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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부들아, 우리 함께 ‘일’내보자!

20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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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귀농인
청년 농부들아, 우리 함께 ‘일’내보자!
'송주희 너래안 대표 '

    귀농 7년 차, 송주희 대표는 깨, 땅콩 등을 재배하며 온라인 마켓 너래안을 통해 참기름, 들기름 등을 유통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SNS를 운영하고, 화천 내 청년 모임을 진행하며 화천군에 젊은 농부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Q. 농부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젊을 땐 부모님에게서, 또 고향인 시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서울에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어머니의 사고 소식을 듣고 고향에 내려왔죠. 그런데 여기서 농사일을 돕다 보니 부모님이 평생 일궈오신 농사일과 농작물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들었습니다.
Q. 깨, 땅콩 등 잡곡이 주력 작물이라고 들었는데, 최근 애플수박 농사도 시작하셨다고요.
    애플수박을 재배하기 시작한 지는 올해 3년 됐는데요, 애플수박을 재배하기로 한 데는 크게 네 가지 이유가 있어요. 우선 여름철 수익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깨는 가을에 추수해 그제야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는데, 여름에는 딱히 수익이 나는 작물을 찾기 어려웠어요. 두 번째로는 최근 1인 가구와 핵가족이 늘어나다 보니 일반 수박보다는 한 번에 먹기 좋은 애플수박의 인기가 높아질 거라는 ‘트렌드’를 고려했어요. 또 기후변화에 따라 과거엔 남부 지방에서 주로 재배하던 농작물이 요즘엔 중부 지방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마지막 이유로는 오랜 기간 농사일을 해오신 아버지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작물을 재배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성인이 된 자녀라면 때로 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애플수박만큼은 제가 아버지보다 더 잘 알아서 아버지께 아는 척도 해보고 싶었죠.(웃음)
Q. 1차 산업인 농업과 3차 산업인 SNS를 융합한 것으로 유명하세요.
    제가 농사를 시작한 2014년도만 해도 SNS에서 청년 농부를 찾아보기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저는 당시 시골에 와서 생활하며 가장 힘들었던 게 ‘외로움’이었거든요. 속을 터놓을 또래가 없다 보니 영농 일기처럼 블로그랑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들이 점점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더라고요. 어르신들은 “젊은 친구가 열심히 한다”라며 응원해주셨고, 젊은 친구들도 “또래 같은데 농사를 짓네” 하고 신기해하는 분이 많았고요. 그렇게 청년 농부라는 키워드를 알리게 됐고, 자연스레 농사와 SNS를 접목하게 됐죠. 덕분에 제가 재배하는 농작물에 대한 홍보도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Q. 농사부터 유통, SNS 운영 등 모든 것을 도맡아 처리하는 게 힘들진 않으세요?
    제가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들을 때만 해도 6차 산업의 필요성이 강조되던 때였어요. 그런데 6차 산업을 시작하려면 제가 먼저 멀티플레이어가 돼야겠더라고요. 새벽엔 농사짓고, 낮에는 사진 찍어 SNS에 올리고, 제품도 만들고, 판매도 해야 하니 처음엔 너무 힘들었는데, 막상 눈앞에 닥치니 하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세상이 워낙 빠르게 바뀌는 시대라 뒤처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모로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새내기 농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지원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청년창업농’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데, 영농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 농부들을 대상으로 영농 1년 차에는 매월 100만 원, 2년 차에는 90만 원, 이런 식으로 지원해주는 거예요. 3년 차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하고요. 서류 심사를 합격하면 면접을 통해 대상자를 선발하는데, 혜택받은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수익이 전혀 없는 귀농 초기에 생활비라도 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정책이 생겼을 때 이미 3년 차가 지나서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새내기 농부들에겐 정말 유용할 것 같아요.
Q. 귀농을 생각하는 또래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언론을 통해 귀농·귀촌에 관해 접한 후, 이에 관심을 두는 또래가 많을 거예요. 그런데 언론에 드러나는 좋은 점만 생각하고 섣불리 귀농을 결정하는 건 위험해요. 두루뭉술하게 “귀농할래!”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작물을 재배하고 어떤 사업을 꾸려나갈지 장기 계획을 세우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해요. 농사란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기도 하고, 본인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자연이 도와줘야 하는 일이잖아요. 또 최소 1년간은 결실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초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자기 삶에 대한 가치와 신념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너래안을 만들었을 때만 해도 이곳을 ‘어르신들을 위한 소일거리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어르신들은 국가가 마련한 훌륭한 복지 혜택을 받으시고, 모든 일은 청년들이 해나가자는 것으로요. 젊은 세대가 시골에 남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일자리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곳에서만큼은 젊은 사람들이 와서 자유롭게 일하고 정당한 급여를 받고, 이곳에 온전히 정착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꿈이에요. 세금은 젊은 저희가 많이 내고요.(웃음) 그리고 훗날에는 이곳에서 일하는 젊은 청년들이 독립해서 또 다른 농장이나 농업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도 해보고 싶습니다.
[TIP] 송주희 대표가 말하는 청년 귀농인을 위한 정보 
    각종 귀농 정보를 얻기 위해 아무래도 ‘커뮤니티’가 가장 중요할 터. 부지런히 지자체와 농업기술센터를 다녀봐도 정보력에 한계를 느낀다면, 젊은 청년 농부들의 모임인 ‘청년농업인연합회(청연)’에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교육, 행사 등 커뮤니티 활동은 물론 여러 가지 정책·지원 정보를 활발히 공유할 수 있다. 가입비와 연회비가 있으니 참고할 것. 청년농업인연합회 ‘청연’  cafe.naver.com/0farmers  / 가입 신청하기  naver.me/IG4tpg4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