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하늘로 하루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검붉은 석양과 널따란 들녘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황홀하다. 무심서로를 따라 까치내 가는 길에 문암생태공원이 보인다. 좌회전을 하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울퉁불퉁 시골길을 천천히 달린다. 넓은 들녘이 보이는 훤히 보이는 곳 들판에 아담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 들어서니 좌측에 길게 산책길이 열려 있다. 아담한 꽃길로 이어진 정원과 정자가 있다. 그곳에 앉으니 맑은 공기가 가득했다. 신봉동에서 자동차로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다. 또한 시설 내에도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과 풍부한 산책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우리 주변에 노인성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노인성 만성질환이나 치매에 걸린 부모를 모시는 자식들에게는 내 부모처럼 24시간 안심하고 맡길 만한 노인요양원을 찾게 마련이다. 특히 노후에는 치매, 중풍, 퇴행성 관절질환,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자도 크게 늘게 되고, 노년기 만성질환인 편마비, 감각장애, 언어장애, 의식소실 등을 동반해 집에서만 돌보기에 힘에 부치는 경우가 발생된다.
다솜노인요양원의 홍연안 원장은 “저희 요양원은 우암복지재단 소속으로 우암소규모노인종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감동을 드리고 어르신을 위한 사랑의 공동체’라는 비전을 담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 이념으로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수발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에게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물리치료사들이 정성을 다해 24시간 어르신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모시고 있다”고 말한다.
마음으로 나누고 사람이 더불어 사는 곳
다솜노인요양원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도 넓은 들녘과 맞닿아 있는 쾌적한 자연환경과의 조화가 아닐까. 소담하고 아름다운 정원에서는 철마다 다르게 피는 꽃과 나무, 산책로, 정자, 벤치 등을 마련하여 산책과 일광욕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요양원내 생활실은 보호자와 외부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보통 5~6인실 넓이의 방을 4인용으로 넓고 쾌적했다. 마루온돌방과 침대 방이 구별되어 있어 각각 취향에 맞게 이용할 수 있다. 물리치료실에는 노인들의 체형에 맞는 운동치료, 물리치료, 전기치료 등 1:1 전문맞춤 케어를 실시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생활실로 직접 찾아가 치료를 실시한다. 또한 협력병원에서 의사가 순회 방문해 고혈압, 당뇨와 치매는 물론 기타 질환에 대한 처방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확인한 다솜노인전문요양원의 환경은 특별했다. 일자형 복도는 넓어 보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됐고 실내는 쾌적한 환경으로 특유의 요양원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또한 요양원에서 한발자국만 나가면 곧바로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 멀리 까치내 들녘이 한 눈에 펼쳐져 시원함과 평온함을 동시에 느꼈다. 따뜻한 봄볕에 산책로를 따라 거니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였다.
청주시 율량동에 사는 정병철(52)씨는 “중풍으로 한쪽이 마비된 아버지를 6년 동안 모셨다. 그런데 맞벌이를 하는 처지라 낮에는 간병인을 두고, 저녁이면 퇴근해서 아내와 함께 돌봐드렸지만 아무래도 부부갈등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 스스로 요양원으로 가겠다고 자청해서 동생들과 상의 끝에 이곳 다솜노인요양원으로 오게됐다. 6년 넘게 별다른 차도가 없었던 아버지가 이곳에서 전문적인 관리를 받아서인지 마비 증세가 많이 호전되었고 친구 분들이 생기면서 표정도 한결 밝아지셨다. 장남이어서 부모님은 무조건 집에서 모셔야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시는 것이 부모님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어르신들의 즐거운 노후생활을 함께 한다
홍 원장에게는 든든한 파트너이자 후원자가 있다. 그의 딸인 우암소규모노인종합센터 서유리 센터장이다. 서 센터장은 청주대사회복지학과를 전공했다. 2010년 남편을 심장마비로 잃고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딸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엄마 홍 원장을 도왔다. 정작 자신의 꿈인 노인복지가 아닌 아동복지의 길로 가고 싶었지만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이 그의 꿈을 포기하게 됐다. 하지만 슬퍼할 겨를도 없이 당차게 아버지의 꿈인 노인복지를 하나씩 실현해나갔다.
서 센터장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24시간 환자를 돌본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적인 치료와 세심한 간호를 할 수 있는 노인전문요양원이 필요하다.”라며 “노인성 질환은 방치하면 더욱 악화되지만, 노인요양원에서 꾸준히 관리를 해준다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다.”라고 말한다.
다솜노인요양원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특화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서 센터장은 음악합주 활동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은 물론 개인 취미활동을 위한 것이다. 연습은 1주일 1회 진행한다. 탬버린, 트라이앵글 등 손 악기를 들고 지정된 노래를 같은 시간에 반복하여 연습한다. 잘 될까하는 우려는 기우였다. 효과는 탁월했다. 어르신들의 열정은 반복된 연습에서 흥미 유발과 실력까지 늘었다. 오는 5월 경로잔치를 통해 어르신들의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이밖에도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개월에 1회 요리활동을 통해 쿠키, 햄버거 등 음식을 직접 만든다. 신체체조 활동은 주2회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건강에 도움을 주고 미술치료, 음악치료, 작업치료, 가요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입소한 어르신과 가족, 보호자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입소한 모든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생신상으로 칠순, 팔순, 구순, 백순 잔치를 베풀어 주고 있다. 매월 초, 어르신들의 생일상은 차려 주고 있지만 특별한 나이의 생일을 맞은 어르신들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가족, 친지들을 초대한다. 한복을 입혀드린 다음에 가족들이 어르신에게 큰절 올리게 한다. 보호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솜노인요양원만의 훈훈한 배려이다.
이밖에 보호자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요양원 자체 내에서 장터를 연다. 대추차, 어묵, 빈대떡, 호박죽, 과일 등을 판다. 가짜 돈을 제작하여 보호자와 함께 어르신들이 직접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보호자들은 장터활동이 무척 재밌고 부모와 함께 물건을 고르고 사는 모습에 흡족해 한다.
입소대상자 및 입소절차 다솜노인요양원에는 치매, 뇌졸중(중풍), 각종 노인성 질환으로 질병관리 및 장기요양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나 입소가 가능하다. 장기요양보험에 의해 1~5등급 판정자와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가정형편상 모시기가 어려운 사람도 해당된다. 또한 외상 또는 기타 질환으로 보호가 필요한 65세 이상 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의료급여증 노인도 가능하다. 단기간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노인들도 입소가 된다.
다솜노인요양원의 홍연안 원장은 “노인성 질환은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저희 요양원은 전문적인 치료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요양원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저하된 노인들의 잔존 능력을 유지하고 향상시켜 품격 있는 노후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더 바란다면 자녀분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부모와 함께 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넓은 들녘에 펼쳐진 아담한 ‘우암노인요양원’에서 바라본 서쪽하늘의 저녁풍경은 평화로웠다. 창가에 자리 잡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이 그지없이 편안해보였다.
다솜노인요양원(무심서로 1099번길 130) / 043-276-24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