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가야금, 봄을 깨우다-갤러리 앤 뮤직 ‘아트홀人’ 송정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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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바람에 가야금 선율을 실어 황폐한 이 시대의 바다를 건너고 싶다. 동요와 함께 동심도 잃어가는 디지털 세상 한 가운데에 굳이 동심(童心)이라는 이름으로 가야금 선율에 실어 노닐고 싶다. 나는 가야금과 어린아이와 늘 함께 해 왔다. 누구보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안다. 그 어린아이의 마음을 12현, 25현 가야금 선율에 얹어 본다. 가락에 실린 동심은 고향마을의 흙 내음이며, 비갠 날 신작로의 흰나비다. 그 소리가 어릴 적 고무줄놀이 함께 하던 친구를 불러오게 할 것이다. 분주한 현대를 살면서 잊고 살았던 사람의 냄새를 불러올 것이다.”
‘갤러리 앤 뮤직‘아트홀人’의 송정언 대표는 청주대 예술대학 한국음악과와 단국대 일반대학원 국악학과를 졸업했다. 전국 전통공연예술경연대회 명인부 종합최우수상, 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 지도자 표창장 등을 수상했다. 한편 가야금 연주자로 정설주 백석대 교수로부터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를, 백인영 예봉문화원 원장으로 부터 유대봉류 가야금 산조 및 민요 시나위가락을, 서원숙 단국대 교수로부터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사사받았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지던 날, 향교 입구에 있는 공연장 ‘갤러리 앤 뮤직‘아트홀人’에서 그녀를 만났다.





Q. 우리 음악 콘텐츠를 현대에 맞게 어떻게 조화롭게 탄생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문화예술은 자기 혼자 정체된 상태에 있는 게 아니라 시대를 반영해야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관객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국악(가야금)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A. 송정언 대표 : “국악은 접하기도 어렵고, 들어도 알아듣기 쉽지 않다. 관객과 불통하는 참으로 난감한 음악이다. 소통하지 않는 연주자와 관객의 침묵…그 침묵을 깨고 싶었다. 국악, 쉽고 편하게 관객에게 다가갈 순 없을까? 연주자도 관객도 함께 신이 나는, 이심전심 축제의 장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 살풍경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들에게 따뜻이 말 건네면서, 그들의 상처 난 마음을 보듬어줄 수는 없을까, 국악이. 이러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가야금 앙상블의 장르로 25현 가야금과 12현가야금으로 새로운 장르와의 만남도 그 일환이다. 서양악기와의 접목을 통하여 퓨전음악, 찾아가는 공연 및 거리공연에서 귀에 익숙한 곡으로 연주자들과 관객의 소통을 꿈꾸고 있다.”

Q. 갤러리 앤 뮤직 ‘아트홀人’은 어떤 곳인가?
A. 송정언 대표 : “갤러리 앤 뮤직 ‘아트홀人’은 골목길 꾸러미를 하나하나 풀어서 골목길의 놀이를 단순히 동네의 울타리 안에 묶여 있는 것으로 대상화하지 않고, 재미있고 낭만적이며 열정을 지닌 놀이로 골목길을 나와 대로 건너편 너머 보이는 세상과의 소통을 막힘없이 보고 듣는 놀이공간의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 사람 인(人)자의 뜻처럼 남녀노소 계층의 구별 없이 폭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 같이 어울려 소통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서 모든 갈증을 해소하고 발산시키는 생산적 공간이다. 골목길은 우리의 생활이 담겨진 그런 장소이며 이곳에서 펼쳐졌던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추억하고 싶은, 아파트 주거문화에서 골목을 잃어버린 우리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우리 세대의 이야기들이다. ‘아트홀人’은 향교와 도지사관사, 80년대 건물을 가진 예능원과 더불어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풀어내고 싶다. 또한 이 공간을 통하여 더 많은 예술인들과의 교류로 미술, 서예, 작가의 다양한 선생님들과 소통을 통해 많은 교류를 하고 싶다.”





화창한 봄날, 우리가 누리게 될 호사로운 축복

Q. 송정언 대표가 꿈꾸는 가야금 세상은?
A. 송정언 대표 : “우리 시대의 변방에 있는 동요와 가야금 선율의 만남, 가야금과 다양한 현대악기와의 만남이 불편한 불협화음이 아닌, 사람의 마음 뒤흔드는 신선한 하모니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 잠깐의 기화요초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오랜 여운이 남는, 심금을 휘젓고 울리는 가야금 소리이고 싶다.”

Q. ‘꾼’들이 가끔 듣는 나쁜 말 가운데 하나가 ‘오뉴월 불던 가락 동지 섣달까지 분다’라는 말이라고 들었다. 산조는 항상 새롭게 연주해야 나중에 ‘~류’가 탄생한다. ‘송정언 류’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은가.
A. 송정언 대표 : “나는 가야금 산조라는 큰 봉우리로 향하는 멀고 먼 도정에서 가야금 인생에 기러기발(雁足) 위에 손가락으로 유유히 빚어낼 시간의 향연 속에 있다. 아무렴 어떠랴, 우리 지역의 보석 같은 가야금 연주자의 여행길에 잠시 길동무가 되어 함께 다리쉼을 하고 서로 어깨를 내주면서 삶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화창한 봄날, 우리가 누리게 될 호사로운 축복이지 않겠는가.”





Q. 향후, 계획은?
A. 송정언 대표 : “우리 음악은 서양의 다른 어떤 음악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창의성이 강조된다. 똑같은 노래라고 하더라도 그날의 분위기, 연주자의 마음에 따라 곡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심지어 연주를 하는 동안에 곡의 느낌을 변화무쌍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국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다. 잃었던 우리소리를 찾고 그 소리를 새롭게 맞는 작업을 하고 싶다. 지역에서만이 아닌 더 넓은 곳으로의 진출과 다양하고 폭넓은 연주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는 공연도 많이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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