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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꽃으로 피어나는 속리초 아이들

2023-02-01

교육행정 교육프로그램


예술이 활짝
예술꽃으로 피어나는 속리초 아이들
'5년째 이어온 뮤지컬 공연, 올해는 창작 뮤지컬 ‘삼년산성 이야기’ 선보여'


예술이 싹튼 학교
    속리초는 지난 2018년부터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되어 4년간 뮤지컬 특색교육을 운영했다. 기존 뮤지컬을 각색한 ‘라이온킹’과 ‘브레멘 음악대’(2018)를 시작으로, 시나리오 작업부터 학생들이 참여하고 보은의 지역 특성을 살린 ‘소확행’(2019), 꿈에 대한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그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담은 ‘행복한 보은씨’(2020)를 무대에 올렸다. 예술꽃 씨앗학교 마지막 해인 2021년에는 미래의 오염된 지구의 모습에 대한 학생들의 걱정과 우려를 재미있게 풀어낸 창작 뮤지컬 ‘미래를 찾아서’를 선보였다.  
지역으로 자라나는 예술
    올해는 ‘예술꽃 씨앗학교’에 이어 ‘예술꽃 새싹학교’를 운영하면서 ‘학교 예술교육을 통한 지역역사 감수성 기르기’라는 주제로 문예체교육 연구학교로도 선정되었다. 거기에 지역의 역사를 예술로 풀어내는 교육과정 연구도 함께 진행하면서 힘을 보탰다. 아이들은 뮤지컬 시나리오 단계부터 우리 지역의 자랑거리를 발굴하고 이해하는 다양한 활동을 실시했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역 문화재인 삼년 산성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삼년산성 이야기’를 무대에 올렸다.





    ‘삼년산성 이야기’는 삼년산성과 이를 둘러싼 고분군을 유추하여 쓴 1막과 삼년산성 축성설화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각색하여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2막의 내용으로 구성했다. 오랜 시간 노력한 아이들의 연기는 전문 아역배우 못지않게 자연스러웠고, 예술강사들과 교사들의 노력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예술꽃 씨앗학교’와 함께 뮤지컬 공연을 진행하면서 시작된 학생들의 변화는 지역과 연결되어 이제 마을에도 조금씩 영향을 주고 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인근 학교들이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해오고 있을 뿐더러, 올해는 지역의 다양한 인사들이 뮤지컬 발표회에 참석하여 문화예술이 지니는 가치를 마을에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작지만 좋은 학교 ‘브랜드' 
    현재 보은 내에서 명실상부 예술초등학교라고 불리는 속리초는 사실 ‘작은 학교 살리기’의 일환으로 뮤지컬 교육을 시작했다. 노래, 연기, 안무 등을 통합적으로 배워야 가 능한 뮤지컬 공연을 위해 매주 월요일을 ‘FAN DAY’로 정하고 담임교사와 예술강사들이 협력하여 학년별로 3시간씩 음악(노래와 안무), 연기, 소품 제작 수업을 진행했다. 
    매년 여름 방학에는 ‘예술꽃 캠프’를 진행, 하루 4~6시간씩 집중 연습을 통해 뮤지컬 공연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저는 속리초가 뮤지컬을 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3학년 때 전학 왔어요. 뮤지컬을 꼭 해보고 싶어서요."
    이번 공연에서 신라 병사 역을 맡은 6학년 김현우 학생의 이야기다. 속리초는 학생 수 감소로 학교 존립의 위기에 있었지만 2018년도부터 전학 오는 학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2018년 34명이던 전교생은 올해 55명으로 크게 늘었다. 현재도 전학 문의가 끊이지 않는 ‘예술교육 브랜드 학교’라고 할 수 있다. 



 
공동체가 함께하는 뮤지컬 
    속리초는 매년 ‘속리 FANTASY 발표회’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학교 밖 대공연장을 선택한 것은 유치원생을 비롯한 전교생들이 함께 설 수 있을 정도 규모의 무대가 필요한 것이 기본적인 이유였다. 거기에 많은 사람들과 성과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의 자긍심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속리초 뮤지컬’, ‘작지만 즐겁고 좋은 학교’라는 이미지를 지역민에게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적잖이 작용했다.
    아이들에게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해가 거듭될수록 뮤지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싹트는 동료 의식이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무대에 서다 보니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모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기대고 배우게 되었다.
    올해 뮤지컬 공연에서 고학년은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의젓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저학년들은 아직 미흡하지만 최선을 다하며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었다. 더불어 무대 위에서 작은 실수가 일어날 때면 뒤에서 조용히 실수를 무마해주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부끄러움이 많은 편이었는데 이젠 자신감도 생기고, 특히 노래 실력이 좋아졌어요. 동생들에게 노래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고음을 맡은 친구의 음정을 잡아주기도 해요." 
아이들은 지난 5년간, 다양한 예술 활동의 즐거움을 발견했고 창작의 과정을 함께 나눴다. 사실 ‘예술꽃 씨앗학교’에 이어 운영한 ‘새싹학교’는 올해로 끝날 예정이었다. 무대에서 내려온 아이들은 마지막을 아쉬워했고, 학부모 님은 더이상 공연을 할 수 없게 될까 봐 걱정했다. 다행히 최근 ‘새싹학교’를 1년 더 운영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속리초 가족들은 벌써부터 다음 공연을 기대하며 반가워했다. 
    우선 예술 활동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생님들과 협의해서 교과과정과 적극적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 학교가 ‘동학 취회지’와 가깝다는 지역적 특색을 활용하여 당시 이곳 아이들의 생활을 상상하고 각색해보는 것도 구상 중이다. 속리초등학교가 앞으로 또 어떤 무대를 펼칠지 기대와 응원을 보내주기 바란다. 



 
Mini Interview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게 교육적 효과가 있을까 생각했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아이들의 바른 인성에 도움을 주고 표현력도 좋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전교생 55명이 함께 하나의 무대를 만들다 보니 선후배 사이에 서로 챙겨주고 배려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예전보다 확연히 밝아진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뮤지컬 교육에 도전하는 다른 학교가 생길     때마다 마음으로나마 박수를 보내게 된다. 작은 시골 마을 보은 곳곳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싹이 트고, 지역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해본다. (배수진 연구부장(2020~2021 예술꽃씨앗학교 담당) 
    언젠가부터 학교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노랫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리면서 학교가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부끄러워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 시골 작은 마을에서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학생?교사?학부모?지역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활동이라는 점도 너무 좋았습니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저희 큰아이는 속리초에서 운영한 예술꽃 씨앗학교의 혜택을 온전히 받아서 자기표현에 너무나 당당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문화예술의 힘을 아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홍은경 속리초 학부모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