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 문을 열면 한 봉지쯤은 있을 냉동만두!
밥솥을 열어보니 밥도 없어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려고 열었던 냉동실 문 안에는 아쉽게도 냉동만두가 없었다. 그렇다면 냉동만두 대신 방금 쪄낸 손 만두로 좀 더 정성이 담긴 한 끼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왕만두 맛 집을 찾아갔다. 평소 현대백화점을 갈 때면 그 근처에 있는 ‘홍가’에서 사람들이 줄서서 만두를 사는 모습을 보았던 터라 직접 맛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가게 앞에는 만두를 만드시는 아주머니의 모습과 만두 찜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가는 것이 보이게끔 오픈을 해 두어서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그 연기와 냄새가 들어오라고 손짓 하는 것만 같다.
메뉴는 고기 왕만두, 김치 왕만두, 왕 찐빵, 사골 만둣국, 비빔냉면, 물냉면, 쟁반냉면 등이 있었다. 출출할 땐 역시 고기 왕만두가 최고다.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다. 만두만 먹으면 섭섭하니 쟁반냉면을 함께 주문했다.
우선 냉면전문점에 가면 볼 수 있는 육수가 주전자에 담겨 나온다. 사골 만둣국과 물냉면을 직접 만드는 곳이라서 뽀얗고 따뜻한 고기육수의 맛은 진하고 감칠맛이 돌았다.
고기 왕만두가 1개에 1천원으로 가격이 너무 착해서 하나만 먹어도 배부른 고기 왕만두를 5개나 주문해버렸다. 하지만 나무 찜기에 먹음직스럽게 연기를 내며 나온 만두의 모습을 보는 순간 선택에 후회는 없었다.
왕만두는 만두피가 두꺼워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만두 맛을 느끼기에는 정말 딱 좋은 것 같다. 속이 꽉 찬 만두의 모습을 보니 그 속이 너무 궁금해 배를 갈라보고 싶었다. 반으로 가른 만두의 속에는 당면, 야채, 고기가 꽉 차 있어서 정말 좋았다.
쟁반 냉면은 야채와 냉면, 회가 한 접시에 담겨져 나오면 직접 비벼서 먹는 냉면이다. 너무 맵지도 달지도 않은 적당한 매콤, 달콤의 맛은 여성 손님들이 많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쪽에는 벽을 보고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이 있어서 혼자 왔을 때 먹기 좋고, 마주보고 있는 탁자도 준비되어 있으니 인원에 맞추어 골라 앉을 수 있다.
이 가게의 또 다른 메뉴인 왕 찐빵은, 보통 찐빵하면 흰색찐빵을 떠 올리는데 ‘홍가’의 찐빵은 흑미 찐빵 이라고 한다. 흑미찐빵은 “향긋하면서도 안에 팥앙금이 가득 채워져 있어요. 팥도 제가 직접 만드니까 또 방문하실 때에는 꼭 흑미 찐빵을 드셔보세요.”라며 주인장이 말한다.‘홍가’의 만두 속이 궁금하다면 참지 말고 직접 그 속을 경험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기 왕만두 1개 1천원, 김치 왕만두 1개 1천원, 작은 만두 6개 5천원
왕찐빵 1개 1천원, 쟁반냉면 8천원, 물냉면 7천원, 사골만둣국 7천원
-홍가/232-5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