습니다. 나의 외로운 모습을 외면하지않고 나의 격정과 아픔을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이라고 인정했지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라는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지요. 어쩌면 고흐의 삶은 지금 우리와 별 다를 바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늘 불안해하고 고뇌하며 생각이 많은 밤을 지내곤 합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시대를 관통하는 그의 메시지는 아주 깊은 여운과 위로를 남겼기에 130년 전 화가의 이야기와 그의 작품들이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이유 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