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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사실이 아닌 의학 상식: 수면 편

2022-03-04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알고 보면 사실이 아닌 의학 상식: 수면 편
'숙면에 진짜로 도움이 되는 수면상식'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충분한 수면은 사치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데요. 특히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수면은 항상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한 다국적 의료 기기 회사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의 수면 부족 실태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면 동향”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조사에서 한국인의 수면 만족도는 세계 평균인 55%에 비해 훨씬 낮은 41%에 머물렀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 평균 수면시간은 평일 6.9시간, 주말 7.8시간인데 반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평일 6.7시간, 주말 7.4시간밖에 되지 않았지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도 한국인은 35%에 머물러서 세계 평균인 58%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면 실태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그 첫걸음은 올바른 수면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면에 대한 상식 중에서 잘못된 것들을 짚어보고 바로잡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하루 4시간만 자도 괜찮다?
    유명한 인물들 가운데 잠을 적게 잤다고 알려진 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발명왕 에디슨인데요. 그는 평소 “잠은 인생의 사치다.”라며 하루 4시간의 수면을 고집했다고 하지요. 
    그런데 정말 잠을 적게 자는 게 좋을까요? 사실 적정 수면시간은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요. 어린이들의 경우 낮잠을 포함해서 하루 12시간 정도 자는 것이 권장된다고 합니다. 10대 청소년은 9시간 내외의 수면 시간이 권장되고요. 18세부터 60세까지의 어른은 하루에 최소 7시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낮잠은 건강에 이롭다?
    적당한 낮잠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앞에서 말한 에디슨도 밤에 잠은 적게 잤지만 평소 낮잠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하네요. 
    그럼 낮잠은 얼마나 자는 게 좋을까요. 한 번에 30분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상이 되면 생체 리듬이 깨지게 되고 밤에 잠드는 것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술을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어른이라면 술을 마신 뒤 밀려오는 졸음으로 고생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텐데요. 그래서일까요. 잠이 오지 않을 때 술의 힘을 빌리면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요. 음주를 하면 빠르게 잠이 들 수는 있지만, 정작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REM 수면이 방해받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음주는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도 높일 수 있지요. 잠을 자기 위해 일부러 술을 마시는 건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잠들기 전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에 격렬한 운동을 하면 아무래도 쉽게 잠들 수 있지 않을까요? 피곤해지면 잠이 오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이것 또한 사실과 다른데요. 운동하는 동안 활성화된 교감 신경 때문에 오히려 잠들기 힘들 수 있습니다. 지나친 운동보다는 차라리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해서 체온을 높이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잠이 오지 않아도 침대에 누워있는 게 좋다?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고 컴퓨터를 하는 분들도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생활 방식은 정작 침대에서 잠을 자려고 할 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침대가 주는 느낌과 잠을 연결시켜야 침대에 누웠을 때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잠이 오지 않는데도 침대에 누워있는 습관이 안 좋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때는 차라리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명상을 하고 잠이 오려고 할 때 침대로 향하는 게 좋습니다. ‘아, 내가 침대에 왔으니 잠을 자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말입니다. 
알람시계의 스누즈 버튼을 누르고 조금 더 자는 게 좋다?
    아침마다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알람을 끄고 깊이 잠들어버리면 잠이야 푹 잘 수 있겠지만 지각을 피할 수 없겠지요. 그런 우리를 위해서 알람시계에는 스누즈 버튼이 있는데요. 일단 알람을 껐다가 10분 정도 후에 다시 알람이 울리게 하는 기능입니다. 
    이 버튼을 누를 때 우리는 나머지 10분의 수면이 우리의 피로를 말끔하게 해소해줄 거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스누즈 기능이 연장해 준 10분 동안의 수면은 깬 것도 아니고 자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스누즈 버튼을 써서 기상 시 10분을 연장하기보다, 차라리 그걸 고려해서 알람을 맞추고 스누즈 없이 바로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코골이는 숙면을 취하고 있다는 증거다?
    코 골면서 자고 있는 아빠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모르고 깊이 잠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코를 골면서 자는 건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심한 경우에는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도 있고요. 코를 골면서 자고 나면 깨어있는 낮에 피로를 호소하기도 쉽습니다. 
    앞으로 주변에서 누가 코를 골면서 자는 모습을 본다면, ‘푹 자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 그 사실을 알려주고 코골이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좋겠습니다. 
숙면에 진짜로 도움이 되는 두 가지
    그렇다면 숙면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수면 전문가들은 매일 일정한 시각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가장 강조합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요.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삼가는 것도 숙면에 중요합니다. 스마트폰 화면의 밝은 빛이 눈을 자극할 뿐 아니라 늦은 시각까지 우리 두뇌를 각성하도록 하여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일정한 수면과 기상, 그리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 자제. 숙면을 위해 앞으로 이 두 가지만이라도 잘 지켜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