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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2019-11-18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괴산 숲속 작은 책방 김병록씨
책 읽는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한국 첫 가정식 서점 북 스테이 하우스'

    “요즘 사람들 책을 얼마나 읽을까요? 책을 많이 읽지 못하는데 왜 그런지 아세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예요. 책을 읽는 공간이란 게 특별한 게 아니에요. 차분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되는 겁니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미루마을에 57가구가 모여 살고 있는 전원주택. 똑같이 생긴 집들 가운데 빨간 모자의 피노키오 그림과 함께 ‘숲속 작은 책방’이란 작은 표지가 눈에 띈다.



    김병록(56)·백창화(54) 부부가 운영하는 말 그대로 ‘숲속 작은 책방’인 것이다. 김병록?백창화 부부는 2011년 서울에서 괴산으로 귀촌해 2013년 처음 ‘북 스테이’라는 신 개념의 책 읽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북스테이(Bookstay)는 우리에게 익숙한 템플스테이(Templestay)처럼 북(Book)과 스테이(Stay)를 합쳐서 만든 합성어다. ‘책이 있는 곳에서 머문다’는 뜻 그대로 책방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공간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이 부부가 괴산으로 내려오기 전 정진국 작가의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라는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됐고 한 달 동안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게 됐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을 돌면서 민박에 대한 개념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됐다. 책마을 뿐 아니라 작가 기념관, 서점, 북카페 등을 돌며 ‘우리도 책을 가지고 시골에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게 된 것이다.
    괴산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일산과 서울에서 작은도서관을 운영했던 김병록?백창화 부부.
    아들이 유치원생이던 2001년 일산에 도서관이 1개밖에 없던 상황에서 소장도서도 많이 없고 신간은 모두 나가버려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기 위해 책을 모았고 아이 친구들도 함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모인 회원만 400여명. 그 다음해 기적의 도서관 바람이 불었고 회원들이 낸 후원금으로 사립도서관을 만들어 7년을 버티게 한 힘이었다.



    이후 도서관이 더 필요한 곳으로 가자고 해서 옮긴 곳이 서울 마포구였다. 4개 동에 1개씩 도서관을 만들고 안정화 될 무렵 도서관을 옮기려고 알아보던 중 접촉된 곳이 이곳 충북 괴산이었던 것이다.
    마음처럼 쉽진 않았지만 이 부부가 희망을 건 것이 바로 ‘북 스테이’였다.
    책마을을 찾아 배낭여행으로 떠난 유럽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주인이 사는 집에서 주인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2번 딱 1팀씩만 예약을 통해 북스테이를 신청 받고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집을 내준다.
    유럽을 다녀와서 이 부부가 함께 쓴 ‘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과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에 작은 책방에 대한 공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책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괴산 숲속 작은 책방에는 인문과학, 수필 등 1천500권의 다양한 종류의 책을 소장하고 있으며 매달 작가를 선정해 이달의 주제 서가도 운영하며 작은 전시회도 함께 열고 있다.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김병록씨는 자연속에서 책을 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지난 9월 전국 동네책방 네트워크는 바이 북 바이 로컬 출정식도 진행해 동네책방을 알리는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김병국 씨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낯선 이를 냉대하지마라. 변장한 천사일지 모른다’이다. 매일 낯선 이를 대하는 그들에게 손님을 대하는 마음가짐일지 모른다.
    사람들이 더 많이 책을 읽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김병국 씨.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괴산 숲속 작은 책방은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이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