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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과격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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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과격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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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스텀 문화가 있다. 기존에 존재하는 어떠한 것이라도 나만의 색, 나만의 스타일대로 바꾸는 행위, 그리고 창조하는 행위 수많은 커스텀 문화 중 내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카테고리는 바로 핫로드 커스텀 문화이다. 핫로드란 오래전 미국에서 차량이나 바이크를 개조하면서 시작되어 여러 나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재미있는 문화이다. 차량 개조, 바이크 개조라고 이야기한다면 우리 한국의 정서상 불법 아니야?라는 생각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해져 있는 법규를 지키며 만들고 사실을 기반으로 그 틀과 인식을 바꾸려 부단히도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주에서 10년째 조용히 바이크를 뜯고 찢고 조립하는 커스텀 빌더(작업자) G-KUN (커스텀 바이크 숍 SHAKE PISTON MOTORCYCLE 대표 조지용 님) G-KU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그는 나의 지인 모두 통틀어 문화에 대한 인식이 가장 확고한 사람이다. 평소에는 아주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바이크와 커스텀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는 아이처럼 즐거워하며 행복해한다. 국내의 바이크에 대한 일차원적인 인식을 바꾸려 노력하며,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커스텀 문화에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려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그는 커스텀 문화가 나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매해 1회씩 3년을 이어 세 번째 커스텀 바이크 전시쇼를 개최했다. 라이드 하드 커스텀 바이크 쇼 2018 :희망 이 쇼에는 단순히 커스텀 바이크뿐 아니라 여러 갈래로 친밀도 있는 다양한 예술이 공존했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수의 커스텀 빌더들의 바이크 전시와 매체, 패션, 핫로드의 뿌리를 가지고 이어지고 있는 브랜드 문 아이즈의 참여와 다양한 수공예 아트, 미술을 비롯해 해외 핀스트라이핑 (페인팅 아트) 아티스트들의 참여, 인디음악공연, 바이크 시상식, 푸드, 럭키 드로우(랜덤 추천 선물 증정),바버 쇼케이스로 되도록 많은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고 보여주었다. 1~2회를 거쳐 입소문을 타서 꼭 바이크를 타지 않더라도 볼거리가 많다는 것에 남녀노소 어른 아이 상관없이 가족단위의 사람들까지 꽤 많이 찾아주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올해 쇼에는 시작부터 어려움이 컸다. 장소 섭외부터 쇼를 준비하는 과정 속 시간적 여유와 여러 가지 문제 들로 개최가 심각하게 불투명했지만, 문화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빌더들의 응원과 각자의 의지로 장소 섭외를 알아봐 주고, 작은 후원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움직여준 결과, 촉박했던 시간에 비해 거의 기적에 가깝게 열리게 되었다. 청주의 한 대학교의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하였는데, 쇼가 진행되는 날이 근처 건물에서 국가 고시가 있는 날이기에 주최 측의 소음 걱정과 당부가 있었지만, 쇼에 참가하는 바이커들과 관람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구부터 바이크 엔진을 끄고 오던가 최대한 무리하지 않고 와주어 단 한 건의 민원발생 없이 잘 치러졌다. 이러한 행위는 이들의 문화 이념에도 속하는 바인데, 본인들의 문화를 알리고 즐기지만 그로 인해 발생 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 시켜 타인에게 주지 말자는 애티튜드를 지키는 것이다.

   


이들은 타인과의 교류를 즐기고 존중하며 이외의 문화와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을 늘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우리나라, 한국에서의 일반적 시선은 낯선 모습의 사람들이고 과격하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바램만큼 어우러지기가 어렵다. 그로 인한 오해와 인식개선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것이다. 직접 대화를 해본다면 아마도 생각이 많이 바뀔 거라 생각한다. 올해 쇼에는 우리 매장(와일드리밍)도 직접 작업한 창작물들을 들고 벤더 부스로 참여했다.키덜트 문화도 엄연히 커스텀 문화와 공존하고 있다. 작년에는 쇼를 준비하는 힘든 과정을 봐왔던 터라 작은 응원과 관람으로밖에 할 수 없었기에 올해 참여에는 나도 기대감이 배로 컸다. 나의 파트너는 커다란 틀은 같지만 조금은 다른 스타일의 작업들을 하고 있기에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다양한 부스의 아티스트와 빌더분들의 응원을 받고 교류하며,나 역시 기분 좋은 자극을 받았고, 행사 내내 즐거웠다.
    나는 개인적 작업 참여로 바이크 시상식 트로피를 제작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촉박한 시간으로 인해 밤낮을 새어가며 작업을 했었다. 작업 내내 이 쇼에 최대한 잘 녹아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과 걱정도 컸지만 늘 걱정 말라던 G-KUN의 도움과 해외 핀 스트라이핑 아티스트 분들이 내가 만든 트로피에 직접 페인팅 아트를 시연하고, 수상자분들의 손에 들려 있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작게나마 힘이 되었단 생각에 감사하고 뿌듯했다. 올해의 라이드 하드 커스텀 바이크 쇼의 주제는 THE HOPE (희망) 이었다.
    모두 함께 만들어준 이 쇼에서 희망을 확인했고 그로 인해 내년 2019의 주제는 TOGETHER (함께)로 확정되었다. 희망에서 모두 함께라는 주제로 준비된다. 커스텀 문화의 대한 애정과 감사함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언젠가 들었던 G-KUN의 목표는 커스텀 바이크는 삶이다. 커스텀의 재미와 그 문화 속 이야기, 그리고 타 문화와의 교류를 이어나가 밖에 나가면 어디에든 꼭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처럼 커스텀 숍들이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나 역시 커스텀 문화를 사랑하는 일원으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 즐거운 문화를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오늘도 인식을 바꾸려 열심히 노력하는 그들을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쇼에 대한 사진과 자세한 정보는 www.instagram.com/ridehard_customshow 에서 확인 가능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