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연탄불에 구워 먹는 맛은 맛의 깊이와 향이 또 다르다.
우리 지역 청주에서는 50년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연탄불에 구워 먹는 남들 갈비가 유명하다. 꾸밈없는 외관부터 지금은 보기 힘든 시멘트로 만들어진 옛날식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빈티지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내부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다.
남들갈비의 돼지갈비는 구워 먹기 편하게 얇은 고기로 재워져 나온다. 얇은 돼지갈비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스테인레스 그릇에 수북이 담겨 나온다.
연탄갈비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고기를 절대 뒤집지 말고 살짝만 “들었다~ 놓았다~” 한다. 순식간에 탈 수 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어느 정도 구워지면 가장자리로 옮겨준다. 갈비의 뼈가 붙어있는 부위는 처음부터 가장자리에 두고 은근한 불에 익혀두었다가 맨 마지막에 먹는 것이 고수들의 비법이다.
연탄불에 구운 고기는 기름기가 별로 없는 부위인데도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불 위에서 고기 익어 가는 소리와 뿌연 연기만으로도 이미 배가 불러지는 음식이 돼지갈비구이다. 돼지갈비구이는 가격이 비싼 쇠갈비에 비해 싸고 육질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생강즙과 후춧가루를 듬뿍 넣어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없앤 돼지갈비구이를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내면 매캐한 연기가 자욱하지만 연탄불의 독특한 향과 깊은 맛이 베어있는 고기의 맛은 그러한 불편함을 잊게 해준다.
돼지갈비를 파는 식당은 쉽게 볼 수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서울의 마포 돼지갈비 거리다. 1950년대 이전까지 마포 포구에는 배가 드나들었고 한강을 따라 내려온 목재나 곡물들은 마포를 거쳐 도심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당연히 주변에는 제재소와 곡물 창고가 많았는데 인부들은 저녁만 되면 나무 톱밥 먼지로 컬컬해진 목을 풀어 줄 안줏거리를 찾았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돼지고기에 막걸리를 곁들여 팔던 대폿집이다. 커다란 드럼통에 연탄불을 피워 넣고 그 위에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쇠판 하나 걸친 것이 전부였지만 등받이 없는 작은 의자에 앉아서도 지글지글 익어가는 돼지갈비 맛에 불편함을 몰랐던 시절이다.
함께 나오는 된장국은 담백하고 맑은 된장국의 맛으로 기름진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국이다. 돼지갈비는 순수 국내산으로 1인분 12000원이다.
남들갈비/285-5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