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예술치료는 일그러진 마음을 정화시키는 힐링 - 충북미술치료연구소 김혜숙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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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가명, 11세)는 평소 말수가 적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을 고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상담을 맡은 김혜숙 소장은 아이가 동물 그림을 그리는 동안 시선을 떼지 않고 아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그림을 그릴 때의 몸동작이나 시선, 집중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한편 아이와 교감하기 위해 직접 그림을 추가하거나 색칠을 돕기도 했다.
아이의 그림이 완성되자 ‘이건 무슨 그림이야?’, ‘이 색이 마음에 드니?’등 간단한 질문을 했다. 아이는 ‘뚱뚱한 하마예요’, ‘초록색이 좋아요’등 자기가 생각하는 것들을 말했다. 수줍음이 많다던 아이는 어느새 여느 아이들처럼 활발해졌다. 김 소장은 ‘그러니?’, ‘그렇구나!’등 반응을 보여주며 아이와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다른 점은 대화 패턴에 있었다. 절대 ‘왜?’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또 ‘이건 어떻다’식의 평가나 ‘이렇게 그려야지’등의 지시나 간섭은 아예 자제했다. ‘예쁘다’, ‘멋지다’ 등 칭찬조차 없었다.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아이가 특정 물체를 표현한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인지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충북미술치료연구소 김혜숙 소장은 “미술치료는 진단기법과 치료기법이 있는데 진단기법은 내담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데 적용이 된다면 치료기법은 치료사와의 공동작업과 대화 등 상호작용을 통해 치유 효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영국 레스터에 사는 3살 자폐 소녀 아이리스 그레이스 햄쇼가 그린 그림 2점이 각각 1500파운드에 판매됐다.’고 영국외신이 보도했다.
2011년 자폐아 판정을 받은 햄쇼는 말을 하지 못했고 친구들이 곁에 다가오기만 해도 공황상태에 빠지며 장난감 기차 소리를 들으면 고통스러워했다. 햄쇼의 부모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시도하던 중 미술치료를 통해 아이가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후 부모는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의 그림을 공개하자 전 세계에서 문의가 들어왔다. 엄마 아벨라 카터-존손은 “3개월 전쯤 아이가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붓을 손에 쥐여 주자 아이가 차분해졌고 행복해했다.
여러 곳에서 작품을 직접 보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런던에서 개인 전시회도 열었다. 이렇듯 미술치료는 치료의 기능을 벗어나 이제 재능을 발견해주는 역할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충북미술치료연구소 김혜숙 소장은 “예술치료는 모든 연령에게 미술, 무용, 체육, 놀이, 요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되는 치료도구다. 건강하지 못한 어린이뿐 만 아니라, 건강한 어린이들에게도 예술치료는 각종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다. 예술치료를 통해 스스로 표현하며 건강하고 정상적인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라며 “예술치료는 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 정신적으로 일그러진 마음을 정화하고 힐링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라고 말한다.





그림을 통해 삶의 경험이 그려져

2009년 이른바 ‘조두순 사건’으로 전 국민의 마음이 아팠다. 피해자인 어린 나영이의 그림 치료과정을 통해 공개된 나영이의 그림은 오랜 동안 국민의 마음에 각인되어 있다. 철장에 갇힌 범인 조두순의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모습이었다. 범인의 머리에 혹이 나고 눈물을 흘리며 서있는 그림이었다. 감옥의 한쪽에는 쥐가 드나들고 바닥에는 벌레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김혜숙 소장은 “범인을 처벌하고 싶은 나영이의 욕구가 반영된 그림이다. 나영이가 묘사한 벌레와 쥐는 어려운 환경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라며 “다행인 것은 나영이가 그림을 통해 의사를 표현했다는 사실이 조금씩 상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조두순 사건’은 지난해 12월 11일 안산에서 조두순(60)이 등교 중이던 나영이를 인근 교회 화장실로 끌고 가 목 졸라 기절시킨 뒤 성폭행해 성기와 항문 등의 기능을 상실케 한 사건이다. 김 소장이 제시한 그림을 통한 내담자의 마음을 보는 일과 치료과정은 충분히 흥미를 끌만 했다. 흔히 일반적으로 상담을 할 때 하는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는 자기방어가 가능하지만, 그림치료는 방어하려는 의도까지도 찾아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림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이의 치유뿐만 아니라, 요즈음은 노인들의 힐링에도 그림치료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한 할머니가 그린 ‘물고기의 가족’이란 그림은 시사해주는 바가 컸다.
‘한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지. 우리 손녀가 크는 것만 봐도 든든하지.’
할머니는 자신의 소감을 기록하면서 손자의 물고기를 가장 크게 그렸다. 그리고 그 아래 며느리, 손녀였다. 맞은편에는 손녀 옆에 영감이 있었고 자신은 작은 모습으로 커다란 물고기 손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소장은 “복지관 집단 미술 프로그램에서 그린 ‘물고기 가족화’다. 가족에게 희생만 하고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한 마음이 드러나 있다. 자식을 바라보며 살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고생을 인정받지 못한 마음이 안쓰러웠다. 그 분에게 ‘어르신 정말 많이 힘드셨겠어요.’라고 한마디만 건네도 그 분은 충분히 위안이 되고 힐링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청주대 평생교육원에 처음으로 ‘미술치료’에 관한 강좌를 개설했다. 그때 76명이 등록을 했다. 미술을 통해 치료의 방법을 배우고자했던 사람들의 열망을 그때 알 수 있었다.”
충북미술치료연구소는 1998년 8월 설립했다. 지난 3월에는 미술치료 초급과정을, 4월에는 미술치료 고급과정 그리고 서울 홍익대에서는 미술치료 고급과정(4월10일~6월19일까지)을 개설했다. 현재 미술치료 중급과정은 지난 6월17일 개설하여 10월7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7시부터 오후10시까지 강의한다.
보통 초급과정은 정신적 심리적 문제들을 갖고 있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조형 활동을 통해 문제를 이해하고 상담하는 전반적인 지식을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여 미술심리상담사로서 자격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급과정에서는 미술심리상담을 통한 유아·아동·청소년 및 노인의 심리치료와 상담의 이론과 실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어 직접 경험하여 현장에서 활용하도록 한다. 미술치료사가 되는 과정은 다양하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다.
현재 예술치료사 양성 교육 전문기관인 (사)한국예술치료학회에서는 예술치료사는 2급 과정과 1급 과정 그리고 예술치료 수련감독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김혜숙 소장은 “예술치료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엄격하고 까다롭게 자격과정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예술치료사는 먼저 인성이 좋아야 한다. 기술과 지식이 아무리 높아도 사람이 되지 못하면 이 일을 할 수 없다.”라고 강조한다.

충북미술치료연구소 043-236-7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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