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호도밥집-밥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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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끼니때마다 온 식구들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것이다. 밥이란 쌀을 삶은 것인데 그 의미 내용은 심오하다. 밥에 비할진대, 유물론이나 유심론은 코흘리개의 장난만도 못한 짓거리다. 다 큰 사내들은 이걸 혼돈해서는 안 된다. 밥은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윤기 흐르는 낟알들이 입 속에서 개별적으로 씹히면서도 전체로서의 조화를 이룬다. 이게 목구멍을 넘어갈 때 느껴지는 그 비릿하고도 매끄러운 촉감, 이것이 바로 삶인 것이다. 이것이 인륜의 기초이며 사유의 토대인 것이다. -김훈,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中

늘 밥을 먹으면서 나도 세상의 인정 같은 김이 술술 나는 따뜻한 밥 한 그릇 되었으면 했으나 온전히 따뜻한 한 그릇 밥이 되려면 눈물같이 흑 흑 솥전을 적시며 한번은 크게 울어 밥물이 넘쳐야 한다는 가슴 끓는 사실을 알고서는
아 아 나는 언제 저렇게 울어보았느냐 밥 한 술 뜰 때마다 생쌀이 씹힙니다.
마음의 불이 아직도 약해 뜸도 들지 않은 쉰다섯의 밥솥 -성선경, 밥물中



이렇듯 우리에게 유물론이나 유심론도 코흘리개 장난으로 격하시켜버리며 인륜의 기초이며 사유의 토대인 밥의 소중함을 현대인들은 밥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며 먹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요즘은 그래도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중요시 하고 제철 먹거리를 메뉴로 사용하며 우리 몸과 조화를 이루는 먹거리 등 먹는 것과 삶의 조화를 이루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래서 밥의 중요성을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재료로 매일 매일의 메뉴를 달리하여 밥상을 차려 준다는 밥집이 있어서 방문해보았다.



산남동 법원 근처에 위치한 이 밥집은 6천원의 가격에 매일 달라지는 10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이 날은 메인 반찬으로 닭도리탕이 나오고 전, 나물, 샐러드, 김치 등의 9가지 반찬이 곁들여 진다. 친절하고 예쁜 젊은 여사장 둘이서 이 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반찬에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고 매일 새벽 시장에서 장을 봐 온 재료로 반찬을 만들어 신선하다. 생선 조림 또는 생선구이가 추가되는 바다밥상은 8천원이며 생선의 크기와 양이 푸짐하다. 고추장 파 불고기가 추가되는 육지밥상은 8천원이며 불맛 나는 불고기의 맛과 파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자랑한다.



식사 후에는 셀프 바에 마련 된 얼음 동동 띄워진 수제 식혜를 take-out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주인장의 세심한 마음은 역시 밥집을 하는 따듯한 주인장의 마음답다.



때로는 밥벌이의 힘겨움이며 때로는 어머니의 사랑인 밥을 오늘 점심은 산남동 호도밥상에서 밥의 의미를 곱씹으며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 호도밥집 / ☏0507-1404-2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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