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이름으로는 센스 만점이다. 성화동에 위치한 ‘돼지저금통’
예전에는 팬시제품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문방구에서 볼 수 있는 저금통의 형태는 선택의 기회도 없이 빨간색 플라스틱 돼지저금통 뿐이었다. 갈수록 동전의 역할이 줄어드는 요즘 세상에 ‘저금통’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할 테지만 예전에는 저금통이 푼돈을 모아 요긴할 때 쓸 수 있는 금고였다.
저금통의 형태가 왜 돼지저금통이 되었을까? 돼지저금통의 유래는 두 가지다.
하나는 중세 유럽인들이 ‘pigg’라는 오렌지 빛 점토로 돈을 담는 그릇을 만든 것이 ‘piggy bank’, 즉 돼지저금통이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 캔자스 주의 한 소년이 한센병 환자들을 돕기 위해 돼지를 키운 훈훈한 사연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어떤 배경에서 탄생하였든 꽤 여러 나라에 돼지 모양의 저금통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돼지를 특별한 동물로 생각한다. 다산을 상징하는 복스러운 돼지 모양으로 부(富)를 염원한 것이다. 그러니 동전 한푼, 두푼 모아 재산을 모으는 저금통에 돼지 이미지가 사용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돼지저금통이 동전으로 가득 차서 배가 불룩해진 날은 돼지저금통의 배를 가르게 된다. 배를 가르는 날은 그 동안 먹고 싶던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날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는 돼지저금통의 배를 가르던 날은 짜장면이나 삼겹살을 주로 먹었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빨간색 돼지저금통을 떠올리며 왕성한 식욕으로 그 시절은 무엇을 먹어도 맛있었던 고기의 맛을 떠올리며 성화동 돼지저금통의 목살을 주문하였다.
이곳은 항상 신선한 고기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 상차림에 간과 천엽이 서비스로 나오는 날이 많다. 신선한 목살과 함께 나오는 돼지 껍데기는 서비스 메뉴이다.
숯불에 구워먹는 목살의 맛은 고기의 신선함 때문에 아무런 양념 없이도 그 자체로 고소하고 맛있다. 기본 상차림에 나온 미역냉국은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며 함께 먹기에 산뜻하고 시원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돼지뒷고기는 이곳의 특색 있는 메뉴 중 하나인데 돼지뒷고기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뒷고기를 찾아서 이곳을 방문하기도 한다.
뒷고기는 도축 후 남은 부위를 버리지 않고 모은 ‘덜미살’ ‘콧살’ ‘눈살’ ‘볼살’등 생소하지만 삼겹살과는 색다른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부위의 고기이다.
생목살 1인분 12000원, 생통갈매기 1인분 11000원, 숯닭 1인분 10000원, 소막창 1인분 13000원, 돼지막창 1인분 10000원, 돼지뒷고기 한접시 20000원이다.
돼지 저금통/235-9492