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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에 정복당할 것인가 정복할 것인가

2017-05-11

라이프가이드 여행


토마토에 정복당할 것인가 정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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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 스페인, Soul-Bridge’s Project #2

    우리는 에펠탑에서의 애국가 퍼포먼스를 통해 생애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진한 감동과 불타는 의지로 여행을 이어갔다. 유럽대륙의 남서단 포르투갈까지 내려갔다가 앞서 설명한 우리의 세계일주 프로젝트 중 하나인 토마토축제가 기다리고 있는 스페인으로 이동한다.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스페인은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로 열정적인 나라였다. 8월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스페인에서 철없이 열정만으로 온 사방을 헤집고 다니며 구경을 하고 다니다 결국 더위를 먹고 배탈이 났다. 원래 스페인 사람들은 해가 가장 뜨거운 점심 이후(14:00~16:00정도)에는 ‘씨에스타’ 라고 낮잠을 자거나 상점 문을 닫고 여유를 즐기며, 효율적으로 업무의 능률을 조절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녁을 늦게 먹고 밤늦게 맥주나 와인을 즐기며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배탈은 났지만 우리의 심장을 멈출 수가 없었다. 우리도 그들처럼 씨에스타 라이프를 즐기며 스페인 사람처럼 동화된 생활을 하며 스페인을 즐겼다. 우리의 메인 프로젝트 마드리드에서 토마토 축제를 위해 수중카메라와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대한민국 만세’를 적어 태극기를 높이 들고 토마토 축제가 열리는 부뇰로 향했다. 자 신나게 토마토 축제를 즐길 준비가 되었는가?




스페인에서도 우리의 청춘은 빛난다?

    박은태 김마을 우리 둘의 적응력 하나는 최고였다. 벌써 우리는 유럽 현지에 너무나 적응을 잘했고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많은 청춘들을 만났으며 그들로부터 많은 정보도 얻곤 했다. 또한 현지인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내기도 하면서 언어의 장벽과 인종의 장벽은 이미 허물어졌다. 여행 출발 전 느꼈던 그 두려움은 온데간데 없이 어느새 이 여행을 즐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가 이토록 낯선 이들과 함께 모든 벽을 허물고 다 내려놓은 상태에서 아주 버라이어티한 시간을 보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오히려 한국에서 학점과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생활하던 때와 완전히 달랐다. 우리의 안색과 표정에서 어느새 우리도 모르게 평안함을 찾아가고 있었다. 비록 목표가 있는 여행이긴 하지만 과연 무엇 때문에 한국에서 그렇게 각박하게 살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여행하면서 또 한가지! 내려놓음이 오히려 삶의 윤택함과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낯선 이들과 어울리는 법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개최되는 토마토 던지기 축제로, 에스파냐 남동쪽, 지중해 연안 발렌시아 주의 작은 마을 부뇰에서 개최된다. 강렬한 붉은 토마토의 색채와 역동감 넘치는 축제 풍경이 여러 영화, 광고, 방송에 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져 3만여명이 함께하는 축제로 발전한 토마토 축제(La Tomatina)는 8월 마지막 주 내내 음악, 춤, 공연, 거리 행진,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는데, 토마토 던지기는 수요일의 1시간여 동안만 진행된다. 축제 참가자들은 허락된 시간에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며 축제를 즐긴다. 가족, 시민과 방문객 등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참여하는 토마토축제는 유쾌하게 즐기는 난장판 축제이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전야제를 즐기기 위해 우리는 하루 전날 축제현장인 부뇰에 도착했다. 이미 각종 의상과 분장을 한 다양한 외국친구들이 모여 있었고, 우리도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대형 태극기를 온 몸에 휘감고 양손에는 작은 태극기를 흔들며 축제의 거리를 돌아다녔다. 티셔츠에는 한글로 ‘ I Love Korea, 대한민국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직접 적었다. 역시나 많은 외국인들과 현지인들이 우리와 함께 사진을 찍자며 달려왔고, 우리도 흔쾌히 사진에 응하며 ‘Korea’를 외쳤다. 
    우리가 기존에 알던 토마토축제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토마토를 던지는 날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정통 있는 축제답게 전 세계인들이 모이는 전야제는 이미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뜨거운 현장이었다. 전야제 하루만 열리는 클럽부터 다양한 먹거리, 역시나 축제에 음주가무가 빠질 수 없듯이 길거리에서 여려 명이 연주하고 사람들이 단체로 몸을 흔드는 아주 흥겨운 장면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 자리에 대한민국 두 청년 우리 Soul-Bridge가 빠질 수는 없었다. 우리는 길거리 메인 무대 위로 올라가 사람들을 주목시키고 마치 히피처럼 자유롭게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2002년 월드컵 붉은 악마처럼 대~~한민국 응원박수를 외국인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다음 날 진짜 토마토 축제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멈출 수 없었고 꼬박 밤을 새고 메인 게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토마토도 붉고 두 청년의 열정도 붉다

    이제 시작이다. 밤을 꼬박 새어도 당당한 우리 대한민국 두 청년의 힘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 토마토 축제의 시작 전에 행하는 게임이 있다. 기름 발린 나무를 맨손으로 올라타서 하몽을 따는 사람이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우리는 그 게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도대체 몇 명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이 그 작은 골목에 모여 서로의 피부가 자연스럽게 맞닿을 정도로 움직일 자리조차 없어서 도무지 토마토를 던질 수가 없었고, 이러다간 무분별한 토마토 테러에 끝장을 볼 거 같다는 느낌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가 TV에서 보던 아름다운 토마토 던지기 놀이가 아니었다. 이건 마치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 긴장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는 서바이벌 게임이었다. 우리 둘도 분명 같은 자리에 있었는데, 어느 새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었다. 실제로 토마토를 던지고 맞아보니 TV화면처럼 웃으면서 던질 수 없었고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수경을 착용하고 게임에 참여해도 앞 뒤의 사람조차 누군지 볼 수가 없었다. 신발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도 없고, 길거리 전체에는 토마토 주스 범벅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었고, 생각보다 로맨틱하거나 생기 넘치는 그러한 축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래서 사람은 경험이 참으로 중요한 가 보다. 
    마치 전쟁과도 같았던 토마토 축제였지만 대한민국 남아로 태어난 우리가 각종 매체에서만 보던 세계적인 축제를 우리가 경험 했고,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사람들 앞에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쳐보았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욱 중요했다. 외국 축제에서 대한민국을 외칠 때마다 매 번 느끼는 것이지만 외국에 나오니 역시 나도 몰랐던 애국심이 폭발을 하고 대한민국이라고 외치는 순간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그 뭉클함은 이루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벅차 오르는 느낌이었다. 대한민국 남아로 태어나 이런 전 세계 축제에 와서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뜨거운 열정과 패기를 가진 우리 스스로가 기특하기까지 했다. 자 이제 우리는 또 다른 도시로 가서 우리의 청춘을 불태워 보려고 한다. Let’s go Soul-Bri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