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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곤충산업’ 중심지로

2020-03-24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농가지원·전문인력 양성
고부가가치 ‘곤충산업’ 중심지로
'전국 첫 곤충종자보급센터 건립'

    동결건조한 쌍별귀뚜라미를 갈아 유산균 발효액과 혼합한 빵, 갈색거저리 분말과 땅콩버터를 혼합해 빵에 발라 먹는 스프레드, 귀뚜라미 분말을 넣은 면, 장수풍뎅이 유충을 이용한 액기스 제품 등 도내 시군에서 곤충을 활용해 개발했거나 개발을 진행중인 식품들이다.
    최근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는 곤충산업의 중심지로 충북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곤충산업 발전을 주도할 곤충종자보급센터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건립됐으며 곤충농가 지원, 전문인력 양성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시군별로 곤충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곤충을 활용한 식품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도 농업기술원 안에 건립된 전국 첫 곤충종자보급센터
 
우수한 곤충종자 육성해 농가에 보급 <곤충종자보급센터>
    지난해 12월 충북도 농업기술원 안에 건립된 곤충종자보급센터는 총면적 1천922㎡(지상 2층, 지하 1층)에 동결건조기 등 26종 50대의 장비를 갖췄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건립된 곤충종자보급센터의 주 업무는 우량곤충 종자 육성과 보급이다. 곤충종자를 전문적으로 사육하고 농가들에 보급하는 시설은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곤충 질병의 체계적 관리, 곤충사육환경 연구개발도 곤충종자보급센터의 주요 역할중 하나다. 센터는 우선 국내 점유율이 높은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갈색거저리의 우량계통을 수집·생산해 하반기부터 전국 농가에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곤충종자보급센터 내부는 먹이제조실, 사육실, 종자보급실, 계통관리실, 분석실, 종합실험실, 질병진단검사실 등으로 꾸며졌다. 핵심은 1층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육실이다. 사육실은 곤충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와 습도가 유지된다. 현재 사육실에선 장수풍뎅이 등 4종의 곤충이 있다. 자연 채집했거나 농가에서 수집한 것이다.

 
(左) 곤충종자보급센터 사육실에서 갈색거저리를 살펴보는 직원들     (右) 장수풍뎅이 애벌레

    곤충의 최우량 종자를 만들어 가는 계통관리실도 중요하다. 일종의 ‘정자은행’이다.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곤충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2층에 마련된 계통관리실에 건강한 곤충종자를 따로 채취해 관리하고 있다. 40㎡ 크기의 이곳은 ICT를 통해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곤충들은 25×30㎝ 크기의 밀폐된 사육상자에 담겨 보관되며 사육상자마다 개별적인 공기순환 시스템도 갖췄다. 이곳에는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갈색거저리 등 3종의 곤충종자가 보관돼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4.1t의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갈색거저리 등 3종의 곤충종자를 생산해 이 중 2.4t을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김선국 도농업기술원 곤충연구팀장은 “곤충산업 확대를 위해 곤충종자를 반딧불이와 귀뚜라미 등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또 곤충종자·먹이원 생산이력 관리, 곤충 질병 관리체계 구축, 곤충 사육환경 기술 연구·개발 등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첫 곤충산업 거점단지 추진도
    도내 기초단체들도 곤충산업단지 조성, 곤충유통사업단, 곤충아카데미 등 다양한 곤충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괴산군은 2022년까지 70억원을 투입해 전국 최초로 곤충산업거점단지 조성을 추진중이다. 괴산군 사리면 이곡리 꿀벌랜드 일원이 대상지다. 국비 지원 사업이라 정부가 조만간 타당성 용역을 발주한다. 
    괴산군은 이곳에서 동애등에를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곤충을 활용한 동물용 사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쓰레기 해결사로 불리는 동애등에는 음식물 쓰레기 10㎏에 유충 5천마리를 투입하면 3~5일 안에 80% 이상을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충과 번데기는 사료 원료로 쓸 수 있다.
    옥천군은 지난해 관내 곤충농가 40여곳이 참여하는 곤충유통사업단을 구성했다.  옥천군은 홈페이지 구축, 마케팅과 품질관리 교육 등으로 사업단의 수익 창출을 돕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해마다 3곳에 곤충사육에 필요한 건조기 등도 지원하고 있으며 동이면 세산리에는 10여종의 장비를 갖춘 가공공장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식용곤충을 활용한 진액, 분말, 환 등이 생산된다.
    청주시도 2016년부터 곤충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1년 과정으로, 총 교육시간은 100시간이며 교육비는 무료다. 해마다 50명 정도가 참여한다.


 
곤충 활용해 다양한 식품개발 눈길
    곤충을 활용한 식품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은 동결건조한 쌍별귀뚜라미를 갈아 유산균 발효액과 혼합한 빵을 지난해 특허출원했다. 잡곡을 넣은 빵과 맛이 비슷하지만 몸에는 훨씬 좋다. 쌍별귀뚜라미가 단백질 함량이 높고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해서다.
농업기술원은 갈색거저리 분말과 땅콩버터를 혼합해 빵에 발라 먹는 스프레드도 만들었다. 맛이 고소해 ‘고소애’라는 별칭을 가진 갈색거저리는 단백질 등이 많아 영양식으로 좋다. 조만간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청주시 농업기술센터도 식품업체와 손잡고 갈색거저리가 들어간 ‘고소애 순대’를 개발했다. 돼지기름 대신 곤충 분말을 넣어 순대 특유의 잡내를 잡았다.
이 같은 성과는 곤충산업 육성 종합계획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차 종합계획을 세워 곤충자원을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2차 종합계획을 마련해 전문인력양성, 생산 및 연구 실용화, 유통·소비 체계 구축을 진행 중이며 2022년부터 2026년까지는 식용곤충 소비 및 곤충을 활용한 가축사료 실용화, 2027년부터 2031년까지는 곤충 산물 및 부산물 수출을 추진한다.
충북에는 국내 곤충산업의 ‘원조’ 동네도 있다. 영동군 장수풍뎅이마을로 불리는 학산면 도덕리 주민들은 1995년부터 표고버섯 재배 뒤 버려진 폐목으로 장수풍뎅이 유충을 길러 소득을 올리고 있다.
마을 곳곳에 폐목이 많다 보니 부업으로 제격이었다. 주민들은 2002년 장수풍뎅이연구회를 설립해 공동사육장과 저온저장고도 지었다. 농가당 순수입은 연간 600만원 정도다. 여운하 장수풍뎅이연구회장은 “한 해 대략 30만 마리를 기르며 전국 유통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