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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아이들을 지키는 옐로카펫

201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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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아이들을 지키는 옐로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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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갑게 움츠려들었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봄을 알리는 3월이다. 거리에서 가장 먼저 반갑게 보이는 모습은 개학을 맞이해 아이들이 옹기종기 학교 가는 모습이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아이들의 등교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난다. 하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오가는 길에 사고는 없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작은 아이들이 운전자의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아 혹시 사고라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 인근 지역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차량의 속도를 시속 30km로 제한한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 중 58%는 초등학교 반경 인근 300m이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적으로는 주로 학기 중에 일어나며 가을보다는 신학기인 봄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보호구역’이 보호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조금은 더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할 수 없을까?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하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는 충북의 지자체들과 힘을 모아 2017년부터 아이들이 안전한 보행상활을 할 수 있도록 ‘옐로카펫’이라는 사업을 시작하였다.





아이들을 지키는 노란공간, 옐로카펫!

    옐로카펫이란 아이들이 학교 인근 건널목을 이용할 때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안전공간이다. 벽면으로부터 바닥까지 노란색의 큰 원뿔모양으로 설치된 옐로카펫은 ‘넛지효과’ 효과를 통해 아이들의 안전한 보행생활을 돕는다.
    ‘넛지효과’란 강압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말한다. 즉, 주변의 색깔과 대비되는 노란색의 공간을 마련하여 아이들이 그 안에 들어가고 싶게 끔 하여 신호 대기 시 차도 인근까지 나가지 않고 그 안에서 대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눈에 확 들어오는 노란색은 운전자들이 운전 시 횡단보도와 그곳에서 대기하는 아이들을 더욱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2017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국회에서 보고한 ‘옐로카펫 효과성 연구결과’에 따르면 옐로카펫을 설치한 후 운전자들이 아이들을 발견하는 시의성의 수치가 28%에서 70%정도로 상승하였으며, 운전자의 76.4%는 옐로카펫을 발견 후 평소보다 감속하여 주행했다고 답하였다. 옐로카펫은 어린이보호구역 및 인근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통학로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도로교통공단, 지자체, 학교, 학부모 등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한다. 2018년 1월 기준으로 전국에 옐로카펫은 총 541개가 설치되었으며 그 중 청주 10개, 충북 총 15개의 옐로카펫이 설치되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옐로카펫은 그 지역의 주민들과 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직접 참여하여 다 함께 설치를 한다. 우리 마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주민들이 힘을 모아 직접 나서는 것이다. 그래픽노면표시재라는 특수 제작된 스티커를 재단하여 바닥에 붙인 뒤 스티커가 질감대로 흡착할 수 있도록 망치로 두들기면 옐로카펫이 설치된다. 대개 5~6시간 걸리는 이 작업에 망치와 칼을 들고 땀을 흘려가며 아이들을 위해 힘쓰는 부모님들의 모습에는 자녀들의 안전을 함께 지키고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학교 보내는 게 늘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같이 설치하고 나니까 조금은 안심이 되네요. 집에 가서 아이들한테 내가 직접 설치했다고 자랑해야겠어요.” 청주 산성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참여하여 완성한 옐로카펫을 보며 뿌듯한 마음에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지역사회 주민들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함께 설치하면서 아이들의 안전할 권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설치뿐 아니라 아이들의 통학 안전 실태조사와 위치 선정 역시도 주민들이 참여한다. 관심이 있는 주민들 및 학교관계자와 직접 위험예상지역을 돌며 면밀하게 조사하고 의논한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각 지역은 어떤지, 설치가 적합한지 조사한다. 설치하기 전까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두 열심히 참여한다. 충북은 2017년부터 옐로카펫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15개의 옐로카펫이 설치되었다. 올해 더 많은 옐로카펫이 설치되어 아이들이 안전한 생활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 박석란 본부장은 ‘옐로카펫은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기에 주민과 지자체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