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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맥주 집

2017-06-22

맛집 서원구


우리 동네 맥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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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운 여름밤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더위를 식히고 싶은 날이 있다. 이럴 때는 멀리 가기는 싫고 동네에 사는 친구를 불러내어 집 가까운 곳에 있는 맥주 집에서 마른안주와 함께 가볍게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까이에 사는 동네 후배를 불러내 본다. 고맙게도 흔쾌히 나와서 함께 맥주  잔을 기울여 준다. 늦은 밤이니 안주는 과할 필요가 없다. 마른안주의 대표주자인 오징어와 땅콩이면 된다. 후배와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중간 지점인 성화동에 위치한 ‘바롤로’는 늦은 밤 슬리퍼를 신고 나가서 가볍게 마음 편하게 맥주 한 잔 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오징어와 땅콩 안주와 생맥주 500cc를 주문하니 길다란 막대과자가 먼저 나온다. 이것은 독일 사람들이 맥주랑 같이 즐겨 먹는 소금 과자다. 길쭉하고 과자 표면에 하얀 소금들이 붙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편하게 슬리퍼를 끌고 가서 편한 친구와 함께 시원한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우리 동네 맥주 집

    처음에는 짜다는 생각이 들지만 맥주와 함께 먹으면 은근 중독성 있게 자꾸만 손이 간다. 식감은 바삭바삭하며 소금이 너무 크게 붙어있는 것은 톡톡 떼어내고 먹기도 하고, 작게 붙어있는 것은 그냥 먹으면 적당히 짭짤한 맛을 즐기기에 좋다. 더운 어느 여름밤,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후배와 함께 별 볼일 없는 안주를 앞에 두고 미운 직장 상사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은 마른안주를 씹는 맛보다 더욱 시원하고 통쾌하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편하게 슬리퍼를 끌고 가서 편한 친구와 함께 시원한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우리 동네 맥주 집 하나정도 알고 있다면 그 곳이 행복한 공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