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서 ‘우리 아이’ 위해 영어동요로 수업 진행
아이와 영어동요를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이 있다.
2012년 청주기적의도서관에서 영어동요를 부르고 배우면서 만나기 시작한 ‘Ffun 되기’ 회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도서관 및 지역아동센터에서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매주 만남을 통해 영어동요를 이용한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전업주부였던 9명의 주부들이 아이와 영어동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엄마’에서 ‘어엿한 선생님’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우린 노래하면서 영어 공부해요’
지난 6월 3일 오전 10시. 청주영어체험센터 ‘학부모 팝송교실’에서는 팝송을 배우려는 주부들로 북적인다. 평소 알고는 있었지만 가사 뜻이나 시대적인 배경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 또 영어노래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가르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 이들 중에 오영숙, 우봉남, 홍현정, 우혜수, 조영재, 윤혜경, 주영란, 윤혜림, 박영아 씨가 있다.
이들은 ‘Ffun 되기’ 회원들로 이들은 이날 영어체험센터에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팝송을 배웠다. 또한 앞으로 영어동요를 이용한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나눴다. ‘이런 방법으로 강의 했더니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교재가 더 효율적이었다’는 등 이들은 매주 한 번씩 만남을 갖고 정보를 공유한다. 교재와 교구, 율동을 개발하고 모의수업도 진행하면서 미흡한 점은 없는지 서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현재 이들이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영어동요만 해도 수 백여 편에 이른다.
물론 Ffun 되기 회원들은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교수방법을 공부한 사람들이 아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큰 돈을 받는 것도 아니다. 정말 영어동요가 재밌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아 모임을 갖고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려는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함께여서 더 재미난 영어동요
Ffun 되기의 홍현정 회장은 “4년 째 만남을 유지하다 보니 이제는 서로 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 수 있는 사이가 됐고 영어동요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서로가 너무 큰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영어동요라는 공통주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때로는 실패하면서 어느새 친한 언니동생 사이가 된 셈이다. 오영숙 씨는 “모임이 있어 든든하다”며 “혼자 강의를 계획하고 활동하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데 같은 일을 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모임을 하니까 힘든 일이 있어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Ffun 되기 회원들은 청주기적의도서관이 ‘찾아가는 도서관 서비스’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과 함께 만들고 준비한 교재와 율동, 교구, 게임을 이용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쉽고 재밌게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영어동요 수업에 도움이 될까싶어 최근에는 우쿠렐레도 함께 배우고 있다.
발음상 ‘뻔데기’로 종종 오해를 받는다는 Ffun 되기는 사실 청주기적의도서관 영어동요 부르기 강좌명이었다.
2012년 수강생으로 기적의도서관을 찾은 회원들은 당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영어동요를 배우려는 생각이었단다. 오영숙 씨는 “처음에는 내 아이에게 영어동요를 보다 재밌게 들려주고 영어를 친숙하게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지금은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영어동요를 들려주고 있다”며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영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재밌어 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현정 회장 또한 “내 아이만을 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봉사도 하면서 내 자신의 일부로 느껴지고 새록새록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생후 18개월 된 막내를 데리고 처음 기적의도서관을 찾았다는 우봉남 씨는 “지금 막내가 여섯 살”이라며 “모임에도 자주 데리고 나가고 내가 수업준비를 위해 영어동요를 많이 틀어놓았더니 아이도 이제는 자신도 모르게 영어동요를 흥얼거린다”고 활짝 웃었다.
전업주부였다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영어동요 강의 때문에 공부도 하고 봉사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는 Ffun 되기 회원들. 아이와 영어동요를 좋아하는 Ffun 되기 회원들의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