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진학보다 진로가 범위도 높고 더 중요다. 앞서야 된다.’이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사회자가 한 말이다. 곱씹어보니 성토와도 같은 말이었다. 아마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대목임에는 틀림없다. 좋은 학교를 가야 좋은 곳에 취직할 수 있다는 진리 같은 것에 대한 얽매임 일지도 모른다. 강의를 듣는 내내 머릿속에는 긍정과 부정 사이를 오가는 시소 놀이를 하고 있었다.
드디어, 강의가 시작되고 충북지역 진료교육과 관련되어 권위 있는 민찬영 강사의 말을 들으면서 진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학부모를 위한 ‘2016 진로 아카데미’는 ‘진로가 먼저다’라는 주제로 충북교육과학연구원에서 주관하고 충청북도 교육청에서 주최했다. 1천여 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몰려 아이들의 진로문제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앞서, 상당고등학교 교사와 학생의 플릇 연주가 끝난 후 인사말에서 김병우 교육감은 “요즘 교육과학연구원에서도 진로 파트를 아주 중시해서 이제 앞으로 진로교육원도 독립기관으로 이렇게 해 가려고 하는데 그런 모색이 지금 열심히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에 호응이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충북교육의 진로 마인드가 이제 열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학보다 진로지도가 중요, 진로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
이번 2016 진로아카데미 강의는 충북교육청 ‘찾아가는 학부모특강’ 전문 강사, 진로교육센터 ‘새움’대표인 민창영 강사가 맡았다.
강의에 시작되기 전, 민 강사는 “우리 동네에서 아이들을 같이 키워가는 ‘동네의 어른으로서 멋진 어른이 되는 게 제 꿈’입니다. 언제든지 부모님들이 찾아와 듣고, 고민하고, 말하는 유명하지 않은 동네 어른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2016 진로아카데미는 ‘진로가 먼저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에, ‘진로지도의 중요성’, ‘진로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미래핵심역량,기업의 인재상), ‘진학보다 진로가 먼저’라는 심층적인 강의를가 진행됐다.
민창영 강사는“ ‘미래에 어떤 일을 할까? 라는 진로(進路)는 ‘인간은 자아 이미지와 일치하는 직업을 선택한다는 Super의 이론으로 나에 대한 ‘삶’과 ‘이미지’가 인지되어 ‘나’에 대해 알아야 하고 나의 이미지를 쌓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에 의해 나의 진로계획을 짜는 것이며 진로야말로 평생을 거친 일이고 삶입니다. 과거에는 지식습득 유무가 중요하여 얼마만큼 외우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학력고사 시대의 부모 세대는 수능시험 하나로 판단하였으나 현재에는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지식습득의 유무보다 지식, 정보의 활용능력이 중요요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이질적인 집단 내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능력과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능력과, 협동하고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자율적인 행동으로 큰 그림 안에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으로 생애계획과 개인적 프로젝트를 만들고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삶의 이유를 스스로 찾는 아이의 힘과 에너지가 ‘자기주도성’으로 발현됩니다. 사람들은 습관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생각을 바꾸기 위해 ‘사고’를 바꿔야 하고 사고를 바꾸려면 ‘감성’을 바꿔야 합니다. 아이의 내면과 감성을 이해하고 교감하고 지지해 줘야 아이의 생각이 바뀌고 좋은 결과를 내게 됩니다. 이것이 곧 내면의 힘이고 진로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고 진로의 시작입니다.”라고 말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학기 초 아이의 개인정보기록을 작성 시 아이의 장래희망을 적는 란에 어떻게 적는지에 대해 조언을 덧붙였다.
민창영 강사는 “의사, 변호사, 교사, 화가 등의 직업을 쓰는 것을 반대합니다. 너무 힘들고 먼 직업명은 아이들에게 포기와 좌절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는 좋은 직업의 기준은 학교 성적에 의해 좌우됩니다. 초등학교 장래 희망 란에 단답형의 직업명을 적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것을 쓰는 것을 지지해 주는 것이 부모들에게 필요합니다. 내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인 중학교시절 무섭다는 중2병의 핵심은 ‘나의 위대함을 아무도 몰라준다는 것’에 있습니다. 유일하게 알아주는 것은 ‘친구’입니다. 어떤 선택과 결정에 있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가치관인데 안타깝게도 선택권은 ‘어떤 학습을 하고 있나’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 하는지 아는 ‘메타인지’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올해는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는 첫 해입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꿈에 대한 강박으로 꿈의 버킷리스트를 짜며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며 성급하게 다그칩니다. 이 다그침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부모들은 이미 겪어본 세대이기 때문에 꿈이 주는 힘을 믿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다그치게 되고 그것을 아이가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꿈과 목표가 있는 아이들은 내적동기부여를 나름 강하게 하여 실패가 있을 때 털고 일어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 즉 부모의 로망인 ‘자기주도적성장’입니다. 아이들이 넘어졌을 때 실패했을 때의 반응을 보면 어떤 핑계를 대며 회피하고 도망치는 아이들에게 사기를 북돋아주고 어느 정도의 외적보상(칭찬), 결과가 아닌 과정의 칭찬해줘야 내적 동기가 강해집니다. 그러므로 ‘해보니 되네’ 라는 성취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민창영 강사는 요즘 한참 이슈인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을 통해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민창영 강사는“ ‘앞으로 사라질 직업들에 대한 공포, 혹은 조작이라는 냉소적인 시각들이 합쳐져 있습니다. 미래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직업에 대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현실과 미래에 필요한 일은 교감과 위로, 공감하는 것이고 이속에 해답이 있습니다. 어떤 직업이 되는 간에 사회적 가치를 인지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미래에 살아남는 직업명만을 외울 게 아니라 ‘내가치’와 ‘삶의 이유’를 고민하고 답을 내리는 것을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복한 삶을 사는데 내가 행복하고 지금 행복해야 미래의 내가 그 행복을 누리고 느낄 수 있습니다. 입시제도가 바뀌고 있는데 내 마음 내사고가 더디게 바뀌게 되면 아이와의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자녀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