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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2021-01-14

문화


불안, 초조,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마음이 단단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의 조언'

    불안에는 나이도 없고 성별도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불안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학생 때는 생각만큼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불안하고, 취업 준비생 때는 취업이 안 돼서 불안하고,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또 불안하다. 집안의 대소사나 커리어를 결정짓는 중대사뿐만 아니라, 당장 다음 달 카드 값 같은 문제도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한 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불안장애 상담 건수가 올해 상반기 1만 8931건으로 지난해 1만 3067건에 비해 44.8% 늘어났다. 지난해는 한 달 평균 1089명이었지만 올해는 3155명으로 사실상 3배 증가했다(<중앙일보> 2020년 9월 30일 자). 불안장애가 비단 몇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의 저자 한덕현 교수는 말한다. 불안은 인간이 갖고 있는 기본 감정이며, 적절히 다스릴 수 있다면 사실 불안이라는 감정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불안감에서 비롯한 높은 자각이 긍정적인 자세나 유연한 사고와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면, 오히려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고 한 걸음 더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레이스 위에  불안하게 서 있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책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안을 다스리기란 쉽지 않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의 두뇌는 이성보다는 본능을 따르기 때문이다. 불안한 감정은 즉각적으로 공포와 관련한 두뇌 부위인 편도체를 자극한다. 여기에 불확실성에 대한 부정적인 상상이 보태지면, 급기야 최악의 상황을 마치 현실처럼 인식하게 하는 괴물로 돌변한다. 호흡곤란과 떨림, 가슴 답답함, 두통, 어지러움 등을 동반하는 공황장애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의 저자 한덕현 교수는 스포츠 정신의학 전문의로 오랜 시간 극도의 불안과 긴장을 안고 살아가는 스포츠 선수들의 멘탈 코칭을 해왔다. 불안을 호소하는 수많은 일반인을 만나온 것은 물론이다. 이를 바탕으로 불안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보고, 불안을 다스리는 올바른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말한다.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에서 자신이 어디쯤 와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 자신의 인생이 실패작이라고 생각하거나 심지어 성공인지 실패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사람들, 남은 인생은 무작정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사람들, 나는 이들과 이 책을 나누고 싶다’고 말이다.
    당신만 불안한 것이 아니다. 특히나 요즘 같은 상황에서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지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는 시대, 우리에게는 멘탈 코치가 필요하다
    살면서 누구나 안고 가는 감정이 불안이다. 욕망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인간은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억지로 싸워 이기려들기보다 조금 편안히 달래가며 살아보자고 저자는 말한다.
    먼저 불안부터 제대로 알고 넘어가자. 저자에 따르면, 불안은 ‘모르는’ 것, 즉 무지(無知)에서 시작된다. 일단 내가 모르는 것은 나쁜 것이고 무서운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그러기에 모르는 것은 공포와 불안을 동반한다. 그뿐 아니라 불안은 ‘아는 척’하는 것에서도 시작된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스스로를 속이면 죄책감이 자신을 괴롭힌다. 그것이 불안이다.
    여기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가 추가되면 그 불안은 배가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반드시 무엇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더해질 때 불안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불안은 참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쉽게 멘탈이 약하다고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도 불안합니다”라고 솔직히 말하는 전문가의 진짜 솔루션
    우리는 흔히 전문가라 하면, 이론적인 얘기만 늘어놓는다거나, 현실감이 떨어져 나와는 동떨어진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아니다.
    저자 한덕현 교수는 자신도 똑같이 불안하다고 말한다. 남 보기에 어엿한 대학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자기 인생의 여러 사건을 들며 불안하고, 불안해왔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 자신의 불안을 다스리는 여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진료실을 찾는 많은 사람이 “왠지 모를 두려움에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10분 정도 이야기해보면 자신이 어떤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지금 그것이 얼마나 두려운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서의 문제를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이 외에도 불안을 다스리는 데 실제 도움이 되는 팁들이 가득하다.
    키르케고르가 말했듯이, ‘불안은 인간을 움켜잡고 꼼짝하지 못하는 게 하는 생경한 힘이다.’ 다만 적절한 방법만 안다면 불안은 잘 다스릴 수 있다. 저자와 함께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