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우리 아이가 또래들보다 키가 작아서 고민이라면?

2021-01-29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알아두면 유용한 건강 안내서
우리 아이가 또래들보다 키가 작아서 고민이라면?
'어린이 건강'

    우리 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작거나 성장 속도가 느린 것 같다며 고민하는 보호자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중에는 진짜로 정상 범위에 못 미치는 저신장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평균 신장보다 작다는 이유로 지나친 걱정을 하는 보호자도 더러 있습니다.
    아이의 성장 속도가 정상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사람의 성장 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출생 당시 평균 50cm 전후로 태어난 아기는 제1 급성장기(출생 후부터 만 2세 사이)를 지나면서, 만 2세경에는 85cm 내외까지 성장합니다. 이후 사춘기까지는 1년에 평균 4~6cm씩 자라며, 5세 무렵이면 출생 시 키의 두 배 정도가 됩니다. 여아는 평균 만 10세, 남아는 평균 만 12세에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제2 급성장기를 맞아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되고, 사춘기가 지나가면 성장 속도가 급격히 줄어 자라는 속도가 더뎌지다가 성인 신장에 도달하게 됩니다.
    생후 6~18개월에는 일시적으로 정상 궤도를 이탈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만삭아의 출생 당시 크기는 엄마 자궁 내 환경이 반영된 것인 반면, 만 2세경에는 유전적 영향에 의한 체격이 나타나므로 자신의 유전적 잠재성을 향해 가면서 성장 백분위수가 상향 또는 하향 이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신장이란?
    같은 성별, 같은 연령과 비교했을 때 키가 3백분위수 미만에 해당하는 경우를 저신장으로 정의하는데, 만약 만 2세에서 사춘기 이전의 아이가 1년에 4cm 이하로 자란다면, 성장 속도가 느린 것으로 판단합니다.
키가 다 자랐다는 건 뭘 보고 판단할 수 있나요?
    여자아이의 경우 초경 후 2~3년, 남자아이의 경우 고환 크기가 커지고 음모와 겨드랑이 털이 뚜렷하게 자라기 시작하면 성인 신장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 손목 X-ray 상 성장판이 닫힌 소견을 보인다면, 성장이 완료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작은 키의 원인이 질병에 의한 경우는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대다수가 원인 질환이 없는 가족성 저신장증이나 체질성 성장 지연이 그 원인이 됩니다. 가족성 저신장증이란, 말 그대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키가 작은 것입니다. 그리고 체질성 성장 지연은 말 그대로 체질적으로 성장이 늦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성장하는 속도가 느릴 뿐 최종 신장은 정상 범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뼈 나이도 원래 나이보다 지연되어 있고 사춘기도 늦게 옵니다. 그리고 부모 중에 누군가도 늦게 크거나 사춘기가 뒤늦게 온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에 대한 검사는 언제 해보는 것이 좋은가요?
    사실 아이의 성장 단계별로 그 시기에 맞는 성장 상담이나 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성장 검사에 시기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호자 혹은 아이 본인이 원한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든 성장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이나 검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제2 급성장기를 지나 성장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성장 검사를 받는 것은 무의미하므로, 가급적 사춘기 이전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성장판 검사는 언제 하는 게 좋은가요?
    사실 사춘기 이전에는 특별한 질병이 없는 한 성장판이 열려 있으므로, 단순히 성장판이 열려있는지 닫혀있는지 보기 위한 검사는 불필요합니다. 그 시기에 하는 성장판 검사는 성장판의 폐쇄 유무를 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뼈 나이를 측정하려는 목적이 더 큽니다.
    뼈 나이 측정에는 왼쪽 손과 손목의 X-ray 사진을 이용하여 판정하는 그룰리치-파일(Greulich-Pyle) 방법이 가장 널리 이용되는데, 손과 손목이 다른 부위에 비해 촬영이 용이한 데다 골화되는 순서가 일정해서 분석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간혹 골다공증 검사를 위한 골밀도 측정기로 뼈 나이를 판독해주는 곳도 있는데, 이는 정확도가 보장되지 않는 방법이다).
    정상 범위보다 키가 작은 아이에서 왼쪽 손목 X-ray를 통해 뼈 나이를 측정한 뒤, 원래 나이보다 지연되는 소견을 보인다면 체질성 성장 지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최종적으로는 정상 범위의 신장에 도달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뼈 나이가 원래 나이보다 앞서간다면, 키가 작은 상태로 성장이 일찍 멈출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성장 호르몬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성장 호르몬 결핍증, 터너 증후군, 또는 만성 신부전증 등의 질환으로 인한 저신장은 성장 호르몬 치료의 대상이 되며 의료보험도 인정됩니다. 그리고 위의 질병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보호자나 아이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는 비보험으로 성장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인위적으로 체내에 호르몬을 주입하는 치료인 만큼, 성장 호르몬 주사의 부작용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장 호르몬 주사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사람의 성장 호르몬과 똑같은 것을 합성해낸 제제로, 현재까지 큰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 클리닉에서 치료 전에 충분한 검사를 시행한 후에 치료 기간 동안 엄격한 추적 관찰을 하면서 적정 용량으로 치료한다면, 부작용에 대해선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저신장보다는 성장 호르몬 주사의 치료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며, 막대한 비용과 긴 치료 기간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보호자가 강력히 원한다면, 늦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후회를 덜 남기는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장판이 닫혀 성장이 완료된 후에는 성장 호르몬 주사 치료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성장 호르몬 치료 외에 키 크는 방법은 없을까요?
    사실, 키 크는 방법은 건강을 유지하거나 비만을 예방하는 방법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골고루 잘 먹고, 잠을 푹 잘 자고,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 습관을 갖고, 바른 자세와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 등이 바로 건강을 유지하고 비만을 예방하는 방법인 동시에 키 크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키가 잘 크기 위해선 우유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속설이 영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느 특정 음식을 많이 먹는 것보다는 골고루 균형 있게 잘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비만이 되면 성장이 일찍 멈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건전한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그 자체가 성장판을 자극하여 성장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빨리 걷기, 달리기, 수영, 줄넘기 등)을 하루에 30분 이상, 1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합니다. 성장 호르몬은 깊은 수면 중에 분비되는 만큼, 키가 크려면 밤에 충분한 숙면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성장 호르몬 분비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가 아이들을 10시 이전에 재우라고 권유합니다. 하지만 여차한 이유로 10시 이전에 아이를 재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가능하면 일찍 잠에 들도록 해야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