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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어깨통증, 모두 오십견일까?

2020-09-07

라이프가이드 메디컬칩


서울연합메디컬정형외과 건강칼럼
극심한 어깨통증, 모두 오십견일까?
'통증의 정확한 원인 파악과 그에 맞는 치료 받기'

    월요일 아침, 아픈 어깨를 부여잡고 뻘건 눈이 되어 필자를 찾아오는 환자분들과 대면하게 되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안타까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지금 치료하면 완치 가능합니까?”, “제가 오십견 맞나요? 치료 얼마나 걸리나요?” 처음 내원하신 환자분들을 진찰하고 검사 결과에 따른 치료를 마친 다음 다양한 의학 자료를 보여주면서 상세히 설명을 해도, 환자분들이 답답한 나머지 위와 같은 질문을 반복하곤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안타까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다급한 상황은 발생했던 질병이 시간이 지나며 더 악화된 경우, 다시 말해 상급 치료를 요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질문에 대해 “지금보다 확실히 나아질테니, 건강한 어깨를 위해서 같이 노력해봅시다”라고 대답한다. 특히나 어깨의 경우 혹시 모를 상황에도 대비하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중년을 넘어서면서 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어깨통증도 마찬가지, 자료에 근거하면 우리나라에서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환자는 대략 2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적지 않은 숫자로 노령인구와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할수록, 잘못된 자세로 장기간 노출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증가할수록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좋지 못한 자세는, 척추는 물론이고 어깨 관절에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바른 자세가 중요한 이유이다. 
    오십견은 “특발성”질환 다시 말해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오십견이라는 질환은 50세 전후로 발생하는 어깨통증의 대표적인 표현이다.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어깨통증이라는 의미로 의료용어로는 “유착성관절낭염”이라고 불리고 있다. 중년 이후 어깨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손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사무직 근로자라 할지라도 어깨통증이 심하여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한다. 또한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이 오기에 파스로 도배를 하고, 팔을 신줏단지 모시듯이 베개나 쿠션에 잘 올려둔 후 지친 나머지 겨우 잠에 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노화와 잘못된 자세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어깨질환은 모두 오십견이라고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깨가 아프다고 모두 오십견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 속에는 어깨통증은 곧 오십견이라는 부동의 등식이 아직도 상당 부분을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아픈 어깨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정확한 병명조차 모른 채 기나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필자를 찾아온 어르신들을 마주할 때면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어깨통증의 원인에 대한 정보도 다양하게 알려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옥석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하나씩 풀고자 한다.

오십견과 혼동할 수 있는 대표적인 어깨질환
    오십견과 혼동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회전근개파열”이라는 질환을 차이로 들 수 있겠다. 회전근개는 전방에 견갑하근, 상방에 극상근, 후방에 극하근과 소원근으로 구성되어 있는 4개의 근육을 통칭하는 것으로 이러한 근육들이 어깨뼈를 잡아 중심을 유지하고 관절의 움직을 도와주고 있다. 이 근육들이 퇴행성변화 즉, 변성으로 인하여 서서히 상완골에 부착하는 부위가 파열되면서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회전근개파열이라는 질환이다. 회전근개와 오십견의 통증의 양상은 비슷할 수 있으나 이학적 검사만을 통해 어느 질환인지를 유추해 볼 수 있고 집에서도 자가진단을 통하여 두 가지 질환을 비교해볼 수 있겠다.



    회전근개파열은 팔에 힘이 없어 들어 올리기가 힘들지만 진찰하는 전문의가 들어 올려주면 만세를 부를 정도의 운동 범위가 있다. 반면에 오십견은 팔에 힘은 있지만 운동 범위가 작아 진찰과정에서 들어 올리거나 뒷짐 지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면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가벼운 문진과 진찰을 통하여 두 질환을 감별할 수도 있지만, 보다 면밀한 진단을 위해서는 X-ray, 초음파, MRI와 같은 영상의학검사로 근본적 인원을 찾아볼 수 있겠다.
    보통 환자분들께 X-ray검사를 말씀드리면 “부러진 게 아닌데 왜 엑스레이를 찍나요?”라고 답변이 돌아올 때가 있다. 그러나 X-ray 촬영만으로도 어깨의 퇴행정도, 석회덩어리 유무를 파악할 수 있으며 다각도의 촬영을 통해 뼈의 후천적 변화로 인한 신경이 눌리지는 않았는지 어깨가 빠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엑스레이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 어깨의 근육, 힘줄 인대 등의 문제를 찾기 위하여 2차적인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는데 이는 초음파와 MRI 검사라고 할 수 있다. 
    어깨가 아플 때 치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질환인지의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그에 맞는 치료를 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의에 도움을 받아 충분한 소통은 물론이고 세심한 진찰과 필요한 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수술이 권장되지는 않는다. 힘줄의 파열 정도, 주변 구조물의 손상 여부, 통증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회전근개의 경우 파열 범위가 50%이내인 경미한 부분의 파열은 물리치료, 약물치료, 프롤로(증식)치료, 운동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 시킬 수 있습니다. 어떠한 치료 방안이 적절한 방법인지는 주치의와 충분한 진료를 통하여 확인한 뒤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치료법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확실하고 정확한 치료도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어깨통증의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선별, 조합하여 치료해본 결과 통증 완화와 만족도가 높은 치료법들이 있다. 이에 어깨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보존적 치료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물론,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를 회복하고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1차적인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 어깨통증에 관련된 재활의학과 전문 제도가 시행된 지 3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학교, 가정, 직장에서는 바른 자세와 건강한 어깨를 위한 교육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장인과 일반인을 위한 적절한 지침서도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기에, 앞으로도 우리가 건강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공존할 수 있다면 어깨통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분들에게 건강 회복과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