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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전통 두부의 장을 열다

2020-06-23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농식품 종합 정보매거진 <농식품 소비공감>

장인을 만나다
프리미엄 전통 두부의 장을 열다
'김동윤 장인'

    콩은 최고의 식물성 단백질로 불린다. 이제 동양을 넘어 서양에서도 두부 붐이 일면서 건강식, 다이어트식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렇듯 건강에 좋은 두부를 더욱 건강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든 장인이 있다. 벌써 4대째 가업을 이으며 두부를 만들고 있는 김구원선생두부 김동윤 대표다.


 
국산 콩 100%로 만든 전통 두부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간수가 필요하다. 이때 간수와 콩물의 농도가 두부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다. 간수를 적게 넣고도 콩물을 응고시켜 두부를 만드는 것이 비결인데, 김구원선생두부는 이 비결을 충실히 따라 두부를 만든다. 그래서 밀도가 높아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맛을 낸다. 게다가 김구원선생두부는 간수를 넣지 않고 만든 프리미엄 두부도 선보인다. 바로 산수유두부와 한방간수두부가 그것. 산수유두부는 1대 김의창 선생이 강화도에 살 때부터 판매하던 두부로, 간수 대신 천연 응고제인 산수유를 사용해 만든다. 한약재를 식품 제조에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한동안 맛볼 수 없다가 이후 규정이 바뀌면서 산수유두부를 다시 부활시켰다. 4대 김동윤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력 보충에 좋다는 여덟 가지 약재인 홍삼, 녹용, 황기, 산약, 백출, 대추, 산수유 등을 이용해 한방 간수를 만들었다. 2009년에는 한방 간수를, 2012년에는 한방 두부를 특허 출원하고 ‘기력 두부’를 본격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두부를 끊임없이 연구해온 노력을 인정받은 김동윤 대표는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하는 신지식농업인장 (章) 제412호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두부 부문으로는 국내 최초여서 더욱 의미가 컸다. 또 같은 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하는 6차 산업으로 인정받았다. 좋은 일은 연달아 일어났다. 6차 산업 지정을 위해 김구원선생두부를 방문한 심사위원이 경기도농업기술원에 김동윤 대표를 소개했고, 농업기술원과 ‘콩 연구원과 신품종 콩 생산 및 이용 확대’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농업기술원에서 두부에 쓰기 적합한 콩으로 ‘강풍콩’을 개발했어요. 지금은 농업기술원에서 실험 생산 중인데, 제가 보기에는 최상이에요. 굉장히 고소해 놀라웠어요. 지금도 농업기술원에서 이 콩을 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일반 농가에서도 이 품종을 생산해 두부 생산인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동윤 대표는 산수유를 포함한 한방 약재는 물론 콩, 간수 모두 국내에서 나는 것만 사용하고, 두부를 만드는 과정 역시 전통 방식을 고수한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두부는 겉 비지와 속 비지 중 속 비지만 사용해 간수로 콩물을 응고시키는데, 그래야 고소한 맛을 배가할 수 있다. 다만 응고제로 쓰는 간수의 종류만을 바꿔 기능성 프리미엄 두부를 만들고 있다.

4대를 이어온 두부의 명맥
    4대째 이어온 김구원선생두부의 명맥은 1대 김의창 선생에서 시작된다. 강화도에 살면서 두부를 만들어 물물교환으로 생계를 지탱하던 김의창 선생의 아들인 2대 김구원 선생은 1954년 배를 타고 강화에서 영등포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니 많은 이가 김구원 선생을 찾았고, 날로 번창해 공장 규모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3대 김성호 선생이 열 살 때 일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3대 김성호 선생이 군 제대 후 1968년부터 가업을 이끌었고, 이는 지금의 4대 김동윤 대표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김동윤 대표는 가업을 잇기 전 많은 고민을 했다. 2000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2003년 아버지 김성호 선생이 위암 판정을 받은 것. 당시 김동윤 대표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아버지는 제가 가업을 잇지 않기를 바라셨어요. ‘대기업에서 두부를 생산하니 이길 수 없다. 더 버티려면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조차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라고 말씀하시면서요. 그런데 이렇게 전통 있는 두붓집이 우리밖에 없는데, 제가 잇지 않으면 맥이 끊긴다고 생각하니 안 할 수 없더라고요.”
    그렇게 물려받은 가업이지만, 김동윤 대표 앞에 펼쳐진 길이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다. 이전까지 조금이나마 거래하던 유통업체에 거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자 난색을 표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HACCP 인증을 위해 위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한편 외식업에 도전한 것이다.
    “두부를 만들어 바로 판매하면 드시는 분도 신선하게 드실 수 있고, 저희도 광고 효과를 보면서 어느 정도 수입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결정한 일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김구원선생두부는 매체에 여러 차례 소개될 만큼 많은 손님을 끌어 모았다. 그러자 새벽 배송 유통업체로 유명한 마켓컬리로부터 납품 제안을 받았고, 이어 쿠팡에서도 러브콜을 보내왔다. 현재는 이마트와 초록마을에서도 물량 확보를 요청하고 있다.
    “꼭 제가 아니어도 5대, 6대째에는 소비자들이 저희 두부를 알아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기회가 빨리 온 것 같습니다.”
    공장제 두부가 아닌 혼과 역사가 담긴 김구원선생두부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김동윤 대표는 더 맛있고 건강한 두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나라 전통 두부는 일본이나 중국 두부와 달라요.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두부의 활용 방법과 맛, 모양이 계속 변하겠지만, 저희는 전통을 지키되 다양한 요소를 더해 더 건강한 두부를 만들 것입니다.” 

    TIP. 김동윤 장인의 두부 더 맛있게 먹는 방법
    가장 맛있는 두부는 갓 나온 것이지만, 일반 소비자는 갓 나온 두부를 맛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가정에서 갓 나온 두부와 가장 비슷한 맛을 내는 방법은 요리하기 전 두부를 살짝 데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찌개가 끓을 때 차가운 두부를 바로 넣는 대신 한번 데쳐 따끈한 두부를 넣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또 해물, 그중에서도 낙지와 두부의 음식 궁합이 조화롭기 때문에 두부 요리에 낙지를 넣으면 더욱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글 강나은 / 사진 장성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