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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설계자들

2022-05-11

문화


세상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종족
은밀한 설계자들
'포노 사피엔스를 탄생시킨 사람들'


순식간에, 은밀하게 우리의 일상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 잘 생각해보자. 당신은 언제부터 ‘1’이 사라지지 않는 대화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는가? 언제부터 다시 보지 않을 인증용 음식 사진을 핸드폰 한편에 저장하기 시작했을까? 도대체 언제부터 추위와 더위의 고통 없이 시간을 딱 맞춰 버스를 탈 수 있게 되었는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프로그램들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온라인 메신저, SNS, 카메라 어플, 배달 어플 등 새로운 프로그램의 등장은 순식간에 우리 삶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프로그램에 의해 생각과 행동을 지배당한다. 
    그런데 우리는 누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모른다. 어떤 도덕관념을 가진 사람인지, 어떤 목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과연 이 프로그램의 영향력에 대해 고민했을지. 우리는 이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 누구보다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으면서, 우리는 왜 아무 의심 없이, 모두 다 “댓츠 오케이”의 마음으로 사용해온 것일까? 도대체 무엇을 믿고?


 
프로그래머, 아직도 다 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이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은 모두 ‘프로그래머’의 작품이다. 각종 수식어와 설명을 덧붙여야겠지만, 우선은 ‘프로그래머’로 소개하겠다. 프로그래머, 이들은 오늘날 지구상에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결정에 따라 우리의 삶은 너무나도 빠르게, 너무나도 급진적으로 바뀐다. 
    아, 프로그래머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당신은 맥이 탁 풀렸을지도 모른다. 아주 새롭고 놀라운 존재가 등장하는 줄 알았는데, 프로그래머는 뭐, 너무 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마음에 손을 얹고 떠올려 보자. 내가 프로그래머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내가 아는 것이 정말 프로그래머의 전부일지.
    당신이 프로그래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몇 가지 질문을 해보겠다. 아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두 알겠다면, 당신은 이 책의 대상 독자가 아니다. 이만 이 페이지에서 떠나라.
    하나, 프로그래머는 주로 무슨 일을 하는가?
    둘, 프로그래머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셋, 우리는 왜 프로그래머를 알아야 하는가? 
우리의 세상을 만드는 그들을 알아야 미래를 대비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AI가 판사를 도와 재판을 보조하고, 기본적인 대출 심사를 진행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공정하고, 지치지 않는 AI가 이런 업무를 맡는다면, 업무에 치여 정신이 없는 판사나 은행원 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간처럼 순간의 감정이나 잘못된 신념으로 오판을 하는 경우도 없을 테고 말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온라인에 퍼져있는 기본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제작된 AI는 인간과 같이, 혹은 일반인들보다 더한 편견과 차별을 학습한다. 그래서 백인보다 흑인의 죄를 더 무겁다 판단하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가지고 대출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런 프로그램은 프로그래머가 만든다. 그래서 그들이 중요하다. ‘프로그래머’는 젊고 컴퓨터에만 빠져 다른 것은 관심이 없는 백인이 아니라 누구보다 다양한 인종과 성별, 연령의 사람들이어야 하고, 어떤 이보다 윤리적인 문제에 민감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프로그래머를 제대로 알고, 그들에게 이런 자질을 가질 것을 요구해야 하며, 또 감시해야 한다. 나쁜 의미의 감시가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 일상 깊숙이 관여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좀 더 신중할 수 있도록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세상을 이끄는 유명 프로그래머들의 진솔한 이야기

    “만약 컴퓨터 같은 사람이 있다면 정말 밥맛일 거예요. 남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죠.” 앳우드가 말했다. 확실히 프로그래밍 언어 컴파일러는 프로그램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여지없이 에러 메시지를 출력한다. 에러 메시지는 명확할 때도 있지만, 수수께끼 같을 때도 있다. 버그를 해결해야 할 때, 프로그래머는 철저히 혼자다. 컴퓨터는 자신과 전혀 상관없다는 듯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채 프로그래머가 좀 더 명확히 프로그래밍하기를 기다릴 뿐이다. _<3장 영원한 숙적, 버그> 중
    이 책은 기술 과학 분야 저널리스트인 클라이브 톰슨이 <생각은 죽지 않는다> 이후 5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으로,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으며, 이 프로그램들이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통계 자료들, 역사와 사회학, 행동경제학의 제반 연구들, 직접 취재한 인터뷰 기록과 재밌는 일화들을 통해 정리했다. 저자는 프로그래머를 다방면에서 흥미롭게 탐구했다. 
    그가 만난 유명한 프로그래머들의 인터뷰는 솔직하고, 통찰력 높으며, 현장감이 살아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팔, 구글, 스냅챗, 드롭박스 등 전 세계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프로그램들을 이끄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프로그래머들과의 인터뷰는 프로그래머를 가장 손쉽게 이해하고, 점점 더 가속화되는 ‘프로그램 세상’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를 공부할 수 있는 귀중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직접 마주할 수 없는 엘리트 프로그래머들의 경험, 그들의 생각 등을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분명하다.
저자.클라이브 톰슨
    캐나다 출신으로, 기술 과학 분야의 베테랑 저널리스트이다. 그는 1970년대와 80년대에 토론토에서 자라면서 TV에 연결한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 Commodore 64에 매료되었고, BASIC을 사용하여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영어와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뉴욕 타임스 매거진(New York Times Magazine)의 전속 기고가이자 와이어드(Wired)의 칼럼니스트로 맹활약 중이다. 또한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와 스미스소니언(Smithsonian)을 비롯한 다수 매체에 지속적으로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오늘날 톰슨은 실리콘 밸리의 과대 광고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과학, 문학, 역사 및 철학에 대한 통찰력을 높여 작성한 깊이 있는 기사를 통해 존경받는 가장 유명한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는 단순히 기술 발명가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기록한다. 그는 특히 디지털 기술과 그것의 사회적ㆍ문화적 영향력에 집중하며 이에 대한 연구와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