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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다리를 저나요?

2017-04-21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강아지가 다리를 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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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봄이 되어 산책하기 좋은 시기이다. 개들도 ‘주인님’과 같이하는 산책을 정말 좋아하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신나게 걷고 뛰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의외로 많은 개들이 다리가 불편함에도 ‘주인님’은 이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개들은 “다리가 아프다”라고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두 다리로 걷는 사람은 한 다리가 아프면 걸을 수가 없지만, 개들은 네 다리로 걷는 동물이므로 한쪽 다리가 아파도 나머지 다리로 잘 걷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결국 이는 다른 다리에 하중을 늘리게 되어 소위 병을 키우게 될 수 있다. 한쪽 다리에 전 십자인대 단열과 같은 질환이 생겨서 다리를 못 쓰고 있으면 반대편 다리에도 2년 내에 절반 가까운 개들이 똑같은 질환이 생기는 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결점이 점차 없어져 가는 자연스런 진화와는 반대로, 골격이 작고 약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개들이 점차 자손을 늘려가고 있다

    다리가 아플 때 개들이 보이는 증상으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것이 가끔씩 깨금발로 다니는 일이다. 이외에도 한 다리를 아예 들고 다니는 일, 불편한 뒷다리를 허리의 힘으로 들어올리기 위해 허리를 굽혀 들어올리고 머리를 낮추는 자세, 다리가 실제로 휘어 보이는 변형, 다리를 만지려 하면 통증 호소 등도 많이 보이는 증상들이며 ‘주인님’에게 “다리가 아파요”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험한 일도 하지 않는데 왜 다리가 문제가 생길까?
    그 답은 사실 사람에게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작고 앙증맞은 개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결점이 점차 없어져 가는 자연스런 진화와는 반대로, 골격이 작고 약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개들이 점차 자손을 늘려가고 있다. 따라서 슬개골 탈구, 고관절 이형성 등의 다리 모양의 변형과 관련된 질환들이 대물림 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런 질환이 있어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외양을 가진 개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의 체형에 맞는 생활 환경에서 약한 관절을 가진 작은 개들이 미끄러운 바닥에서, 자기 키보다 높은 침대나 소파를 하루에도 수십 차례 뛰어오르고 뛰어내리며, 약한 다리를 조심해서 쓰지도 못한다.
    슬개골 탈구는 우리나라에서 다리가 아픈 개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관절 질환이다. 가장 강한 힘을 내는 근육인 대퇴사두근이 무릎을 펼 때 도르래 위에 얹혀 움직이도록 사용되는 것이 슬개골(무릎 뼈)인데 이것이 도르래 밖으로 빠지는 질환이 슬개골 탈구이다. 연골과 관절 액으로 보호되는 도르래에서 빠지게 되면 이 자체가 통증이기도 하지만, 거친 면 위에서 움직이며 갈리게 되어 무릎 관절 안에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관절 안을 녹이게 되어 십자인대와 같은 죄 없는 구조물까지 손상시켜 끊어지게 만든다. 워낙 많은 질환이라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으나 관절이 빠져서 생긴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소염제, 영양제보다는 수술적으로 빠지지 않도록 구조를 바꾸어 놓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이며, 수술은 언제나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경과가 좋다. 너무 심하게 변형되도록 방치되면 수술이 커지게 되고 회복기간도 오래 걸리게 되며,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면 소염제의 도움을 받아야만 다리를 쓸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다. 항상 조기에 진단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큰 개들이 다리를 아파하는 질환으로 가장 많은 것이 고관절 이형성이다.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를 연결하는 관절이며 이 관절이 습관적으로 빠지거나 헐거워져 발생하는 질환이 고관절 이형성이다. 고관절의 깊이가 얕아지는 방향으로 성장하면서 잘못 형성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큰 개뿐 아니라 작은 개에서도 물론 발생할 수 있으며 역시나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게 되므로 외국에서도 이 질환에 걸린 개들을 중성화하여 병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질환은 작은 개들에서도 많이 발견되며, 무릎관절의 문제와 대략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다리를 불편해 할 때에는 고관절과 무릎관절 등 다리 전반을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포메라니안과 푸들, 치와와 같은 품종에서는 뼈가 가늘고 길기 때문에, 사람이 안고 있다가 뛰어내리는 일상적인 일에서도 앞다리의 골절이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종들은 골절이 발생했을 때 앞다리의 일부 구간에 혈관이 부족하여 단순히 깁스나 부목, 붕대 같은 방법으로는 뼈가 오랜 기간 붙지 않거나, 잘못 붙어서 다리의 기능을 잃게 되는 일이 80%가 넘는다. 심지어 너무 강한 붕대나 고정으로 욕창이 생기거나 신경이 손상되어 다리를 잃게 되기도 한다. 감각이 없고 괴사가 시작되어도 개들은 표현해주지 않는다. 때문에 골판/스크류 고정법이나 외골격고정과 같은 수술로 교정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므로,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들은 자기 ‘주인님’을 다른 주인님과 절대 비교하지 않는 맹목적인 사랑을 보여주어 가끔 이리저리 배신하는 사람의 행태보다 낫다고 교훈을 주기도, 상처 입은 사람에게 힐링을 주기도 하는 인간의 친구이다. ‘주인님’들이 좀 더 많은 부분을 미리 알고 있다면, 그들만 바라보는 개들이 아파할만한 일들을 사전에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개들은 어디가 아프다고 말을 해주지 않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