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고 학생부에 외부 스펙을 기재할 수 없게 되면서 진로와 전공적합성에 대한 수험생들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R&E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R&E(Research and Education)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조사와 연구를 한 후 이에 대한 보고서나 논문을 쓰는 활동으로 개인 연구 결과물로 자기 주도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비교과 활동이 됐다.
경우에 따라,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대학 및 연구소 등 외부 연구 기관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수도권 주요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은 내신 등급이 비슷한 선의의 경쟁자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무기로, R&E를 주목하고 있다. R&E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시작으로 과학고와 외고 등으로 확산되었으며, 최근에는 청주 지역 내 일반고까지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몇몇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교내 소논문 대회'를 열거나 동아리 활동(과제연구)을 통해 소논문을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소논문은 과거 입학사정관제로 불렸던 학생부종합전형에 활용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성적(내신), 비교과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평가하는데 소논문은 비교과활동과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소위 ‘신의 한수’로 작용한다.
서울대는 수시전형에서 ‘자기 주도적 학업 태도’ ‘전공분야에 대한 관심’ ‘지적 호기심’ 등을 평가 요소로 제시했다. 연세대나 고려대 등도 비슷하다. 소논문은 이런 평가방식에 ‘안성맞춤’이다. 서울 주요 대학의 입학처장 출신인 한 교수는 “면접관들이 소논문 이력을 제시한 학생을 ‘우수한 아이’로 인식한다.”고 했다.
특히 소논문 활동에서 이뤄지는 선행학습은 공교육정상화법(선행학습금지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무분별한 ‘스펙 사냥’을 제한하는 정부 방침으로부터도 자유롭다. 교육부는 교내외 수상실적 등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소논문 활동은 예외다. 대학들도 대학별고사(논술·면접 등)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내용을 출제하면 입학정원 축소 등 벌칙을 주도록 돼 있지만 “소논문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소논문이 대세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학생부종합전형 확대가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2015학년도에 6만619명이었지만 2016학년도에는 6만9043명으로 8000명 이상 늘었다. 물론 전체 대입전형에서는 학교 내신 성적을 위주로 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보다 많지만 수도권 주요 대학일수록 학생부종합전형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여기에다 교육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학의 대입 선발권 강화’ 주문을 학생부종합전형 확대 지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반고에서도 R&E가 확산된 데에는 그것이 학생부종합전형의 변별요소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R&E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또는 지원학과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해서 자기주도적으로 연구하는 것인데, 이것이 특정한 분야의 잠재력을 갖고 노력하는 인재를 뽑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와 부합한다.
R&E는 수동적으로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주제를 스스로 정하고 연구하면서 답을 찾아나가는 자기 주도적 학습법이다. 특히 학생 스스로 목표를 설계하고 필요한 배경지식을 자기 주도적으로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관련분야의 전공지식을 쌓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문제해결력도 기를 수 있다. 또한 전공과 관련된 지적호기심을 갖고 꾸준히 학습한 학생이 단순히 수능이나 내신 공부만 한 학생들보다 입학사정관들에게 열정적인 전공적합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논문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주제에 대한 연구 활동'에 집착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거창한 주제를 잡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학의 경우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연구의 범위를 넘어서는 주제에 대해서는 연구 내용을 깊게 평가하기 전에 의심부터 할 수 있다. 입학사정관들은 “매년 수많은 학생의 소논문을 보지만, 학생 스스로 했다고 보기에는 의심이 가는 주제들이 많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고등학생 시각의 참신한 주제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를 가장 높이 평가한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좋은 소논문 활동이란 수준 높은 연구가 아니라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주제로 시작해 그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가는 것이다. 소논문의 기반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에 대한 연구, 조사라고 볼 때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사회'는 학교이다. 그래서 먼저 학교 내 생활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연구 주제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내용과 과정을 고려하지 않는 소논문 연구 활동은 부작용이 많다. 진로 및 지원학과와 관련되지 않은 무분별한 ‘스펙 쌓기’식 소논문은 입학사정관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주도적인 방법이 아니라 친구 따라, 동아리 따라, 교사 따라 진행된 연구 활동은 자소서, 면접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작성했다고 하는 연구보고서 내용에 대해 면접에서 답변을 명쾌하게 하지 못하면 서류 조작의 의심을 받게 돼 불합격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소논문 연구 활동은 학생들의 진로, 진학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수험생들은 학생부 6번 항목인 진로 희망 사항에 장래희망을 적도록 돼 있는데 소논문 연구 활동은 장래희망 및 지원 학과와 관련된 것이어야 유리하다.
예를 들어 장래희망이 신경외과 전문의이고 희망 학과가 의과대학이라면 연구 활동 역시 의학(생명과학, 화학)과 관련된 주제가 돼야 한다. 이러한 주제 설정은 장래희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무엇보다 1단계 합격 후 2단계 인성 및 전공면접을 할 때 입학사정관 및 학과 교수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고, 면접 예상 문제로 전략적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이 쓰고자 하는 주제와 관련된 교과 과목 교사의 지도를 받아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이렇게 진행했을 경우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담당 과목 교사가 지도하기 때문에 학생부 8번 항목인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을 자세하게 써 줄 수 있고, 나머지는 교내에서 실제로 진행된 활동이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자소서와 면접에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소논문 연구 활동은 혼자 하는 것보다 동아리, 소모임, 과제 수행 모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좋다.
혼자서 작성하는 것은 담당 과목 교사의 도움을 받기 힘들 수 있다. 교사들은 수업이외에도 다른 업무가 많기 때문에 학생 개인이 개별적으로 소논문 지도를 부탁한다면 감당하기 어렵다. 또한 친구들과 팀을 이루어 함께 작성하면 작성 과정에서의 의견 차이, 다툼, 의견 조율 등 대학에서 요구하는 인성 관련 요소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청어람학원의 김준기 원장은 세광고와 연세대를 거쳐 한국교원대학교 초빙, 논술 강사, 충북 국어교사협의회 통합논술 초빙강사, 신흥고등학교 ‘정독반’ 국어논술 강사, 세광고등학교 ‘한빛반’ 국어논술 강사, 세광중학교 ‘리더스클럽’ 논술 강사 등 타이틀이 무려 6개나 된다. 청어람학원은 청주지역 단과전문 학원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대학과 자사고, 특목고, 학사반 등에 최다 합격생(서울대 76명 합격)을 배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